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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2011.06.21 05:30



며칠 전부터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가끔 깡기침이 나왔다. 엊그제는 아침에 자고 났더니 목이 쉬면서 목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는 것이었다. 마침 아내가 치과에 간다고 예약해 놓은 00의료원에 전화를 했더니 이비인후과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기에 함께 진료를 받으러 갔다. 00의료원은 개보수를 하고 있어서 공사소음과 어수선한 분위기에 손님도 별로 없어 순서를 기다려 의사를 만났다.


목이 아파서 이비인후과를 찾기는 처음이다. 동네에 있는 개인병원에 가보겠다는 내 말에 아내가 어디서 들었는지 ‘목이 갑자기 쉬면 위험하다’는 얘기에 이왕가는 길이니 함께 가 보자고 찾은 병원이다. 차례가 되어 의사선생님을 만났더니 혀를 내 밀어 보란다. 휴지로 혀를 잡더니 ‘아~’ 하세요. ‘숨을 크게 쉬고...’ 벌린 목구멍에 가는 쇠막대모양의 플래시를 밀어 넣는데 헛구역질이 났지만 의사가 시키는 대로 반복하기를 몇 차례. 사진을 보여 주면서 하는 말씀.

“왼쪽 성대를 움직이는데 오른쪽 성대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성대가 움직이지 않다니...’ 날벼락 같은 소리에 너무 놀라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물었더니
“음식이 기도(氣道)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아니 도대체 무슨 병이기에 그렇게 위험하다는 것입니까?” 했더니...

“그건 모르지요. 목에 종양이 생기면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일단 검사부터 해 봅시다” 하면서 피검사, 흉부 X-Rey, 소변검사, 조형제 CT 촬영을 해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겠지만 병원에서 의사가 하는 말은 절대적인 권위를 갖는다. 그래서 멀쩡한 사람이 환자가 되기도 하다는 말이 나오는가 보다.

피를 뽑으러 갔는데 4가지 검사를 해야 하는데 3병에만 뽑았다며 다시 찔러 뽑는 것 까지는 실수로 그렇다 치자. 그런데 병원에 올 때마다 흉부 X-Rey는 왜 꼭 찍어야 하는지...

CT촬영은 밥을 먹고 가서 안 된다기에 월요일 아침에 물도 마시지 말고 오라기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검사비 내역서를 보고 너무 놀랐다.

진찰료, 주사료, 검사료....가 무려 165,639원이란다. 검사비도 검사비지만 월요일에 CT를 찍으러 가기까지 미열도 약간 있어 어떻게 견딜까 생각하고 집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동네 이비인후과의사는 목과 코를 살펴보고 증세를 묻더니 후두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약을 처방해주는 것이었다. 진료비 1500원과 2일분 약값까지 합해 3600원이었다.


00의료원에서 본인 부담이 165.639원이지만 내역서를 보니 진찰료 15,120원, 주사료 6,982원, 검사료 109.709원, 영상진단 및 방사선 치료료 8.078월, CT진단료 191,250원 계 331,139원이다. 그 중 본인 부담이 165,639원이라는 것이다. 병명도 모르고 검사비만 165.639원인데 반해 개인병원에서 약값까지 합해 3600원....!


처음부터 2차병원을 찾은 건 나의 잘못이라고 치더라도 어떻게 이런 차이가 날까? 진료비도 그렇고 진단 내용이 두 병원의 차이를 뭐라고 설명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개인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을 먹고 그날 저녁 자고 났더니 목소리가 거의 회복되고 미열도 없어진 것이다. 오진...? 과잉진단...?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의사의 경험으로 찾아 온 환자의 증세를 들으면 후두염인지 아니면 기도(氣道)로 음식이 넘어갈 정도로 위험한 중환자인지 구별이 안 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말로만 듣던 과잉진단을 했다는 뜻인가?

아침부터 찾아가 기다려 검사를 받고 불안해 하다가 온 것도 그렇지만 어떻게 이틀 분 약을 먹고 간단하게 나을 수 있는 후두염을 중병으로 진단해 환자에게 진료비를 50배 가까이 부담시킬 수 있을까 생각하니 괘심한 생각이 들었다. 병이 다 나았으니 CT촬영을 할 필요가 없으니 촬영비는 되돌려 받으러 가 의사를 만났는데 현재 검사로서 별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진료비만 5600원 추가부담하고 돌아 온 셈이다.


진료비 때문만이 아니다. 의사들이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간단히 나을 수 있는 병을 좋은 약을 처방하지 않고 잘 낫지 않는 약을 처방한다는 뉴스를 듣고 분노했던 일이 있지만 불편한 환자에게 양심적으로 진료를 해주지 않는 의사가 있다면 이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나의 진료가 의사의 입장에서 과잉진료인지는 객관적인 판단 일 필요하겠지만 상식적인 입장에서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의사도 신이 아닌 이상 오진이 있을 수 있다. 정확하게 진단해 확실하게 병을 고치겠다는 진정성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위험한 병일 수 있다면 의심되는 부분부터 치료해 보고 그 때가서 정밀검사를 해봐도 늦지 않을까? 아무리 선의로 해석하려해도 나의 경우는 환자로서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다. CT촬영 때 100원이면 맞았던 조형제가 6,982원이라니... 지금 이 시간에도 극 소수 의사들의 양심 없는 행동으로 환자들에게 경제적인 손실과 심리적인 부담으로 고통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