교육정책2013.07.09 07:00


 

내년 고교 입학생부터는 한국사 수업이 강화된다. 교육부는 7일 고교생의 한국사 이수단위를 현행 5단위(1단위는 한 학기 주당 1시간 수업)에서 6단위로 늘리고, 한 학기에 관련 내용을 한꺼번에 배우는 집중이수제 과목에서 한국사를 제외하도록 하는 방안을 결정했다고 한다.

 

현행 주당 5시간 수업을 6학기 동안 나눠서 하도록 하고 있는데 1시간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 한 학기에 한국사를 몰아서 가르치는 집중이수제는 두 학기 이상으로 나눠 가르치도록 하는 한국사는 집중이수제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방안을 확정 발표한 방침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에서>

 

한국사는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할지 아니면 통과 여부만 가리는 과목으로 도입할지에 대해서는 대입제도와 교육과정의 큰 틀에서 포괄적으로 검토해 8월 중에 일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사 수업시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무조건 수업시수만 들린다고 역사의식이나 우리문화에 대한 긍지나 자부심이 놓아질까? 똑같은 공부를 하고서도 효율적으로 한시간 하는 공부와 열시간 공부를 해도 집중도가 떨어진다면 한시간 열심히 한 공부보다 나을 게 없다.

 

시간만 늘린다고 역사인식 수준이 높아지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역사의식 수준을 보면 참담하고 한심하다. (사)한국사회조사연구소(소장 김순흥)가 전국 초중고교 467개교 27,650명(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0년 5.18 광주민중항쟁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전국 초중고생은 물론 광주전남 지역의 초중고생들의 90%까지 ‘모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5.18 뿐만 아니라 3.1 독립운동, 4.19 민주항쟁, 5.16 쿠데타, 6월민주항쟁 등에 대해서도 '일어난 해'조차 모른다는 학생이 4.19 운동은 각각 16.4%, 64.6%, 5.16쿠데타 15.0%, 73.2%, 6월항쟁 22.6%, 71.3%로 응답했다.

 

                                            <이미지 출처 : 아이엠 피터 블로그에서>

몇 달 전 SBS가 10~30대 일반인 8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면서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알고 있냐"는 질문에 한 청소년이 "야스쿠니 신사? '신사·숙녀' 할 때 신사 아니에요?"라 답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또 다른 학생은 "야스쿠니 신사가 '위인'아니냐"며 "야쿠르트 먹고 싶어진다"는 어이없는 대답을 하기도 했다.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쩌다 우리청소년들의 역사인식수준이 이 지경이 됐을까? 똑같은 공부를 해도 목적에 따라 인지도에 차이가 난다. 시험이 목적인 역사공부는 시험을 치르고 나면 끝이다. 뿐만 아니라 사관을 가르치고 자아관, 향토사랑 그리고 역사의식을 길러주는 역사공부를 시켰다면 이렇게 비참한 수준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무조건 많은 역사적 지식을 암기시킨다고 역사의식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에서>

 

한국사 시간을 늘린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현재와 같이 ‘지식의 암기량=공부잘 하는 학생’이라는 등식으로는 달라질 게 없다. 아니 오히려 역사공부에 대해 더 진절머리를 낼 지도 모른다. 역사공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식위주, 사건 중심, 위주 암기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야 한다. 형식은 국정이 아닌 검인정교과서지만 수학능력고사가 있는 한 달라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내년부터는 뉴라이트가 만든 현대사 교과서(지학사)를 선택해 배우는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위원장 이배용)의 위원 20명 중 9명이 사퇴하고 만든 교과서... `민주주의'라는 용어 대신 `자유민주주의'를 배우는 청소년들... 노동자로 살아 갈 청소년들에게 양반의 가치관을 주입하는 영웅사관이나 왕조사관으로 역사를 배우면 이들의 삶의 질은 높아질 수 있을까?

 

'KBS 도전 골든 벨'처럼 역사 지식만 많이 암기한 사람이 똑똑한 학생이 되는 그런 역사공부는 이제 그쳐야 한다. 역사를 통해 나를 알고 선조와 향토에 대한 감사와 애착, 우리 문화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없다면 그런 역사교육은 삶을 더욱 황폐화시킬 뿐이다. 교육부가 진정으로 국사교육을 강화하고 싶다면 시험을 위한 한국사 공부가 아닌 역사를 통해 나를 찾아가는 바른 역사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야할 것이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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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험의 굴에에서 벗어나기 힘들겠지만
    보다 다양한 역사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이 있어야겠네요..

    2013.07.09 07: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시간과 함께 담을 내용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와 어떻게 봐야 하는가도 '바르게'가르쳐야 합니다

    2013.07.09 08:16 [ ADDR : EDIT/ DEL : REPLY ]
  3. 신사 숙녀에서는 그런갑다 했는데 야쿠르트 먹고 싶어진다니..
    일년 내내 야쿠르트만 먹이고 싶어집니다. ㅠㅠ
    가장 기본적인 건데 이런건 학교에서 안 가르치나요.

    2013.07.09 09: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맞습니다. 지금과 같은 교육환경 하에서 역사 수업은 수학 공식 암기 하는 거나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시험볼 때야 기억나지만 하루만 지나도 잊혀지거든요.
    일본우익교과서만큼이나 우려스러운 게 바로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입니다. 양식있는 학교라면 채택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2013.07.09 1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올바른 역사 교육이 절실한 지금입니다. 역사에 관한 좋은 글 투고에 감사합니다.

    2013.07.09 11:32 [ ADDR : EDIT/ DEL : REPLY ]
  6. 맞아요. 시간만 늘린다고 역사의식이 살아나는 건 아니죠.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합니다.

    2013.07.09 12: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그래도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말씀대로 올바른 역사교육 여건이 앞으로 만들어져야 하겠죠.

    2013.07.09 15: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중요성이라도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쩝~

    2013.07.09 16: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다른 문제로 여쭙겠습니다
    학교내에서 발생하는 선생을 성추행하는 교장,금품수수 이런것에 경징계가 허다합니다
    이 경징계의 주체는 시 도 교육청인가요?
    이런 경징게만 되풀이 되는 이유가 교총 눈치보기 인가요?
    만약에 전교조분이 이런 일이 발생 됐다고 하면 난리가 낫을듯한데요...
    이해가 안됩니다 어린 학생들이 잇는 교육환경의 성추행에 경징계란 그 자체가 말입니다

    2013.07.09 17: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이해 없이 외우기만 하는 건 그다지 도움이 안되더라구요.
    저도 학교 다닐땐 시험점수 높이기 위해 무조건 외웠던 것 같아요. 뭔지도 모르고 말이죠...

    2013.07.09 17:05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아 신사 숙녀 대답에 쩝 하게 됩니다. 자극적으로 그런 대답만 내 보냈으려니 하게 돕니다. 사실 역사는 외우는게 아니라 재미있게 즐갈수 있는데 아쉽습니다

    2013.07.09 19: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이제는 눈 뜨고있는데도 코 베어갈 정도로 공고한 세력을 구축되었다고 봐야겠지요?
    먹고살기 바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비판의식을 기대하기도 어렵겠고.... 후우~

    2013.07.09 21:02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