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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6 교장이 달라져야 좋은 학교 만들 수 있어요 (9)


 

학부모들이 학교에 와보고 놀라는 일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수 십년 전 자신이 학창시절의 학교와 별로 달라진 점이 별로 없다는 것과 또 한 가지는 교실에 비해 교장실이 상대적으로 호사스럽게(?) 꾸며져 있다는 사실이다. 학급당 3~40명이 생활하는 교실에는 겨우 선풍기 몇 대가 있을 뿐인데 혼자서 근무하는 교장실은 3~40명이 공부하는 교실과 똑같은 크기에 냉난방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시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학교장의 권한은 무소불위(無所不爲)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교사는 학교장의 명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는 초․중등교육법이 지금은‘교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라고 바뀌었다. 이러한 교장은 초․중등교육법 제 21조(교원의 자격) ‘①교장 및 교감은 별표 1의 자격기준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검정․수여하는 자격증을 받은 자이어야 한다‘ 고 못박고 있다.

 

교육법이나 교육법시행령에서는 구체적인 권한과 임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기관으로서 수행할 학교장의 권한은 막강하다. 관료제의 특성상 학교장의 단위학교의 최고 경영자다. 일단 학교장이 되면 단위학교 소속교사들의 근무평가권자가 된다. 승진을 할 사람이나 이동을 위해 점수가 필요한 사람들은 교장의 평가가 자신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나이들의 아이들과 속썩이며 수업에 골몰(?) 하기보다 폼 나는 교장이 되고 싶어한다. 우리사회의 정서는 아직도 교사보다 교장이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할 뿐 아니라 각종 수당을 비롯해 경제적으로도 평교사와 비길 바 아니다. 교장이 이렇게 좋은 줄 알면서 대다수의 교사들은 왜 승진을 포기할까? 한마디로 교사가 되는 길이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승진을 위해 자존심까지 버리고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감수하면서까지 교장이 될 용기(?)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가정이나 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단체나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가 철학 없이 경영한다는 그 조작이 어떻게 될 것인가? 더구나 교육을 하는 학교에서 그것도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하는 교장이 무정견 무소신의 인사가 경영한다면 학교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승진이나 이동뿐 아니라 ‘부장교사‘라는 자리를 놓고 철학 없는 경영자와 해바라기성 교사가 한 통속이 됐을 때 학교가 제대로 운영될 리 없다. 점수를 따기 위해 순종인 체질화된 교장에게 변화에 적응하는 창의성을 기대할 수 없다.

 

수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교가 달라지지 않은 이유는 학문의 보수성 때문만이 아니다. 흐르지 않는 물이 썩을 수밖에 없듯이 비판이 없는 학교, 순종적인 교사가 우대 받는 풍토에서는 학교가 바뀔 리 없다. 학교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이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판과 상호비판의 토대가 마련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승진을 위해 아부하는 참모들이 보필하는 학교가 지식기반사회에 적응하기 어렵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교장자격증이라는 걸 두고 그 교장에게 절대권이 부여된 이상 학교경영은 말할 것도 없고 교원의 자질향상을 위한 연수조차 점수따기로 전락하게 된다.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가 가장 비민주적인 변화의 치외법권지대로 남아 있다는 것은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 학교를 살리는 가장 시급한 일은 교장자격제를 폐지하는 일이다. 그 다음 학교생활을 가장 모범적이고 헌신적으로 하는 교사를 교원들이 보직제로 선출해 일을 맡기면 된다. 혹 교장을 선출하면 학교가 파벌이 조성되고 분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현재와 같이 교장의 절대권이 허용될 때나 가능한 일이다. 봉사하는 교장, 섬기는 교장, 그리고 힘든 교장을 서로 하겠다고 나설 리 없다. 좋은 교장은 그 구성원 중에서 찾아 내 일을 맡길 때 가능한 일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에서...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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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교장을 지도자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지도자 한 사람이 나라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똑똑히 보았습니다. 학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2013.05.06 08:13 [ ADDR : EDIT/ DEL : REPLY ]
  2. 함께 생각을 모으면 모든 것들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독단이나 독주는 절대 안 됩니다.

    2013.05.06 09:18 [ ADDR : EDIT/ DEL : REPLY ]
  3. 미국의 우리아이 학교에 가보면 교장이 친구처럼 참 편안하더군요^^
    교장 선생님 ! 참 중요 합니다.

    2013.05.06 09:20 [ ADDR : EDIT/ DEL : REPLY ]
  4. 찌달

    대충 시간만 때우고 월급타고 촌지 적당히 받다가 교장선생되서 큰소리 떵떵칠수 있게 교장자격제 폐지하라!!!! 참교육님의 제식구 감싸기 주장 존경스럽습니다.

    2013.05.06 09:32 [ ADDR : EDIT/ DEL : REPLY ]
  5. 돌이켜보면 존경하는 교장선생님은 없었던 것 같아요
    슬픈 일이죠 ㅜㅜ

    2013.05.06 12: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학창시절 교장 선생님하면 재단과 국가권력의 하수인 정도로밖에 기억이 없습니다.
    특히 저같은 전교조 세대에게는요.
    가장 모범적이고 헌신적인 교사를 교원들이 직접 교장으로 선출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가 아닐지 싶네요.

    2013.05.06 12: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그러면 좋겠지만
    마음데로 되나요. 늘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2013.05.06 15:47 [ ADDR : EDIT/ DEL : REPLY ]
  8. 일반 사기업 같이 좀 젊은 분들도 교장으로 재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군요.
    교원조직의 연공서열등, 너무 경직되고 낙후된 듯 합니다.

    2013.05.06 19:02 [ ADDR : EDIT/ DEL : REPLY ]
  9. 해바라기

    교장이 달라져야 좋은 학교를 만들수 있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2013.05.06 21:3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