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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자료

영어수업시수 늘려 사교육비 잡는다(?)

by 참교육 2008.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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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초등학교에도 3,4학년은 일주일에 1일, 5,6학년은 3일이나 7교시 수업을 할 것 같습니다. 새교육과정이 마련된 지 불과 1년 밖에 안됐는데 영어교육강화를 위해 3, 4학년에 1주일 1시간씩, 5, 6학년에 2시간씩 하던 영어수업을 초등 3학년부터 3시간씩 영어수업을 늘린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과거 영어권 식민지 국가가 아니었거나, 국가 규모가 너무 적어 자국어로는 도저히 경제적 채산성을 맞추기 힘든 소국가가 아니라면 초등학교부터 영어 교육에 몰두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입니다. 일본은 초등 교과에서 영어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나 프랑스의 경우도 초등에서 주1시간 혹은 1.5시간을 배우고 있을 뿐입니다.

            <지난 10일 교육과정 평가원에서 있었던 초등학교 영어과 교육과정 개정안  공청회 >

‘초등학교에서 영어수업시수를 늘리면 영어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

이게 교육부가 초등학생들에게 영어수업시수를 늘리겠다는 이유입니다. 사실이 그럴까요?

울산의 한 연구학교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학부모들은 「‘영어 수업시수 확대로 ‘사교육비 비용이 늘었다’는 응답이 63%, ‘사교육비 비용이 줄었다’는 응답은 불과 18%가 나와 전체적으로 영어 교육 시수를 늘리면 사교육비가 늘어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범연구 단계에서 이렇게 나타났는데, 만약 초등 3학년부터 2-3시간씩 영어수업을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한다면 초등 영어 사교육비 열풍이 얼마나 거세게 불 것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 정부 들어서면서부터 불기 시작한 영어몰입광풍은 이제 동네 태권도 학원, 미술학원까지 영어로 가르친다는 전단지를 뿌려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전체국민들이 영어회화를 못해서 국가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영어를 못해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면 한국보다 영어를 더 못하는 일본의 국가경쟁력이 한국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국내외 교실 학습 연구' 보고서에서도 밝혔듯이 현재 초등 교육의 문제점은 수업량이 지나치게 많고 학생들의 학습이 수동적이라는 것입니다. 교과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영어수업시수 확대가 아니라 학생들의 ‘개별화수업’이 가능토록 학급당 학생수,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15명 이하로 줄이는 등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일입니다.

지난 25일 서울 흥사단 강당에서는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가 주체한 ‘초등영어수업시수 확대 문제와 영어격차 해소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나온 결론은 “정부의 초등영어교육 정책은 집중되는 교육시간이나 나이의 효과를 고려해보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현재의 교실여건, 교사준비, 영어 환경을 고려한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도 매우 제한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또 영어수업시수 확대로 학부모들이 영어가 더욱 중요하다고 느껴 영어학원에 경쟁적으로 매달리고 단기유학과 어학연수를 보내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사교육비 증가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교육과정을 조정하거나 바꿀 때는 이해 당사자인 학부모는 물론 교육주체들 간에 충분한 협의와 사전 계획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교육과학부는 영어교육강화팀이 마련한 초등영어수업시수 확대 추진계획에 따라 초등영어 도입 11년에 대한 제대로 된 성과분석도 없이 일부 정치권의 요구에만 충실하여 초등영어를 늘리는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학교 자율화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학교·학생간 무한 경쟁을 부추겨 인성교육이 사라진 학교!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학교가 아니라 영어만 잘하면 출세하고 대접받는 학교에는 교육은 없고 학생들은 점수 따는 기계로 만들고 있습니다. 원정출산에, 기저귀를 찬 아이를 영어 학원에 보내고, 영어발음을 잘하려고 혓바닥 수술도 모자라 이제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영어광풍으로 내몰겠다는 교육과학부는 정말 제정신인지 묻고 싶습니다.

2011년부터 시행되는 주 5일제 수업에 대비한 주당수업시수의 감소조차 고려하지 않고 시작하겠다는 초등학교 영어수업시수 확대정책은 중단해야 합니다.

마산 MBC 11월 30(FM:98.9Mhz, Am:990Khz-08:10~09:00) 열려라 라디오! 오프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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