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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폭염보다 위험한 언론의 “노후원전 안전 불감증”

by 참교육 201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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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8월 6일, ‘전력대란 위기’를 내세워 중대한 사고를 일으킨 ‘고리 1호기’를 재가동했다. 33도 이상 폭염이 열흘 째 계속되고 있어 전력수급 때문에 재가동 한다지만 수명이 끝난 원전을 꼭 재가동해야 했을까? 고리원전 1호기는 전체 전력 생산량 60만kW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참담한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수명이 다한 원전을 재가동한다는 것은 정부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고리원전 1호기가 수명연장을 한 지 4년이 지났다. 수명연장 당시 파괴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비상디젤발전기 오작동의 원인을 찾지 못해, 같은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까지 있다는 진단을 받은 원전이다.

 

수명이 다한 고리원전 1호기는 어떤 상태인가? 지난 2008년 수명이 다하기 전에도 국내원전 전체 사고의 20%를 차지했던 게 고리원전 1호기다. 2007년 수명연장 당시에도 원자로압력용기가 열에 약해 깨지기 쉽다는 지적을 받았는가 하면, 지난 3월 정전사태 발생 시 비상디젤발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원자로가 녹아내릴 뻔한 위험천만한 사태를 겪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올 11월이면 수명이 끝날 월성 1호기부터 매년 1기씩 설계 수명이 끝나는 21개 원전(공사 중인 7기, 계획 확정된 4기는 별도)이 가동 중에 있다.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지만 만약 일본 후쿠시마와 같이 고리원전의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국의 얼스터대 교수는 후쿠시마사태 여파로 앞으로 100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며, 한화 331조 5378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후쿠시마 원전반경 30km에 거주하는 인구는 14만명이지만 고리원전 30km 안에는 341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요한 지적을 보면, 지진 발생시 7미터 이상의 지진해일에 원전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점과 노후화된 문제로 인해 지진에도 취약하다는 것이다. 고리원전은 지진발생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대이기도 하지만 건설 당시 가압경수로 방식을 채택해 평균 170Km에 이르는 배관과 1700Km의 전기선, 3만개에 이르는 밸브선이 연결되어 있어 문제가 생기면 확인조차 하기 어렵다.

 

고리원전 1호기 사고로 방사능이 누출되면 장기적인 인명피해가 최대 90만여 명, 피난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최대 628조 원에 이른다는 모의실험 결과가 나왔다. 고리원전은 인근에 인구가 밀집한 부산과 울산이 위치해 있어 방사능 유출사고가 발생하면 급성사망 4만7580명에 이르고 장기적 암사망으로 인한 피해가 최대 85만명으로 예측됐다.

 

 

고리원전 1호기를 재가동한 정부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지만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 또한 문제다. 방송 3사는 말할 것도 없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사실보도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고작 전력 1%를 높이기 위해 국내 원전사고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고장1호기로 불리는 고리원전 1호기의 재가동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어서일까?

 

약자의 힘을 자칭하고 있는 경남도민일보조차 지난 7일, ‘고리 원전 1호기 5개월 만에 논란 속 재가동’이라는 사실보도기사와 8일 ‘언제까지 안전하다고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사설을 포함한 몇 개 기사가 전부다. 고리원전1호기가 인접해 있는 지역 언론으로서 한반도에 참혹한 재앙을 불러 올 수도 있는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객관적인 진실을 제대로 보도하는 게 언론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  이기사는 경남도민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입니다.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88116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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