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세상읽기2019.02.18 06:00


"예전에 나는 나의 눈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눈도 완전히 믿을 것이

되지 못하는구나.

그리고 나는 나의 머리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머리도 역시

완전히 믿을 것이 되지 못하는구나.

너희는 보고 들은 것이 꼭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명심하거라."



옛날 공자가 제자들과 함게 진나라로 가던 도중에 양식이 떨어져 일주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적이 있었다. 안회가 가까스로 쌀을 구해 와 밥을 지었다. 공자는 밥이 다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부엌을 들여다보다가 밥솥의 뚜껑을 열고 밥을 한 움큼 먹고 있는 안회의 모습을 보고 공자는 깜짝 놀랐다. 안회는 제자 가운데 도덕수양이 가장 잘되어 공자가 아끼는 제자였다. 공자는 크게 실망하고 곧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이윽고 안회가 밥이 다 되었다고 하자 공자가 말했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라고 하더구나."밥을 몰래 먹은 안회를 뉘우치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 말을 들은 안회는 공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했다.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는 없습니다. 제가 뚜껑을 연 순간 천장에서 훍덩이가 떨어졌습니다. 스승님께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그 부분을 먹었습니다."

공자는 안회를 잠시나마 의심한 것이 부끄럽고 후회스러워 다른 제자들에게 한 말이다.


필자가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1971년, 6학년 담임을 맡아 졸업을 앞두고 경주에 수학여행을 인솔했을 때의 일이다. 유적지를 관람하기 위해 차에서 내린 학생 하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선생님! 물이 거꾸로 흘러요!”

마치 무슨 큰 발견이라도 한 것같이 놀라 외치는 바람에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소리 나는 쪽으로 우르르 몰려갔고 이를 본 아이들도 함께 탄성을 질렀다. “와∼진짜다. 진짜로 물이 거꾸로 흐른다!”며 신기해했다. 어려웠던 시절 여행이라고는 잘 다니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교실에서 교과서를 통해 배운 지식 그게 전부였다. 물이 ‘높은데서 낮을 곳으로 흐른다’는 원리를 배우지 못하고 동네 앞에 흐르는 개울물의 방향과 경주에서 본 개울물이 흘러가는 방향과 다른 것을 보고 신기해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물이 흐르는 현상을 보고 아는 것은 시각을 통해 인지한 감각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물이란 동쪽에서 서쪽으로도 흐를 수 있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를 수도 있다. 물이 방향이 아니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원리를 아는 것은 이성적으로 아는 인식이다. 안다는 것은 이렇게 감각적 혹은 관념적으로 아는 지식도 있지만 원리를 아는 이성정인 지식도 있다. 그밖에도 단순히 관념적인 지식이나 이성적인 지식의 단계를 뛰어넘어 철학적으로 아는 지식도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어느 단계인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모두 참인가? 내가 아는 지식은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가? 아니면 이성적으로 알고 있는가? 혹은 철학적으로 알고 있는가?’에 따라 다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농업사회를 너머 지식산업사회, 정보화사회, 인공지능시대를 거쳐 오는 동안 지식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석사학위 취득자 수는 8만2천837명,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1만4천674명이나 된다.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 25~64세 인구 중 대졸(大卒) 비율이 절반을 넘고, 2035년엔 70%까지 올라설 것이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은 참인가?>


본능적으로 아는 것, 현상을 인지한다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라 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감각기관을 통해 인지된 현상을 시비를 가리거나 유용성 여부를 가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동물은 인지된 현상을 본능적으로 대응하지만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판단하고 행동할 줄 안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현상을 통해 얻은 지식, 또는 학습을 통해 얻은 지식이 절대 진리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성실한 마음과 거짓 없는 신앙심으로 이상의 잘못과 이단을 포기하고 저주하며 싫어함을 이에 맹세하는 바입니다.… 앞으로 이 같은 의심을 받을 일들은 입으로나 책으로나 말하며 주장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이에 맹세합니다.…" 』1633년 이단재판소에서 갈릴레이의 선언이다.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종교재판소에 끌려가서 심문을 받고는 자신의 과학적 입장을 포기하고 풀려나왔다.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소의 문을 나서면서 중얼거렸다. “그래도 지구는 도는데...”


지적 고뇌 없이 오늘을 사는 사람들...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이론이나 학설을 외워 학위를 받고 강당에서 전달해 주면서 그것이 무슨 절대 진리라도 되는 것처럼 전달하는 프레임에 갇힌 지식인들... 유신시대 주입된 가치관으로 실정법을 어긴 죄인을 짝사랑하는 태극기 부대 노인들... 학벌의 프레임, 스펙의 프레임에 갇혀 이성을 잃은 지식인들이 만드는 세상은 살맛나는 세상인가? 나의 선입견으로 혹은 판단오류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있는지... 오늘을 사는 이단 재판관들은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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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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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는게 참인지,거짓인지도 모르는게 요즘입니다..
    특히 안다는 그 사실이 오래 가지 않아 더 비참합니다..ㅡ.ㅡ;;

    2019.02.18 07: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요즘엔 앎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이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이런 떄일수록 느림의 미학이 필요한데 정신없이 모두들 달려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2019.02.18 09: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지식이란 단지 아는 것 하나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마치도 우물안에 개구리처럼
    남들과는 동떨어진 세계속에 살면서 제 아무리 경험하고 배워본들
    그 선입견이야 어디가겠어요.

    2019.02.18 10: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흥미로운 글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9.02.18 15: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가짜 지식인들이 세상을 온통 혹세무민으로 만들어놓고 있네요.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2019.02.18 16: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아는 게 전부가 아닌데...말이죠...ㅠ.ㅠ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보름날 되세요^^

    2019.02.19 07: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정치/철학2017.06.21 06:30


교회가 발행하는 신문은 세상을 어떻게 비출까? 재벌이 발행 하는 신문은 세상을 어떻게 비춰줄까? 국민일보는 순복음교회가 만든 신문이다. 문화일보는 현대그룹이 창간한 신문이다. 기독교라는 안경으로 비춰주는 세상, 재벌의 눈으로 비추는 세상은 공정하고 객관적일까? 놀랍게도 국민일보는 구독하는 사람은 국민일보가 진실을 보도한다고 믿고, 문화인보를 구독하는 사람 문화일보가 진실을 보도한다고 믿고 있다.

<이미지출처 : 최미혜블로그에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그의 저서 '국가' 7권에서 동굴비유를 설명한다. 플라톤은 지하의 동굴에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여 있는 죄수의 눈에 비친 것은 부분이지만 죄수들은 그들이 본 현상을 사실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사슬에서 풀려난 죄수가 밖의 세계를 보면 자기가 지금까지 보고 알고 있던 것이 객관적인 진리가 아니라 세상의 극히 적은 일부임을 뒤늦게 깨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전환기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내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보이는 현상'을 진실이라고 믿어도 좋을까? 내가 알고 배운 지식은 다른 사람의 지식이나 눈에 비친 사실이다. 어떤 학자나 전문가가 밝혀낸 법칙이나 원리는 영구불변의 진리일까? 사람의 눈에 비친 현상은 시각으로 보인 상일뿐 객관적인 본질,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남의 눈으로 보여준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것, 배운 지식, 과학이나 법칙... 이런 것은 오류가 없는 진리일까? 

과학이 모든 가치 있는 질문의 대답을 알고 있는 것, 또는 설령 모르더라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이것보다 더 빠르게 과학을 망신시키는 일은 없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피터 메더워(P.Medawar)의 말이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과학만능주의, 기술만능주의에 빠져 있다. 알파고 시대를 살면서 학교는 지식만능주의에 빠져 원리나 법칙이 절대 진리라고 가르치는 원리 신봉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정보화사회에서 알파고시대로 가는 전환기를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내가 배워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진리'라고 믿는 인지적 오류, 유토피아 환자들이 많다. 생각해보자. 원시시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은 모두가 진리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진리라고 확신하고 있다. 앞으로 5010년 후의 사람들도 오늘날 우리고 알고 믿고 있는 지식, 알고 있는 원리, 법칙들을 진리로 인정할까?

박근혜 전대통령이 국정을 농단하고 실정법을 위반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의 지지자들은 지금도 그가 모함을 받아 억울하게 당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 사람들은 자기가 기존에 알고 있던 생각이나 정보를 절대적인 진리로 믿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의 오류에 빠져 있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믿지 않는다. 조선일보를 보는 사람들은 조선일보의 보도가 진리라고 믿는다. 종교단체가 만든 신문을 보는 사람들은 결정론적 세계관에 빠지게 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자본주의 시대, 자본에 점령당한 사람들은 어떤 가치관으로 세상을 살아갈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진리로 믿고, 국가가 만든 이데올로기에 갇혀 자본주의 혹은 사회주의가 이상적인 사회라고 믿고 있다. 자본이 만든 세상이 당연하고 그 사회의 문화에 동화되고 체화돼 자기 나름의 기준을 만들고 만족하고 행복해 살고 있다. 내가 배워서 알고 있는 지식과 가치관은 플라톤의 동굴 에 갇혀 앞만 보는 죄수와 다를게 무엇인가?

<이미지 출처 : BBS NEWS>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정리한 현대인의 인지편향을 보면 기준점편향을 비롯해 편승효과, 맹점 오류, 클러스트 착각, 보수주의 편향, 정보오류, 과도한 자신감, 고정관념...20가지의 인지편향을 가지고 있다고 정리했다. 학교에서 배운 것, 국가가 만든 이데올로기, 자본의 논리...에 갇혀 자신의 삶이 아닌 남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들은 남이 만들어 준 이념과 가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살고 있다.

모든 병은 병원에 가면 다 고칠 수 있다고 믿는다거나, 시장에서 매매하는 먹거리는 모두 안전하다고 믿고 구매한다거나.... 자신의 선택이 절대 선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선택은 결과에 대한 책임도 함께 지겠다는 암묵적인 동의를 포함한다. 우리는 이 완벽하지 못한 과도기를 살면서 인지적 오류에 빠져 피해자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본이 원하는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불의한 권력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데올로기의 노예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박근혜 맹신지지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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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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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함께 한 일인데도 본 것, 들은 것, 말한 것 등에 대해
    다 서로 다른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보면
    너나할 것 없이 다 인지적 오류에 빠져 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만들어내는지 새삼 진지하게 생각해 봅니다.

    2017.06.21 07: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조선,동아 ,중앙 다 재벌이고 재벌 그이상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믿고 싶어하는것만 믿고 보고 싶은것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적 오류가 일어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017.06.21 09: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져있는 모습이
    나자신의 모습이 되지 않도록~
    인지적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2017.06.21 10: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