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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못 배웠으니 대출이자 더 내라!’, 황당한 신한은행

by 참교육 2012.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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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갔더니 “당신은 학력이 낮아서 대출이 안되겠습니다”라고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신한은행이 상식을 뛰어넘는 학력에 따른 이자를 차등 적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개인이 신용대출 금리 산정을 할 때 대출 신청자의 학력 수준에 따라 이자를 차등 적용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신용평가 점수를 매기면서 고졸 이하는 13점, 석·박사는 54점을 주어 학력이 낮은 고객에게는 대출을 거절하거나 더 많은 이자를 물려 왔다.

 

이자란 ‘남에게 돈을 빌려 쓴 대가로 치르는 일정한 비율의 돈’이다. 은행들은 보통 고객의 신용등급을 매길 때 소득이 얼만지, 빚은 없는지, 또 연체한 적은 없는지 여부에 따라 이자를 차등 적용해 왔다. 그런데 신한은행은 지난 2008년부터 개인 대출 신청자들의 신용도를 평가하면서 학력에 따라 이자를 차등 적용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나 말썽이다.

 

 

은행이 대출이자에 금리를 차등적용 하는 이유는 대출 자금의 회수에 대한 위험부담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논리대로라면 학력이 높은 사람은 신용도 높고, 학력이 낮은 사람은 신용도 낮다는 말이다. 학력과 신용은 정말 정비례할까? 우리사회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은 못했지만 사업에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도 많다. 무학자라도 신용이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학력자라도 신용이 나쁜 사람도 있다. 어떻게 학력을 신용의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가?

 

대출이자 차등화가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저학력자가 살아남기는 살얼음판이다. 저학력자는 임금은 말할 것도 없고 취업과 교육, 복지, 실질적 부(富) 등 모든 면에서 대졸(大卒)에 비해 홀대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저학력자는 중산층에 편입되지 못하고 사회적 편견과 자괴감 속에서 서러운 삶을 살고 있다. 70~80년대 산업화 초기에는 한때 공고나 상고가 우대 받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고학력사회와 IMF를 겪으면서 저학력자는 대졸자와 임금 격차는 물론 승진에서까지 차별을 받으며 살고 있다.

 

부자들이 반드시 고학력자라는 근거는 어디 있는가? 현대의 창업자인 정주영은 대졸자인가? 고학력사회에 진입하면서 대졸자가 사업에 실패해 저소득층이 됐는가 하면 성공한 고졸학력자도 얼마든지 있다. 병원에 환자가 고학력자에게 수혈을 해 주고 저학력자라면 수혈을 거부할 수 있는가? 신한은행은 무슨 근거로 고학력자는 고소득자라고 단정 하는가?

 

 

사회양극화와 교육양극화의 악순환의 원인이 학력간 임금 차별에 있다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학력 차이에 따른 임금수준 격차는 2011년을 기준으로 고졸자가 월 142만9000원의 급여를 받은 것과 달리 전문대 졸업자는 176만3000원, 4년제 대졸자는 208만1000원을 받은 것이다. 학력 수준에 따른 소득 격차가 커지면 그 폐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소득 격차가 더 많은 사교육을 부르면서 교육 격차로 대물림되고 이는 다시 부와 소득의 양극화를 가져온다.

 

대출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누군가? 돈을 빌리려는 사람, 특히 서민들이 대출을 하려는 이유는 생계 목적 때문이다. 은행이 존재하는 이유가 뭔가? 서민들의 편의를 위해 존재해야할 은행이 학력을 부와 신분으로 연결시키려는 것은 악덕 대부업자도 하지 않는 일이다.

 

감사원의 지적으로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돈을 빌려주지 않는 행태는 빠른 시일 안에 시정하겠다고 한다. 뒤늦게라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시정하겠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지만 ‘관행’이라는 이유로 대출서류를 직원이 임의로 조작한 혐의까지 받고 있는 은행들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지도감독이 있어야 할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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