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2012.06.10 06:30


 

 

“나는 빨강색이 좋다!”

“넌 빨갱이구나. 왜 빨강색을 좋아해? 넌 나쁜 놈이구나. 우리와 함께 살 수 없어...!”

“나는 검은 색이 좋아!”

“검은 색..? 파란색만 좋아해야지 왜 그런 더러운 색을 좋아하는 거야? 너 같은 놈은 상종할 수 없어, 다른 나라로 꺼져!”

 

누가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 얼마나 유치하게 들릴까? 지금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북논쟁 수준이 이 정도다. 

 

푸른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빨강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아파트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단독주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양복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한복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사회민주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자본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사회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계급사회에서는 계급에 따라 옷의 색깔, 집의 크기, 생각이나 가치관, 생활양식까지 규제를 받고 통제를 당하면서 살아야 했다. 그런데 계급사회도 아닌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유라는 가치를 존중하는 민주주의사회에서 나와 다르면 이단자 취급하는 논쟁은 참으로 유치하고 저질스럽기까지 하다.

 

 

종북주의 논쟁이 정치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종북주의란 말은 국어대백과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위키백과사전에 겨우 찾아 그 뜻을 보니 ‘종북주의(從北主義) 또는 종북(從北)은 대한민국에서 쓰이는 표현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집권 정당인 조선노동당과 그 지도자인 김일성, 김정일 등의 외교 방침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이라도 적혀있다.

 

대명천지 민주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매카시선풍이 일고 있을까? 대한민국 헌법에는 사상의 자유가 없다. 세상 어느 나라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국가보안법이라는 전근대적인 악법이 있어 북한의 좋은 점을 말하거나 북한에서 발행된 책을 읽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만 해도 ‘이적찬양고무죄’로 처벌 받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북한의 모든 것은 다 나쁠까? 부자 세습과 같은 문제는 사회주의 국가에도 없는 북한 특유의 체제로 비판받지만 북한의 제도나 문화 중에 분명히 좋은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모든 것은 악이라는 사고방식은 북한의 폐쇄적이고 획일적 사고와 다를 게 없다.

 

 

‘어께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놀아라, 어께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놀아라.’

‘비야 비야 오지마라 우리 누나 시집갈 때 가매꼭지 물들어 가면 비단치마 얼룩진다.’

‘방구 방구 나가신다. 대포방구 나가신다. 먹을 것은 없어도 냄새나 맡아라. 뿌웅’

..........................

 

아름다운 말. 우리생활의 일부이기도 했던 동요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노랫말은 70을 바라보는 나이인 지금 들어도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친근감이 드는 말이다. 들길을 내달으며 친구들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뛰놀던 추억은 나이 든 사람에게는 고향과 같은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

 

‘동무’라는 말...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북한에서 쓰기 시작하자 남한에서는 ‘동무’라는 말 대신 ‘친구’라는 말로 바뀌어 버렸다. 동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은 간첩으로 의심받거나 빨갱이들나 쓰는 말이 됐기 때문이다.

 

 

어디 동무라는 말만 그럴까? ‘노동자’는 ‘근로자’로 ‘인민’은 ‘국민’으로 바뀌었다.

분단 60여년... 대한민국은 영토와 언어만 분단된 게 아니다. 문화니 역사니 종교니 사상이니 가치관까지 쪼개지고 또 쪼개져 하나 되기는 날이 갈수록 멀어져 가고 있다. 믿음만 있다면 상처야 쉬이 치료될 수도 있으련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조짐을 찾아 보기 어렵다.

 

남북정부간에 믿음은커녕 상대방을 헐뜯고 잘되면 배가 아파 못 견디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북에서는 ‘자본주의’라면 미제국주의의 앞잡이... 상종 못할 인종들이 사는 곳, 남에서는 빨갱이’라면 마귀나 악마를 연상케 하는 그런 관계, 그런 원수지간이 되어 있다.

 

종북주의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태가 빌미를 준 ‘종북주의’ 논란이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탈북자 폄훼 발언으로 불을 붙이고 급기야는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까지 사상검증이니 자격심사를 해야 한다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기호의원은 “십자가 밟게 해 천주교 신자여부를 가린 것처럼 북한에 관한 질문으로 종북국회의원들을 가려낼 수 있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종북주의 논쟁으로 덕을 보는 사람은 누굴까? 역사적으로 빨갱이 타령은 해방 이후 정통성이 결여된 친일세력들이 상해입시정부를 부정하고 집권 시나리오로 시작된 이데올로기다. 이후 반민특위과정에서 혹은 여순사건이나 제주항쟁, 거창양민학살사건 그리고 보도연맹에 이르기까지 혹은 빨갱이를 만들고 혹은 빨갱이로 몰아 적대세력을 축출하고 매도하고 죽였다.

 

보도연맹 사건으로 학살당한 사람만 무려 30만명이 넘는다. 지배세력이 외세를 엎고 몸서리치는 살육전이 종북주의라는 이름으로 다시 부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목적이야 친일세력의 후예, 유신잔당의 후예, 쿠데타의 후예, 군사정권과 이들에게 은혜를 입은 세력, 이들을 키워 낸 수구언론, 그리고 반공교육으로 세뇌를 당한 사람들이 자기네 세상을 만들기 위한 꼼수겠지만... 

 

중북논쟁은 새누리당의 재집권 시나리오에 야당이 휘말려 논리도 이성도 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종북주의 논쟁 속에는 진정한 이념은 없다. 오직 대선 새누리당의 정구너 재창출을 위한 상대방의 정치생명을 매장시키기 위한 음모가 숨겨 있을 뿐이다.

 

겉으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면서 속으로는 분단의 유지가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유리하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어 추억이 담긴 동요도 말도, 역사도 사라져가고 있다. 종북주의, 빨갱이, 색깔논쟁, 메카시선풍이 거셀수록 정의도 민주주의도 찾아보기 어렵다. 서민들에게 지금 당장 시급한 일은 종북논쟁이 아니라 서민들의 복지요, 민주주의다. 사상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 어떻게 민주며 복지를 말할 수 있는가? 내 생각이 아니면 다 틀린 생각이라는 광기어린 종북주의, 색깔논쟁은 이제 그칠 때도 되지 않았을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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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바라기

    요즘 정치판에 날카로운 언어들이 오고 가더군요.
    얼핏보기엔 모두가 애국자 같더만요.
    글 잘 보고 갑니다. 휴일 즐거운 시간 되세요.^^

    2012.06.10 06:37 [ ADDR : EDIT/ DEL : REPLY ]
  2. 정확한 지적입니다. 종북을 통해 자기 기득권을 유지하지요. 그들은 애국세력도, 보수세력도 아닌 수구기득권 세력입니다

    2012.06.10 08:54 [ ADDR : EDIT/ DEL : REPLY ]
  3. 소위 민주주의 국가라면서
    빨갱이니 종북이니 등의 단어 자체가 비민주적이라는 걸
    저 사람들은 알고나 있는지, 무지한 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2012.06.10 08:56 [ ADDR : EDIT/ DEL : REPLY ]
  4.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데...
    알면서 그러는지...모르는 척 하는 건지...알수없는 사람들이지요

    2012.06.10 09: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시민패널이 요구한건 입후보자의 "입장" 이었지 "당신 다른가 아닌가" 이게 아니었지요.
    물론 국보법 핑계라는 것도 있었지만.
    단순히 견해를 물어본 것만으로도 저런 반응을 하는건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말할 수밖에요.
    상식적인 인과관계로만 봐도 그렇지 않나요? 참교육님?

    미국 대선 중 동성애자와 관련해 오바마가 "내 양심의자유" 라며 넘겨버리고 무조건 지지해 달라고 하는것과 진배없죠.

    최소한 북한 인권문제 정도라도 보편적 사고에서 발언했더라도 저 정도까진 안왔을겁니다.

    2012.06.10 09:52 [ ADDR : EDIT/ DEL : REPLY ]
  6. 지금이 마치 50-60년대 구시대 구태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이제 시대착오적인 구시대 구태를 벗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지요.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에 살았으면 합니다.

    2012.06.10 13: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현재 우리나라에 종북세력이 있는것은 사실 아닙니까
    종북세력은 북한에서 내려보낸 간첩보다 더 위험합니다
    간첩이야 들킬까봐 숨어서 활동하지만 종북세력은 대한민국 국민의 신분으로 합법적으로 반국가활동을 합니다 마치 월남이 망하기 전에 베트콩들이 활동한 것과 똑같습니다
    월남이 왜 망했습니까 지금같은 종북세력때문에 망한 것입니다
    미군 국군까지 월맹과 전쟁을 하는데도 사이공 한복판에서 민주주의 탈을 쓴 종북세력이었던 정치인 신부 스님 지식인 학생...들이 가열차게 반정부 데모를 했습니다
    지금 민주통합당이 색깔론이다 공안정국이다 주장하는데 그런 비호를 하기때문에 종북세력이 나날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고 봅니다
    월남처럼 한국이 망한다음에 정신을 차리겠습니까 그때는 정신을 차려도 이미 버스 떠난후입니다
    망하기 전에 정신차립시다

    2012.06.10 14:50 [ ADDR : EDIT/ DEL : REPLY ]
  8. ㅇㅇ

    저도 그런 생각하긴 했었지만 최근 임수경을 비롯 진보당의 의원들의 사상은 참 위험하더군요.
    역사적 사실을 묻는데도 대답을 거부하고 탈북자를 모욕하는 발언...
    그들이 존재하는 한 어쩔수없이 색깔론으로 아무리 공격받아도 어쩔 수는 없겠죠.

    2012.06.10 21:13 [ ADDR : EDIT/ DEL : REPLY ]
  9. 아이셋 엄마

    종북세력은 진보라는 탈을 쓰고 우리나라를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진보당의 어떤 여자 의원은 북한에서 애를 낳고 싶다고 했다고 들었습니다.
    북한의 복지가 잘되어있다고....
    그렇게 복지가 잘 되어 있는데 왜 탈북하고 죽이고 고문하고 그러지요? 복지가 잘되어있다면??
    전 우리 아이들이 공산주의 나라에 살길 원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문제가 있는거 압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공허하게 만듭니다, 제 생각 그대로 이야기 하지면 공산주의는 싸이코 패스를 만드는 주의라 생각 됩니다.
    제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이땅을 공산주의로 물들게 하지 마세요. 부탁드립니다.

    2012.06.11 00:24 [ ADDR : EDIT/ DEL : REPLY ]
  10. 하모니

    참교육님 주특기가 친일사상검증 이신데ㅋㅋ 종북 빨갱이 타령하시는게 정말 코메디입니다.

    2012.06.11 13:11 [ ADDR : EDIT/ DEL : REPLY ]
  11. 종북타도

    당신같은 사람 없어 질때까지 계속 타령이 될겁니다..

    2012.06.23 21:16 [ ADDR : EDIT/ DEL : REPLY ]
  12. 즐거운인생

    이렇게 해설하니 간단하네 그래도 통진당은 좀 아닌듯..

    2012.10.12 16:05 [ ADDR : EDIT/ DEL : REPLY ]
  13. 웃기시네

    왜 아직도 매카시즘이 통하고 기득권,친일파후손들이 득세하고 빨갱이 타령이 나오냐고요? 그렇게 민주주의,생각의 자유 외치는 분이 왜 시각을 한방향으로 몰아가시나요? 답을 알려줄까요? 간단합니다 아직도 종북주의자들이,간첩이,빨갱이들이 실제로 존재하니까 역으로 매카시즘도 통하는겁니다

    사상의 자유? 그것이 북한체제 추종하는거까지 막지 못해야합니까? 유럽문화선진국에서 사상의 자유 이치며 히틀러 만세~! 나치가 유대인 학살한적 없다~!!라고 해보세요 어떻게 되는지? 바로 수갑 체워져서 끌려갑니다

    사상의 자유라며 당신의 가족을 죽이고 싶은 사상을 난 가지고 있다~이런다면 당신은 가만히 있을겁니까?
    김정일 그놈 유리관을 부셔버리고 싶네요 당신같은 분을 보면

    2012.11.17 20:52 [ ADDR : EDIT/ DEL : REPLY ]

정치2011.05.19 05:00



‘박정희시대가 그리운 사람들, 5·16은 아직도 혁명인가?’라는 글을 썼더니 ‘하모니’라는 닉네임을 쓴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

「김일성, 김정일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박정희는 4·19혁명을 부정한 인물이요,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다운 일본군인으로 독립군 토벌에 나섰던 인물이요, 유신헌법을 만들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남로당에 가입한 전력의 소유자로...라고 평가했더니 아마 속이 많이 상했던 모양이다.

                                     <사진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사상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 체제에 반하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전교조운동에 참가했다가 구속되어 검사실에 조사를 받으러 갔던 일이 있다. 수갑을 채우고 포승줄에 묶여 끌려간 검사실에는 수갑을 찬 채 신문을 받고 있던 제자와 검사실에서 근무하던 제자가 만나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수갑을 찬 제자는 노동운동을 하다 압수수색 중 집에서 ‘미제침략사’라는 책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위반이라는 죄명으로 조사를 받고 있었고 다른 제자는 검사실에서 타이피스트로 근무하다가 나를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안절부절해 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국가보안법 얘기만 나오면 금서 한 권 소지했다는 이유로 수갑을 차고 조사를 받아야 했던 제자의 기억을 지울 수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금서란 어떤 기준에서 누가 정한 것인지 몰라도 그 뒤 나는 루이저린저가 쓴 ‘또 하나의 조국’을 읽고 참으로 많은 충격을 받았던 일이 있다. 그 동안 내가 알고 있던 북한에 관한 지식이 얼마나 엉터리였는가를 여러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정부가 왜 국가보안법을 고치지 않는 지 깨닫게 됐다.   



북한의 나쁜 점을 말해야 애국자가 되는 윤리 교과서를 가르치던 나는 그 이후 교과서는 거의 팽개치다시피 하고 여성해방이나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통일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그것도 대학입학을 준비하는 인문계 학교가 아니라 실업계 학교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그런 사유로 비교적 제자들에게 거짓말을 적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에는 사상의 자유가 없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거나 글을 써서 알릴 수 없다. 그것도 나쁘게 얘기하면 몰라도 김일성이나 북한에 대해 조금이라도 좋은 얘기를 했다가는 국가보안법의 ‘이적찬양고무죄’를 짓게 돼 수갑을 차야하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내가 사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란 어떤 모습일까? "삼권분립에 의한 견제와 균형, 법 앞에 만인의 평등, 다당제와 다원적 질서의 인정, 대의제 민주주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 집회와 결사의 자유 그리고 사상 및 언론의 자유, 사회보장제도......". 이런 가치는 사회교과서에나 나오는 헌법에 보장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이다.

체제에 대한 학교교육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민주주의 반대는 공산주의가 아니다. 북한도 민주주의다. 남한의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요, 북한의 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다. 남한은 사회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사회요, 북한의 사회는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 사회다. 원론적으로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계급대립과 착취가 있는 사회요, 프롤레타리아 사회는 적대적 계급대립이 없고 착취가 없는 사회다. 여기 까지다.


모든 교사가 교실에서 불편을 느끼는 게 아니다. 제자들에게 불공정한 게임을 공정한 게임이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양심적인 교사만 느끼는 불편이다. 사회과 교사가 수업시간에 양심에 따라 체제를 설명하게 되면 어김없이 부딪히는 제약이 사상의 자유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는 언론, 출판, 집회, 결사, 사상, 양심, 통신의 자유...’ 등이 보장되어 있는 줄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분명한 사실은 우리나라 헌법 그 어디에도 '사상의 자유'는 없다.


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 제1항의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국가보안법 제 7조 ①, ③이다.

국가보안법은 코에 걸면 코걸이요, 귀에 걸면 귀걸이다. 분단의 시대, 반공을 체제유지수단으로 원용(援用)해 온 나라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군주제사회에서 강상죄(綱常罪)를 중죄로 취급했듯이 독재정권이나 군사정권이 가장 필요로 했던 게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은 말로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은 정권유지 수단으로 필요했던 것이다.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에서 학교는 어떤 체제가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 걸 가르칠 수 있을까? 자본주의는 사민주의보다 나쁜 체제다.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민주주의나 복지사회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가르칠 수 있을까? 


통일방안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남한의 통일방안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요, 북한의 통일방안은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이다. 고려연방제가 어떤 내용인지 학교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국민의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가 내놓은 통일방안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유일한 지고지순의 통일방안일 뿐이다.

세상에는 법 없이 사는 사람도 많다. 또 교과서만 가르치는 것으로 만족하는 교사도 많다. 그런데 교과서에는 지식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감춰져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옳을까?

사람들은 말한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만나면 체념하거나 외면하는 게 맘 편하다는 것이다. 정말 그렇게 사는 게 마음 편하고 현명하게 사는 길일까? 국사교과서에 민중들이 굶주림에 지쳐 양반들에게 저항한 사건을 ‘민란’이라고 가르치고, ‘유신헌법’을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가르치며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심어주는 게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라고 가르치는 교사는 통일 후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까? 사상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 양심적인 교사는 제자들 앞에 부끄럽고 부끄럽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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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바라기

    양심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11.05.19 05:19 [ ADDR : EDIT/ DEL : REPLY ]
    •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는 한 불가능합니다.
      아이들이 객관적으로 알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은 폐기되어야합니다.

      2011.05.20 05:28 신고 [ ADDR : EDIT/ DEL ]
  2. 글로피스

    자기네들의 호사와 영달을 위하여 동족상잔 이라는 끔직한 사태를 초래한
    용서받지못할 일을 저지른 망종들도 규탄의 대상 이지만
    다시는 재발을 막기 위한 명분으로 만든법을 소수의 권력유지를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는것...엄청난 비극 입니다.

    2011.05.19 05:58 [ ADDR : EDIT/ DEL : REPLY ]
    • 우리나라의 수구세력이 얼마나 견고한가는
      김대중 대통령시절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고 무진 노력했지만 부분 손질로 끝냈잖아요?
      철옹성입니다.

      2011.05.20 05:29 신고 [ ADDR : EDIT/ DEL ]
  3. 군사정권보다 더 무서운정권이 현공포정권인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권속에서 어떻게 참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을까요? 정치인들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하는것이 하나 있지요... 국민들은 더무섭다는것을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방금 일어나서 읽어서 그런지 잘 정리되지 않네요... 날씨가 잔뜩 흐립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2011.05.19 06: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궁금한게 유사민주주의가 진행되면서 세상이 많이 바뀌었구나 생각했는데 이 정부 들어서면서 어디 박물관에 처벅혀 있는 수구세력들이 그렇게 많은지 정말 놀랐습니다.

      2011.05.20 05:31 신고 [ ADDR : EDIT/ DEL ]
  4. "모든 교사가 교실에서 불편을 느끼는 게 아니다.
    제자들에게 불공정한 게임을 공정한 게임이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양심적인 교사만 느끼는 불편이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정부는 모두에게 답답한 정부는 아닙니다.
    잘못이 무엇인지 지적하는 사람에게남 불편한 정부지요.
    블로그도 마찬가지지요.
    피해가려면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옳은것인지....

    2011.05.19 07: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소수의 이익을 위해서 다수가 희생되고 있는 게지요.
      다수를 위한 게 민주주의덴 저들의 하는 짓을 보면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지요.

      알바...?
      저도 대충 감 잡았습니다.
      불쌍하지요.
      한 뿐인 인생 남의 블로거 찾아다니며 심부름이나 해주는...

      2011.05.20 05:34 신고 [ ADDR : EDIT/ DEL ]
  5. 비밀댓글입니다

    2011.05.19 07:15 [ ADDR : EDIT/ DEL : REPLY ]
  6. 양심적인 교육 꼭 필요한데 말이죠..
    사상의 자유가 없는 나라.. 참 씁쓸합니다..ㅠㅠ

    2011.05.19 07: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누구둔지 어떤 형식이라도 의사표현을 해야하는데 자신이 불편하지 않다는 이유로 침묵하지요.
      결국은 우리 사는 세상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기득권 세력들의 들러리가 되는데 말입니다.

      2011.05.20 05:36 신고 [ ADDR : EDIT/ DEL ]
  7. 선생님 살아온 삶이 '의로움'그 자체입니다. 국보법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극우세력이 5.18학살을 북한특수부대 소행으로 봅니다. 그럼 전두환이 국보법 어긴 것 아닌가요. 그냥 처벌해버리지요.

    2011.05.19 07:31 [ ADDR : EDIT/ DEL : REPLY ]
    • 통일이 됐으면 부지하지 못할 정권이잖아요.
      민중들을 마취시키고 수탈과 억압...그 위에 군림하는... 국보법을 없애고 제대로 된 교육, 언론이 바로서면 한나라당은 설 고이 없겠지요.

      2011.05.20 05:39 신고 [ ADDR : EDIT/ DEL ]
  8.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된거같아요.
    조금더 생각하면 좋은데..우리나라 점점 이상해지고 있는듯해요..

    2011.05.19 08:22 [ ADDR : EDIT/ DEL : REPLY ]
    • 다 같ㅇ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돈과 권력윽 차지한 사람들이 기득권을 대물림하기 위해 온갖 못도니 짓을 골라서 하고 있지요.
      국가보안법도 그 방법 중의 하나고요.
      서민들의 피해는 계산조차 하기 어렵지요.

      2011.05.20 05:59 신고 [ ADDR : EDIT/ DEL ]
  9. 제가 가장 절망했던 때가
    박정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았을 때였지요.
    우리, 아직도 멀었지요?

    2011.05.19 08:58 [ ADDR : EDIT/ DEL : REPLY ]
    • 유신교육덕분이지요.
      언론도 마취시키고요. 알고 있는 사람들도 이성을 잃고 내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안가리고 뛰어들잖아요?
      나라가 막창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2011.05.20 06:01 신고 [ ADDR : EDIT/ DEL ]
  10. 언제까지 지속될수 있을까요?
    정말 우리나라 아슬아슬한거 같네요.
    요즘들어더...
    ..^^ 잘보고 갑니다.

    2011.05.19 10: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순진한 백성들이 침묵하는 한 영구적이지요.
      그 대물림을 위해 종편이며 교육이며 이제 의료민영화까지 가고 있습니다.

      2011.05.20 06:02 신고 [ ADDR : EDIT/ DEL ]
  11. 대한민국에서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것 같습니다..
    돈이 많으면 ...

    2011.05.19 11: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하모니

    하하, 제가 머 대단한 질문이라도 한줄 알겠습니다.

    참교육님은 인권과 민주주의 관점에서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내리셨죠..
    그래서 전 궁금했습니다.

    남한지도자 뿐만 아니라 북한지도자에 대해서는 인권과 민주주의 관점에서 참교육님어 어떤 평가를 내리실까...
    그래서 질문드렸죠..

    그랬더니 돌아온 답변은 "국가보안법" 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글을 올리셨네요.. 제가 박정희 평가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한것 같다고..
    저는 질문에 "박정희"에 대해선 어떠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는데... 아마 넘겨짚으신것 같습니다...
    (그저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을뿐인데 왜 그렇게 넘겨짚었는지 궁금해지네요)

    인권과 민주주의 관점에서 인물평론을 내리시면 되는데,
    블로거글에는 북한의 체제와 사상을 언급하실뿐이지, 김정일 김일성에 대한 언급은 없으시네요...
    "국가보안법"이 신경쓰이신다니 머 어쩔수 없죠.. 이쯤에서 접어야지..

    2011.05.19 11:43 [ ADDR : EDIT/ DEL : REPLY ]
    • 하모니님은 젊은 분 같은데 그렇게 살지 마세요.
      세상에서 가장 더럽게 사는 게 남의 사상 심부름 해주는 일입니다.
      그게 쉬운 일로 보이지만 영혼을 깔아 먹거든요.
      몸을 파는 사람이나 영혼을 파는 사람이나 다를 게 없습니다. 오히려 영혼을 파는 사람이 더 추악하지요.
      그렇게 살고 2세들에게 뭐라고 말하겠어요? 애비처럼 살아라고...말할 수 있나요?
      맘에 없는 소리 그만하시고 건강하게 사는 법 찾아보세요.

      2011.05.20 06:06 신고 [ ADDR : EDIT/ DEL ]
    • 하모니

      참교육님은 나이 드신분 같은데 그렇게 답하지 마세요.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게 편견을 가지고 남을 깔보는 겁니다. 그게 편하지만 결국 자기 영혼을 깎아머는 거거든요.. 그렇게 살면서 손주얼굴 보기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그저 김일성 김정일은 어떻게 평가하냐는 단순한 질문하나에 반동분자로 몰려서 이런 욕을 당하니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2011.05.21 22:19 [ ADDR : EDIT/ DEL ]
  13.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나는 표현을 피하지 않고 잘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니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2011.05.19 12: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그저 안타까울뿐이죠 뭐...이것 저것 걸리는 게 많은 세상이니...

    잘 보고가요

    2011.05.19 14: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국가 보안법이 아니라 수구세력 보안법이지요.
      그렇게 안전장치해 놓고 대대로 대물림하면서 살잖아요?
      오늘 아침 페이스북을 보니 전두환전대통령에게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한 판사가 영준가 어디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네요.
      그 사람 광주가면 영웅대접 받지 않겠습니까?

      2011.05.20 06:10 신고 [ ADDR : EDIT/ DEL ]
  15. 비밀댓글입니다

    2011.05.19 19:57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럼요.
      북한 인권 거론하는 사람들... 우리인권보세요.
      학생들을 어떻게 하고 잇나요?
      학생인권조례만들자니 악을쓰고 반대하잖아요?
      한 입으로...
      일본의 원전 얘기 기대하겠습니다. 자상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2011.05.20 06:12 신고 [ ADDR : EDIT/ DEL ]
  16. 통일 통일을 외치며
    통일과는 동떨어진 인권교육을 어쩌면 사상교육을 우리에게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국가보안법
    아침부터 머리가 멍해집니다.

    2011.05.20 09:21 [ ADDR : EDIT/ DEL : REPLY ]
    • 불편하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많이 불편한 사람도 많아요.
      그런 정책의 피해자는 착하기만 한 서민들이지만요.

      2011.05.20 21:31 신고 [ ADDR : EDIT/ DEL ]
  17. 상식왕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시나요?

    사상(양심)의 내면적 자유는 가능하지만
    표현에는 제한이 따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파괴하는
    사상을 인정해야한다는 모순이 생기지요.

    2012.06.24 18:40 [ ADDR : EDIT/ DEL : REPLY ]
    •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한계가 있다'
      누가 만든 거지요? 표현 못하는 자유도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입에 제갈을 물려놓고 자유니 동포니 하는 건 기만이 아닐런지요?

      2012.06.24 19:1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