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사관련자료/교사

위기의 학교, 교사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가?

by 참교육 2012. 8. 19.
반응형

 

 

 

 

나는 무명교사를 예찬하는 노래를 부르노라.

위대한 장군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나,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무명의 병사이다.

유명한 교육자는 새로운 교육학의 체계를 세우나, 젊은이를 건져서 이끄는 자는 무명의 교사로다.

 

그는 청빈 속에 살고 고난 속에 안주하도다.

그를 위하여 부는 나팔 없고, 그를 태우고자 기다리는 황금마차는 없으며, 금빛 찬란한 훈장이 그 가슴을 장식하지 않는 도다.....

'''''''''''''''(중략)

 

공화국을 두루 살피되 무명의 교사보다 예찬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민주사회의 귀족적 반열에 오를 자 그밖에 누구일 것인고 『자신의 임금이요, 인류의 머슴인저!』

 

헨리 반 다이크의 ‘무명교사예찬론’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2세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의 노고는 칭송은 받아 마땅하고 그들이 역경 속에 일궈낸 업적은 인정해야 하고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오늘의 학교는 교육하는 곳이 아니라 지식을 전달하는 장이요, 개인을 출세시켜주는 곳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를 두고 교육위기니 학교가 무너졌다고들 한다. 무너진 학교! 이 땅의 40만 가까운 교사들은 실의와 좌절 허탈감에 빠져 힘들어 하고 있다.

 

교사, 그들은 무너진 교육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내가 태봉고등학교라는 대안학교 TF팀장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공립대안학교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타성에 젖어있는 공립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교육관료들은 대안학교라면 ‘문제아 수용소’를 생각했다. 결국 대안학교의 정체성을 놓고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그 중에 ‘교사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대안 마인드가 없는 교사가 대안교육을 할 수 있느냐는 문제 때문이었다.

 

교육의 성패는 교사들의 손에 달렸다. 물론 정책적인 문제를 덮어뒀을 때 하는 말이다. 지금 태봉고등학교도 그렇지만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학교 또한 마찬가지다. 대안학교든 혁신학교든 성패의 열쇠는 교사들이 쥐고 있다는 말이다. 반다이크는 ‘유명한 교육자는 새로운 교육학의 체계를 세우나, 젊은이를 건져서 이끄는 자는 무명의 교사’라고 했지만 교사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제자사랑이 없이는 어떤 교육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전교조 교사는 훌륭한 교사다...?

 

그럴까? 한 때 그런 일이 있었다. 유신헌법을 한국적민주주의라고 가르치라고 강요하던 시절.... 윤리라는 교과목은 동족에 적개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학교의 운동장은 연병장으로 바꿔 체육은 사라지고 여고생들에게 제식훈련을 시키는 훈련장이 됐던 시절... 가르치라는 것만 앵무새처럼 제자들에게 가르치던 유신정권시절, 제자들에게 차마 거짓말을 할 수 없다며 영혼 없는 교사이기를 거부했던 교사들이 떨쳐 일어났다. 전교조의 탄생 경위다.

 

며칠 전 ‘교육과정도 모르는 교사가 어떻게 교육을...?’이라는 기사를 썼다가 혼줄(?)이 난 일이 있다. 교사들을 뭘로 아느냐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사실 제목이 그렇지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모를 리 있겠는가? 어떤 네티즌의 댓글처럼 교육과정을 달달 외워야 임용고시에 합격하는데....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알고 있는 것과 알면서 실천을 못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교육과정이 소용없는 교실... 그런데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하는 교사가 있는 교실은 바뀔 수 있을까? 무너진 교실, 그 교실에 살고 있는 선생님들의 반응은 어떨까? 부지런히 점수를 따 승진을 해 교장, 교감이 되겠다고 점수를 모으는 사람이 있는 가면 ‘될 대로 되라 나섰다가 다치면 나만 손해’라는 무사안일의 보신주의자도 있다. 그런가 하면 혼신의 노력을 다해 해직까지 감수해가며 온몸으로 교육개혁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엊그제 18년 전 바쁜 썼던 교단일기를 블로그에 공개했지만 지금의 교실은 어떨까? 18년 전의 실업계 학교의 모습이 오늘날은 인문계 학교까지 아니 중학교와 초등학교에까지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현실에 안주하며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고 있는 사람은 진정한 교사일까? 전교조같은 노동조합에 가입해 학교를 바꾸고 싶어도 불이익을 당하기 싫고 욕을 듣기 싫어서 몸 사리면 사는 게 교육자로서의 바른 길일까?

 

아니면 어렵게 고시(?)까지 합격해 얻은 자린데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면서 사는게 현명한 길이라고 이해 타산하는 것이 현명한 삶일까? 지금도 말없이 교육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분들도 많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헌신적인 사랑으로 온몸으로 아이들을 지키려는 교사들이 있어 아직도 학교가 건재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제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시험문제풀이를 교육이라고 착각하는 교사들.... 그들이 깨어나지 않는 한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