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없이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든 학교가 자율형사립고등학교다. 이런 자율형 사립고를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겠다고 해 말썽이 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0월 26일 자율형사립고 교원의 명예퇴직 수당을 국가가 지원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안과 입학정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군인 자녀로 모집할 수 있는 군인 자녀 학교(한민고) 설립을 위해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의 특례를 정하기 위한 별도의 대통령령을 제정한다는 입법예고 했다.

 

학교 간 경쟁을 통해 더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추진된 자율형 사립고란 ‘재정이 건실하고 건학이념이 뚜렷한 사학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에 대하여 국고 지원을 하지 않는 대신 등록금을 3배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 학교다.’ 이런 목적을 위해 운영하는 자사고를 군인자녀들을 위해 350억 원의 국고와 국방부 출연 200억 원의 세금을 지원해 만들겠다는 것은 건강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폭거다.

 

이명박정부가 출범하면서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고교 다양화 정책을 추진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 중 자립형 사립고교와 유사한 자율형 사립고 100개를 설립하겠다는 게 이명박정부의 공약이었다.

 

이러한 목적으로 설립, 운영하고 있는 자사고가 이번 신입생 모집에서 신입생 미달률이 전국적으로 30%에 이르는 부끄러운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의 현주소다. MB표 교육정책인 자사고를 유지하기 위해서 '입학자율화 전형'이라는 대책을 내세워 신입생을 유인하고 있지만 이미 학부모들에게 자사고의 폐해가 널리 알려져 더 이상 신입생을 유치하기 힘들다고 한다.

 

 

일류대학이 고교교육의 목표가 된 현실을 두고서는 그 어떤 아무리 화려한 ‘학생들의 고교선택권 확대’니 ‘교과과정의 자율성으로 고교 교육의 다양성’이니 하는 유인책으로도 실패가 예정되었던 정책이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교육권과 관련해서도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평등권’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에 비추어 보면 부모의 특정 직업을 제한하여 학생을 모집하는 학교를 만든다는 것은 초헌법적인 위헌천만한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잖아도 임기를 불과 117일 앞두고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허가절차 등에 관한 규칙'을 고시하여 영리병원을 허용하기로 해 국민의 건강권을 시장판에 내놓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국가가 군인들의 자녀를 위해 사립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과 균등한 교육을 누릴 권리조차 무시하고 부모의 특정 직업을 제한하여 학생을 모집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군인 자녀들을 위해 국고로 사립학교를 만들겠다는 입법 예고된 자율형사립고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원천 무효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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