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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2013. 7. 28. 07:00


“글쎄, 초등학교 일학년 짜리가 틀린 낱말을 고쳐 100점으로 만들어 왔지 뭡니까? 저는 순간 가슴이 철렁해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의젓한 학생이 된 모습을 보는 부모들은 지금까지 힘들게 키워온 수고도 잊고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받아쓰기도 늘 100점을 받아 오는 걸 보면 더 없이 대견스럽고 기특하다.

 

 

그런데 어느날 느닷없이 100점짜리 받아쓰기 공책에 뭔가 이상하다고 낌새가 들어 자세히 본 이웃집 학부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틀린 낱말을 지워 다시 쓰고 점수를 고친 것이다. 100점을 받아 오면 문방구에 가서 친구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사준다고 약속한 다음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어머니는 다시는 아이에게 점수를 강요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마음속으로 다짐했다고 한다.

 

평가란 무엇인가?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평가란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점수로 표현되는 개념의 조작적 정의다. 자칫 점수라는 수치로 서열을 매기는 마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주객전도의 성적지상주의 문화에 매몰되기 십상이다. 경쟁사회에서 너무나 당연시되고 정당화되는 점수니 등수라는 것은 학습자가 학습한 내용을 가치 내면화했는지의 여부를 수치화한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학교문화는 수치로 나타난 점수가 곧 인격이라는 ‘성적=사람의 가치’라는 등식을 만들어 놓았다.

 

학교에서 평가란 본질을 형식과 뒤바꿔놓는 주객전도가 될 때가 많다. 학생들의 학력평가, 교사의 근무평가, 학교평가... 등등 평가로 시작해 평가로 끝난다. 경쟁사회에서 평가란 어쩔 수 없는 필요악으로 치부해 버리고 타성에 젖어 생활하면 끝일까? 그러나 평가가 개인의 가치는 물론 학급간의 혹은 학교간의 서열을 매기는 척도가 되어 수치로 나타난 실적으로 개인의 명예나 학교의 서열로 이러진다면 이건 좀 얘기가 달라진다.

 

 

‘봉사점수’의 경우를 보자. 공동체 사회에서 서로 돕고 산다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그런데 이 봉사를 점수화해서 일류대학 입학에 당락을 좌우한다면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라는 봉사의 의미는 사라지고 이해관계를 수치화한 결과로 나타난다.

 

학교가 학생들의 봉사를 생활화하기 위해 만든 게 ‘봉사점수제’다. 그런데 방학만 되면 관공서며 시민단체, 심지어 종교단체까지 찾아다니며 점수를 부풀리거나 하지도 않은 봉사 확인서를 받아 오는 등 반교육적인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중학생의 경우 내신 성적 총 300점 중 봉사활동 점수가 18~20점이 반영된다. 고등학생은 봉사점수가 내신성적에 반영되지 않지만 봉사 시간이나 관련 수상 경력 등을 기준으로 수시모집에서 학생을 뽑는 대학이 있어 ‘봉사 점수’를 중요하게 관리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러다 보니 하지도 않은 봉사를 부모들이 대신 받아오게 하거나 2시간 봉사를 하고서는 3시간 혹은 4시간으로 시간 부풀리기를 하는 등 비교육적인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잘못된 정책이라면 개선을 하거나 중단해야 옳지만 교육부의 하는 일은 보면 요지부동이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산하 각 급 학교에는 ‘독서평가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문용린 교육감이 당선 된 후 3년마다 하던 학교 평가제가 매년 평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학교 경영자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은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 학교평가가 교원의 성과급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독서평가제가 무엇인가? 독서평가제란 학생 1인당 도서대출 건수를 점수로 매겨 학교경영평가와 연계해 학교간 서열을 매기는 제도다. 물론 결과는 교사들의 성과급까지 차등지급하는 근거가 된다. 학교평가 점수를 잘 받으려면 이웃 학교보다 0.1점이라도 더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책을 많이 읽기를 권장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게 원칙대로 잘 될리 없다. 봉사점수제가 봉사는 없고 점수만 남듯 독서평가제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교육청 산화 각급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앞장서서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학생들에게 또 다른 책을 대출하라고 독촉하는 일이 다반사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는 42가지에 이르는 수치화한 지표들로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을 방해하고 있다. 새로 도입된 독서평가제며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수업 공개며 학교별 특색 사업 등 보여주기 사업이 대부분이다. 독서평가제가 주객전도가 되는 이유도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독후감을 잘 쓴 학생에게 주던 상이 책을 많이 빌려간 아이들에게 주는 주어지는 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을 한다면서 교실에 비디오 하나 틀어주면 실적이 되고, 진로교육도 비디오를 한번 더 틀어주느냐, 여러 번 틀어주느냐는 차이로 실적이 쌓인다. 학교폭력 횟수가 많아지면 학교평가 점수가 낮아지니까, 대부분의 폭력 사건은 학교폭력대책위의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고 있다. 학생이든 학교든 수치로 서열을 매기는 실적 쌓기 반교육 문화는 이제 그만 바꿔야 하지 않을까?

 

-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에서...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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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열을 매기는 교육 때문인지, 성인이 된 후에도 남과 경쟁하고 비교우위에 서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도 말입니다. 그때마다 한국 교육의 문제성을 다시 체감하곤 합니다. 어린 시절 받은 교육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는 것 아니겠습니까.

    2013.07.28 08: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교육의 본질이 퇴색되는것 같아 씁쓸합니다..대표적인 예네요...
    편안한 일요일 보내시구요^^

    2013.07.28 08: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비밀댓글입니다

    2013.07.28 08:51 [ ADDR : EDIT/ DEL : REPLY ]
  4. 노을인 특히...봉사점수에 대해 반대합니다.
    우리 아들..
    가짜로 할 때가 없고, 또 하기도 싫어...
    별로 없습니다...쩝~

    걱정이네요

    2013.07.28 09: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일반 지필고사야 성적 매기는 일이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만 봉사점수제도 따위는 정말 별로인 것 같아요

    2013.07.28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덕분에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2013.07.28 14: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말 이제는 변화해야하지 않을까 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3.07.28 19: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지나가는행인

    글쓴이의 의견에 공감합니다만, 자녀분이 문방구에서 파는 장난감때문에 받아쓰기 성적을 고친걸 보고나서는 점수를 강요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장난감때문에 성적을 고친것에 대해 아이에게 혼을 냈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선진국에서도 서열은 없지만 점수는 있으니까요.

    2013.07.28 22:51 [ ADDR : EDIT/ DEL : REPLY ]
    • 간다

      전 반대입니다. 어린이가 그런 얘기 들으면 곧이 곧대로 듣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것입니다. 성적의 의미도 모르고 그냥 그 숫자가 좋아야 되는구나 생각할 뿐이죠. 그리고 애초에 그런 식으로 아이를 조종했다는 것 자체가 부모로선 부족한 거였죠.

      2013.07.29 07:00 [ ADDR : EDIT/ DEL ]
  9. 꽁야

    난 우리나라 교육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봄니다.
    우리는 학교를 왜 가는 것일까요~? 학교의 처음 취지는 무엇일까요? 시험은 왜 있던걸까요 ? 학교는 모르는 것을 배우고 시험은 앎을 확인하고자 하였을 것입니다. 그것이 어느순간 인간의 기준의 잣대가 되었고 우리는 그 기준을 넘기위해 비싼 과외며 조기교육 아이들따위는 생각지 않는 그저 배움니 아니라 평가를 위한 그런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즐거운 학창시절도 즐거운 청년시절도 즐거운 장년시절도 즐거운 노후도 없는 그런 시대의 사람입니다. 어려서는 학교의 평가에 대학에서는 기업에 평가에 장년이 된후에는 자식을 평가시키기위해 과연 우리는 인생을 즐기는 걸까요~? 우리가 만든 교육이라는 이름아래 평가서 같은 시험지에 우리는 평생을 시험 받으며 살고 있는건 아닐까요?

    2013.07.29 01:05 [ ADDR : EDIT/ DEL : REPLY ]
  10. 반교육 문화를 바꾼다는게 쉽지만은 않은 일같아요.

    2013.07.29 04: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이주영

    대안없는 헛소리

    2013.07.29 10:31 [ ADDR : EDIT/ DEL : REPLY ]
  12. coyota

    서열화 안하면 어떻게 평가하나요?...가진건 몸과 머리밖에 없는 가난한 고아는 무슨수로 사회에서 성공하나요?
    공부 열심히해서 판검사 의사 시험 붙는 방법말고 뭐 특별한게 있나요?
    부모 경제력이 자식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만 그래도 시험성적만큼 만인에게 평등하고 공평한 제도가 있나요?
    착하고 봉사잘 한다는 이유로 반에서 30등 아이를 의과대학 특례 입학 시킬겁니까?
    공부 못따라가서 재적당합니다

    2013.07.29 10:44 [ ADDR : EDIT/ DEL : REPLY ]
  13. 진상보다바지보라

    반 교육이요?
    뭐가 교육인데요?

    서열을 지나치게 강조 하는 것도 문제지만
    서열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면서 부터 경쟁을 하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교육을 받습니다.

    사람이라고 거기에서 예외라고 생각하세요?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망상에 빠져 사신다고 볼 수 밖에 없겠네요..

    2013.07.29 10:47 [ ADDR : EDIT/ DEL : REPLY ]
  14. coyota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는 대학교가 너무 많다는데 있다
    흔히 지잡대로 불리는 이름도 생소한 지방 사립대들만 다 없애버리면 상황 종료다
    고교생중 10% 정도만 대학 진학한다고 생각하고 진짜 공부할 사람만 대학가서 고등 교육을 받는다는 선진국에서는 기본적이고 정상적인 마인드를 우리도 가져야 한다
    90%는 전문대나 직업학교 가서 실무를 배우고 취직하는거다
    예를 들어서 지잡대 4년제 화학과를 나와서 현대 자동차 영맨을 하다 부모돈으로 폰 가게나 막창집을 개업하는 사회적으로 등록금 낭비, 시간 낭비 현상이 판을 치고 있는 거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직업이 고졸이면 가능하다
    제발 대학 좀 없애라

    2013.07.29 10:5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