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을 왜 교실에서 해줘야합니까? 청년실업 해결하고 적정 수준의 급여와 노동시간을 보장하는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해야지 왜 우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건지(ID 싱*러*)’

 

‘우리 아이는 시간제 샘이 담임이고 옆 반 아이는 전일제 교사가 담임이면 성질나겠어요. 아이들 가지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선생님한테 상담 차 전화나 방문하려해도 퇴근하고 없다면? 웃긴 상황이네요.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나야할 텐데 방법을 모르니 그냥 당하겠어요(ID 형***맘)’

 

‘학교가 알바 천국 되겠군요(ID:dk***d)’

 

‘저도 제 아이가 시간제 알바식 교사에게 배우는 건 싫네요. 4시간만 하는 일이니 당연히 보수가 작겠죠. 그러니 겸직도 가능할 테고…교사들은 겸직 금지라고 하던데 같은 학교에서 일하면서 겸직 금지 원칙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 자체가 갈등을 불러올 테고 학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그 피해를 우리 아이가 고스란히 받는다는 것이 가장 문제군요(ID 모**야)’

 

교육부가 시간선택제 교사제를 시행하겠다는 보도 후 인터넷을 떠도는 댓글이다.

 

                                           <이미지 출처 : YTN>

 

이 세상 어떤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더 좋은 것을 먹이고 더 좋은 환경에서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 공부시키고 싶지 않을까? 내일의 주인공을 길러야 할 국가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정부는 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아이들의 급식비를 줄이고 월급을 적게 주는 선생님을 채용해 교육을 하는 시간선택제 교사를 채용해 내년부터 학교에 배치하겠다고 한다.

 

법률 사전에도 없는 시간제 교사란 어떤 교사일까? 시간선택제 교사란 박근혜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입하겠다는 신종 교사(?)다. 하루 4시간, 수업만 하고 사라지는 교사. 일주일에 20시간만 근무하는 대신 월급은 정규교사의 반쪽인 131만3480원.... 이런 교사를 내년부터 600명을 뽑아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다. 2015년에는 800명, 2016년 1천명, 2017년 1천200명 등 점진적으로 늘려 앞으로 4년간 모두 3천6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공립에 이 정도라면 경비를 줄이려는 사립학교는 어떻게 될까? 정규교사가 이나라 기간제 교사나 시간 선택제 교사로 채워진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도 공문처리며 잡무처리로 가르치는 일은 뒷전인 게 학교의 현실이다. 이런 학교에 기간제 교사도 모자라 시간선택제 교사들로 채워지면 학생지도나 잡무처리는 누가 떠맡아야 될까?

 

                               <이미지 출처 : 한국교원단체총연합>

 

 

‘서울 소재 0고등학교는 올 들어 지난 4월 말일까지 4개월 동안 4,810건의 공문을 처리했다. 근무일이 83일이니까 하루에 57건을 처리한 셈이다. 이대로라면 A학교는 올 한 해 1만 4,000건이 넘는 공문을 처리해야 한다.’

 

어느 일간신문이 보도한 기사다.

 

공문폭탄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서울은 교사 수가 많으니까 업무분담도 줄어들겠지만 시골 작은 학교의 경우 몇 안 되는 교사들이 일년내내 공문 속에 묻혀 산다. 어디 공문뿐인가? 사흘이 멀다 하고 일어나는 학교폭력문제며 학생들의 생활지도며 진로상담 문제로 교재연구나 가르치는 일은 뒷전이 된다.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급당 인원수는 OECD 국가 중 최고로 많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교사가 전문가로서 학생 개개인의 학업 성장과 잠재력, 인성 등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교사 1인당 학생 수, 학급당 학생 수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국가 평균 수준이나 우리 경제 수준에 맞게 평균 이상으로 할 경우, 적채된 교원 임용 문제도 해결되고, 교육의 질은 향상된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시간 선택제 교사를 선발하겠다는 것은 교육을 경제논리로 접근하겠다는 의도다. 수요자중심의 신자유주의 논리는 ‘이익이 되는 게 선’이다. 이윤이 되는 것이면 교육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수돗물도 민영화하고 병원도 영리병원으로, 국가 기간산업인 철도까지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지지 출처 : 경향신문>

 

며칠전 발표한 ‘2012 PISA(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 평가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은 지적인 영역에서는 최상위를 차지했지만 정작 더 중요한 자신감, 자아효능감 등 가치인식이나 행복지수에는 세계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일류대학이 공부의 목적이 된 교육이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박근혜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고용률 확대를 원한다면, 20만 명에 달하는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무직화 문제만 해결해도 절반의 과제는 해결할 수 있다. 보수적인 교총까지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시간 선택제 교사로 어떻게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하겠다는 것인가?

 

교원 임용 형태를 변경하려면 교육 전문가를 비롯한 교육 주체들과 충분한 논의부터 해야 한다. 사회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법률적 근거도 없이 정부의 시행령만으로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을 난도질해서 되겠는가? 천박한 경제논리로 추진하는 시간 선택제 교사는 당장 폐기해야 한다.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책 구매하러가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실업계 학교에서 국사와 세계사를 맡아 가르쳤던 일이 있다. 그 때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을 요즈음 길에서 만나 인사라도 받으면 미안하고 부끄럽다. 1980년도였으니까 당시 고등학교 교사들의 주당 수업은 33시간이나 35시간까지 맡았던 것 같다. 제대로 수업이 됐을 리 없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사회과 선생님 하면 사회과목을 전공해 자격증을 받은 교사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예를 들면 경제학을 전공해도 일반사회 교사 자격증을 받고 법학을 전공해도 일반사회 교사 자격증을 받는다. 지금은 재교육을 받아 '공통사회'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가르치는 과목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사회과라 하면 사회, 윤리, 국사, 정치, 경제, 지리, 세계사, 세계지리, 사회문화... 등 총 11과목을 말한다. 말이 사회과이지 지리를 전공한 선생님이 정치를 가르치든지 윤리를 전공한 선생님이 경제를 가르치라면 자기 전공과는 거리가 멀다. 필자의 경우도 경제학을 전공하고 사회과 교사 자격증을 받았으니 학교 형편상 역사나 세계사를 맡기는 했지만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고등학교 때 배운 실력이 있겠지만 그 정도로 고등학교 수업, 특히 입시과목이라도 가르치라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인문계의 경우 문제풀이까지 해야 할 경우 더더욱 그렇다.

 ‘출근해서 교재연구나 하면 될 거 아닌가?‘라고 쉽게 말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교사는 지식만 전달하는 게 아니다. 역사를 가르친다면 사건이 일어난 이유나 전개과정이나 그 사건이 미친 영향을 정리해 암기시키는 것으로 올바른 역사교육을 했다고 할 수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사관이나 역사의식을 갖도록 가르쳐 주는 게 지식을 암기시키는 일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런데 사회과 교사니까, 사회과목을 가르치라는데 ’난 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지 못한다. 또 교사가 모자라는 현실에서 내가 전공한 과목만 가르치겠다고 고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경우도 있다. 만약 인문계 학교에서 어떤 사회선생님이 일주일에 18시간을 맡는다고 치자. 어떤 학교는 윤리 선생님이 어떤 학교는 역사선생님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인사이동이나 교원수급 때문에 역사는 몇 시간이기 때문에 몇 분의 선생님이, 사회문화는 몇시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몇 분의 선생님이 있는 게 아니다. 학년 초 사회과 선생님들이 모여 자신이 일년간 담당할 교과목과 시간 조정을 한다. 같은 사회과 선생님이라도 어떤 선생님은 주당 15시간을 맡는가 하면, 어떤 선생님은 20시간을 맡는 경우도 생긴다. 정치 한과목만 18시간을 맡는 경우만 있는 게 아니라 정치는 17시간을 맡고 윤리를 한 시간 맡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한 반 수업을 위해 교재연구를 따로 해야 하는 경우는 정말 힘들고 어렵다.

 학교 현실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일주일에 44시간을 근무하는 데 18시간이나 20시간만 수업을 하면 그냥 반은 노는 게 아니냐고....’ 실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사들의 근무 시간을 한 번 들여다보자. 교사들이 아침에 출근을 하면 학생출결부터 확인해야  한다, 결석을 한 학생이 없는지, 또 등교는 했지만 몸이 아파 수업을 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는지... 학생부에라도 소속된 선생님은 아침 출근하기 바쁘게 교문을 지키고 서서 두발이나 복장규정을 위반한 학생이 없는지, 또 지각을 하는 학생이나 무단 외출하는 학생이 없는지 지도해야 한다.

 월요일은 아침부터 전체회의에 참가하야 하고(교사들의 회의는 전체회의 외에도 학년모임, 교과모임, 직원연수, 교원단체 모임, 운영위원의 경우 운영위원회 참석...등) 수업시간이 마치면 쉬는 시간은 공문을 처리하는 시간이다. 업무분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선생님의 경우 하루 한 건 이상의 공문을 처리할 때도 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공문을 처리하기도 하지만 공문을 발송하기 위해 찍히는 도장만 해도 건당 4~5개나 된다. 협조부서에 협조 책임자의 도장을 받아야 하고, 부장, 행정실장, 교감, 교장까지 도장이 찍혀 행정실로 넘겨야 완결처리 되는데 내 공문 도장을 찍어주기 위해 기다리고 앉아 있는 부장이나 교장 교감은 없다. 쉬는 시간마다 4, 5층에서 1, 2층으로 뛰어다니다 시간에 쫓겨 정작 자신의 수업시간에 뒤늦게 들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공문처리 뿐만 아니다. 혹시 전학을 가거나 전입하는 학생이 있을 경우 서류처리를 해야 하고 수업시간에 태도가 불량하다며 교과담당교사로부터 지도를 요청 받거나 학생부에 불려 다니는 학생을 챙기랴, 윗분들의 호출이며 수업준비며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정규수업시간이 끝나면 보충수업준비며 야간자율학습지도며 혹 학부모들 면담까지 겹치는 날은 만신창이 된다. 일년에 1학기 1, 2차 학력평가, 2학기 1, 2차평가를 위한 출제를 해야 하고 평가결과가 나오면 성적분포와 분석, 그리고 학생 개개인의 성적을 분석해 상담을 하기도 한다. 왜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일보다 승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가를 알만하지 않은가?

 교감이나 교장이 놀고 있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일단 교감이나 교장으로 승진만 하면 사회적 예우는 둘째 치고 수업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특혜(?)며 이렇게 시간에 쫓기며 공문처리며 학생생활지도며 정신없이 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양질의 수업이 그 첫번째 임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원의 법정정원이라도 확보해 주고 법정 수업시수라도 정해 수업시수를 줄여줘야 한다. 교재연구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쫓기면서 생활한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법정 수업시수를 말하면 밥그릇 챙기기라며 욕하는 언론이 있지만 정말 교육현장을 몰라도 한 참 모르는 소리다. 이런 현실을 두고 교원평가를 하겠다고 칼을 빼들면 양질의 교육이 가능하기나 할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