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미디어2016.03.28 06:57


이 기사는 3월 28일 저녁 7시 30분, 세종시 첫마을 미르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있을 철학교실 강의안입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 나는 왜 소중한가, 얼마나 소중한가? -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다. 잘생겨서도 아니다. 부잣집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특별히 잘 하는 것이 없어도 나는 세상에 하나뿐인 귀한 존재다. 생각해 보자. 세상에는 잘생긴 영화배우만 사는 게 아니다. 의사와 변호사만 사는 세상도 아니다. 청소는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농사는 짓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시장에서 장사는 하는 사람, 버스나 지하철을 운전하는 사람, 고기를 잡는 어부, 우편 배달부... 이런 사람들이 함께 있어 우리가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비록 하는 일이 얼마나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한 배를 타고 가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다. ‘나는 잘나고 중요한 일을 하니까 귀하게 대접해!’, ‘너는 못생기고 험한 일을 하니까 무시당해도 돼!’ 이렇게 서로가 과시하고 으스대고 산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 청소는 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없다면... 장사를 하는 사람이 없다면...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면 그런 세상에 누가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을까?


나는 못생기고 못 배웠으니까 무시당하고 살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나는 누가 뭐래도 하나뿐인 귀한 사람이다. 내가 하는 일을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의미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이 한세상 살아가는 데는 지식도 필요하고 건강도 소중하다. 모르면 불편한 것,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 많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보고 진위를 분별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마치 앞을 보지 못하면 불편하듯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모르고 산다면 다치거나 병에 걸려 불행하게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진실을 보는 눈 -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는 필요한 게 어디 한 두 가지일까 만은 그 중에서도 없어서 안될 게 세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세계관)이다. 사람들은 흔히 눈에 보이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도 그렇고 매일같이 먹는 식재료며 대형매점에 전시된 상품도 그렇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포장해 놓았지만 그 속은 장삿꾼들의 이해타산인 상업주의라는 게 숨어 있다.


세상을 보는 눈 그 첫 번째가 <현상과 본질은 다르다>였다. 이러한 현상을 보는 안목으로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하고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기준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람의 눈은 가시거리의 것, 현상만 보인다. 가시거리 밖의 것이나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겉은 보이지만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안목 없이는 진실을 볼 수 없다.


<내 몸 내가 지키기>


오늘을 세상에서 하나뿐인 내 몸 지키기에 대해 공부해 보자. 사람의 몸에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각도 있지만 고통을 느끼는 민감한 감각도 있다. 선생님은 허리수술을 하다 마취가 풀려 죽을 고비를 넘겼던 일이 있다. ‘뼈를 깎는 고통이란 말을 직접 경험하면서 사람의 몸속에 이런 고통이 숨어 있었다는 것을 절감했었다. 병원을 가보자. 왜 그렇게 환자가 많은지...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병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후천적으로 자신을 관리하지 못해 병을 얻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우선 먹거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가 먹는 음식은 안전하고 다 좋은가? 지난 시간에 현상과 본질에 대해 공부했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너무 작은 것과 너무 큰 것은 보이지 않는다. 겉보기는 아주 먹음직스럽고 보기 좋아도 사람이 먹으면 병을 일으키거나 위험한 음식들이 많다. 사람들이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혹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의 섭리를 파괴해 먹는 물도, 숨 쉬는 공기도 먹거리도 하루가 다르게 오염되어 가고 있다.



사람의 몸이란 자연의 순리에 적응하도록 태어났다. 아침이 되면 일어나고 밤이 되면 잠자리에 드는... 자연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를 먹고, 자연이 주는 원료로 만든 옷을 입고 살도록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자연에 순응하고 적응하며 살아가도록 태어난 사람들이 자연을 지배하고 장악하고 더 편하게 더 행복하게 즐기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변형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실은 어떤가? 오늘 하루동안 먹은 주식과 부식, 내가 현재 입고 있는 옷, 잠자는 환경, 그리고 지금 우리가 앉아 있는 이곳의 환경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 나는 안전하게 살고 있는가? 내가 매일 먹고 있는 주식인 쌀. 그리고 반찬은 어디서 온 것인가? 생산과정(본질)이 생략되고 결과물인 과실(현상)만 보고 선택하면 그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현상)도 눈에 보이는 것을 진실이라고 할 수 없듯이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바로가기 ▶ 식품첨가물) 또한 생산과정이나 토양 그리고 농업용수, 농약, 항생제, 방부제, 방사능(바로가기수입 일본 수산물,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가 얼마나 투여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현상과 내용 현상과 본질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진실을 볼 수 없다.      


나의 생명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세계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우유(바로가기 ▶ 우유에 숨겨진 진실) 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계란이 왜 식탁에 올라오는가? 멸치는 사람에게 잡혀 먹기 위해 태어났는가? 자연은 스스로 번식하고 생육하고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을 위해 태어나고 존재하는 생명체는 없다. 고통을 기피하고 죽음을 기피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생존 하는 모든 생명체는 모두 자신을 보존하고 번식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자연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지만 섭리에 거스르지 않고 더불어 살아갈 때 공존이 가능한 것이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생활습관에 대하여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생각이 바뀌면 태도가 바뀌고, 태도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식습관, 태도, 자세, 표정, 가치관은 선천적인 요인도 있지만 후천적이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어떤 책을 읽느냐, 어떤 친구,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고와 가치관 습관 운명까지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나의 고통을 대신 아파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나의 생각, 행동거지 하나하나 그리고 판단의 책임은 자기 스스로가 져야 한다. 나는 어떤 인간으로 살것인가? 어떻게 살것인가?


- 차시 예고 사실문제와 가치문제 - 사실문제와 가치문제는 어떻게 다른가?



함께 합시다.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 추진위원이 되어 주십시오. 

https://docs.google.com/forms/d/1EKGFAtCr6Z5z92VrDJHAQlJrUGNSxWuVvnTb4kkEP48/viewform?c=0&w=1 





[손바닥헌법책 선물하기 운동!!!]

"한 권에 500원 후원으로 최고의 선물을 할 수 있어요!!"

==>>동참하러가

https://docs.google.com/forms/d/1gPNGF5nC9hFzYQvdY8pNqlTirsr6HVteiOoiIsWEx3Y/viewform?c=0&w=1


 ..................................................................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 두 번 째 책 '교육의 정상화를 꿈꾸다'를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공교육의 정상화를 꿈꾸다'를 구매하실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교보문고 바로가기  , yes24 바로가기  알라딘 바로가기  인터파크 바로가기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나를 지키는 철학교육이로군요...
    잘보고갑니다..
    힘찬 한주 되십시요^^

    2016.03.28 07: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내인생은 남이 어떻게 하는것이 아니고 내가 만들어 나갑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이 널리 퍼지길 바라겠습니다^^

    2016.03.28 08: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열등의식과패배감으로 가득찬 마음으로는 진정한 배움이 없다고 봅니다. 나를 찾아 가는과정 내 몸 사랑하기입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쉽게 접근해 볼 작정입니다.

      2016.03.28 18:03 신고 [ ADDR : EDIT/ DEL ]
  3. 세상애 하나뿐인 나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섬기며 사랑합니다.
    철학이 이를 가르칩니다.

    2016.03.28 09: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천사 같은 아이들이 점수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현실을 극복해 보려합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지 멋하는 데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겠습니까?

      2016.03.28 18:04 신고 [ ADDR : EDIT/ DEL ]
  4. 설마 한 시간 분량의 강의계획서인가요?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너무 많으면 체할텐데요. 조금씩 나눠서 하시는 것이 좋은 듯 해요!
    철학수업을 오래 진행하시고 싶다 하셨는데 마음이 조급하신 거 같아 걱정입니다.
    아이스크림, 우유, GMO, 전자레인지... 한 가지씩만 해도 할 이야기가 많을 거 같은데요. 충분한 생각으로 아이들의 토론을 유도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전 아이들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어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서 '분별'은 스스로 알아차려야 하니까요.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왈가왈부할 처지가 못되는데 말이예요.

    2016.03.28 15: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선생님 앞부분은 지난 시간에 시간이 부족해 넘어간 공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이번 시간 주제는 내몸 사랑하기 입니다. 선생님이 10여분동안 맡아 설명해 주셔야 합니다. 제가 욕심은 많지만 무리하지는 않겠습니다.

      2016.03.28 18:02 신고 [ ADDR : EDIT/ DEL ]
  5. 정신세계사에서 출판하는 것들을 보시면 공존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릴 것입니다.
    과학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공존과 상생의 세상을 찾는 노력들이 정신세계사 출판책에는 참으로 많습니다.

    2016.03.28 16: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결정론적 세계관, 정복주의 세계관으로는 공존이 불가능하지요. 자연과 나, 나와 자연의 무너진 관계를 회복하고 자연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관을 갖도록 안내할 생각입니다. 인간도 결국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자연의 한 부분일뿐이니까요?

      2016.03.28 18:07 신고 [ ADDR : EDIT/ DEL ]
  6. 조금 있으면 강의를 시작하시겠군요. 아무쪼록 아이들의 눈과 머리가 트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교육님을 응원합니다.

    2016.03.28 1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나를 먼저 사랑해야...남도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강의 축하드립니다.^^

    2016.03.29 05: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재사회화라 그러지요. 그런 과정이 생략된 사회는 어둠의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국민이 멍청하면 일꾼이 머슴노릇할 수 있는....

      2016.03.29 06:30 신고 [ ADDR : EDIT/ DEL ]
  8. 선생님 좋은 글이네요. 마지막에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말에 공감하며, 누구를 친구로 두고 사귀느냐도 중요하다는걸 체험해서 알게 되었죠.

    2016.03.29 17: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현대인들은 자기 몸이 자기것이 아닙니다. 상업주의에 휩쓸려 먹는 음식조차 자본의 조종을 당하고 삽니다.

      2016.03.30 10:37 신고 [ ADDR : EDIT/ DEL ]

정치2010.09.13 23:48




 내가 이 글을 쓸까말까를 한참을 망설였다. 그 이유는 첫째 개인의 고민을 상담해 주지 않았다고 노조자체의 정체성을 문제 삼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이요, 둘째는 수많은 노조 중에서 한 개의 노조를 문제 삼아 전체 민조노총 산하 조합원의 의식을 문제 삼는 것이 온당한가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 중 하나라도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을 외면한 채 조합이기주의에 매몰돼 근시안적인 시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충정 때문입니다. 물론 10만 조합원 중 조합원 한 두명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석한다는 것은 중대한 오류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노동조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조합원 개개인의 정치의식이나 시민의식의 결여로 노동조합이 지향하는 가치에 결정적인 거슬림이 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이러한 문제로 노동조합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노동자 교육. 조합원의 교육.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봅니다.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강고한 의식으로 무장하지 못하다면 조합원 숫자가 아무리 많을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구성원의 의식수준이 그 조직의 수준을 말해준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비록 내가 겪은 특정 병원노조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몸담았던 전교조를 비롯한 민주노총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비판이 비난으로 인식하는 노조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나의 충언이 민주노총의 조합원 교육의 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위원장님 면담 좀 할 수 있을까요?”
“위원장님은 지금 출장 중인데요?, 무슨 일로 오셨는데요?”
“그럼 사무국장이라도 좀...!”
“사무국장님도 함께 가셨는데요?, 무슨 일로 오셨느냐고요” 짜증스러움이 묻어 있는 목소리가 좀 높아졌다.
“위원장님과 상담을 좀 할게 있어서 그런데요”
“여기는 노동조합인데 환자와 상담은 의료행정실에서 가시면 됩니다. 여기는 환자 상담하는 곳이 아닙니다.” 목소리에 찬바람이 싱싱 분다.
여직원 3명, 남자직원 한명 앉아 있다가 한 여직원이 일어서서 귀찮다는 듯 빨리 나가 줬으면 좋겠다는 표정이 역역하다.
“저는 전교조 해직교사출신인데요...”
노동조합, 그것도 민주노총 산하의 노조라면 전교조라면 통할 줄 알고 엉겁결에 해직교사라고 했는데... 반응이 없다. 오히려 ‘그래서 어쨌다는 거요?’라는 표정이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라면 그래도 뭔가 좀 다를 줄 알고 기대했던 게 한꺼번에 무너졌다. ‘좀 앉아보라든가, 차라도 하자...?’ 같은 생각은 꿈이었다. 문전박대였다.
“여기가 민주노총소속 노동조합이 맞습니까? 그걸 몰라서가 아니라...”
“맞습니다. 그렇지만 여기는 그런 상담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더 이상 대답하기도 귀찮다는 태도다. 상담  수술 중 마취가 깨 그 고통을 어딘가 호소해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싶어 고심 끝에 찾아간 곳이다. 마취의사가 찾아와 사과하기 전이다. 수술한 허리가 아파 워커(상반신을 의지하고 걷는 보조기)에 의지해 물어물어 찾아간 곳. 한국노총 산하조합이 아니었다면 찾아가지도 않았다. 분명히 사무실 입구에는 ‘민주노총 00병원노동조합’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다.
노동조합이 억울한 개인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곳이 아니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찾아 간 곳이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노동조합 문을 두드려야겠다고 생각까지 했을까? 상담을 못해줘도 좋다. 그러나 불편한 사람이 찾아오면 잠시 앉으라는 친절 정도는 베풀 수 있지 않은가?
“위원장의 휴대전화라도 좀 알려 주실 수 없는지요?”
“휴대전화를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내일 오십시오.”
전형적인 관료제 냄새가 나는 대답니다. ‘내일은 퇴원을 하는데...’ 목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 작은 기대가 무너지는 서운함보다 더 서러운 것은 민주노총에 대한 믿음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허탈감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림은 00병원 홈페이지에 명시한 '환자권리장전'이다>

‘민주노총이 어떤 조직인가?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2,000 여명에 이르는 구속자와 5,000여명이 넘는 해고자를 낳는 등 온갖 탄압 속에서 살아남아 노동법 개정투쟁, 사회개혁투쟁 등을 전개하면서 오늘에 이른 우리사회의 약자들의 희망 아닌가? 신자유주의의 칼바람에 맞서 사람 사는 세상, 평등세상을 실현해 보자고 투쟁하는 조직 아닌가?

인간다운 삶과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조건의 확보, 노동기본권의 쟁취, 노동현장의 비민주적 요소 척결, 산업재해 추방과 남녀평등의 실현해 전체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함과 더불어 조국의 자주, 민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탄생한 조직 아닌가?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이 보장되는 참된 민주사회를 건설하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연대한 조직 그게 민주노총의 산하조직인 병원 노조다.(다른 민주노총소속노조도 마찬가지지만...)

                                                              <민주노총강령>
내가 서러운 것은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에서는 그래도 전교조에 대한 인식이 다른 줄 알았다. ‘동지’라고 믿고 있던 노동조합에 대한 배신감이 한꺼번에 밀려 왔다. 민주노총에 대한 나의 믿음은 산산조각이 나고 위원장의 전화번호조차 알려달라는 간절한 요구조차 거절당하고 내쫓기다시피 노조 사무실에서 밀려 나왔다.

내 신분을 밝히겠다고 애걸하다시피 말했는데 노조위원장이 무슨 비밀지하조직의 수장이라도 되는지... 그날 문전박대를 한 상근자가 조합원이 아닐 수도 있다. 나한 사람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다고 그 조합이 변질됐다고 속단해서는 더더구나 안 된다고 생각도 한다. ‘환자들이 나타나 귀찮게 구는 일이 다반사’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를 하다가도 ‘그 불친절과 문전박대로 어떻게 민주노총의 강령을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서글픈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불친절을 당했다고 문전박대를 받았다고 속 좁은 마음에서가 아니다. 노동조합이 지향하는 가치란 무엇일까? 00병원노조에 묻고 싶은 게 있다. 대중의 지지를 외면하는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이 지향하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까? 혹여 노동조합이 조합이기주의에 빠져 임금인상이나 조합원들의 작업환경개선이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노동조합이 대중의 지지를 받고 사람 사는 세상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민주노총이여! 이명박에게 밟혀 숨죽이며 사는 이 시간, 조합원 교육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면 어떨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참, 답답했을 그 심정 이해가 됩니다. 선생님이 하루빨리 그 트라우마에서 해방되시길 빕니다.

    2010.09.14 16: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눈만 감으면
      괘심하고 섭섭하고...
      수만 가지고 힘 자랑하는 노동조합시대는 끝나야 하는데 왜 조합원 교육으로 일당백, 일당천을 만들 생각은 안하는지...
      강령은커녕 조합원이 결정에 동참하지 않는 조합원도 있으니....

      하긴 어디 병원 노조 조합원만 그렇겠습니까?
      민주노총산하 특히 전교조는 더 심하지요.
      남의 노조 욕을 해 미안하지만 그게 현실이더군요.

      2010.09.14 19:00 [ ADDR : EDIT/ DEL ]
  2. 의 당신이 내 마음을 읽으 좋아! 당신이 나 뭐의 책을 쓴 것처럼,이에 대해 많은 걸 알고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메시지 홈에게 조금 운전을 몇 갤러리와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신에 때문에,이 멋진 블로그입니다.좋은 읽기. 확실히 돌아올거야.

    2012.09.04 01:09 [ ADDR : EDIT/ DEL : REPLY ]
  3.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까? 혹여 노동조합이 조합이기주의에 빠져 임금인상이나 조합원들의 작업환경개선이

    2013.06.03 17:14 [ ADDR : EDIT/ DEL : REPLY ]

정치2010.09.12 16:13



“살려주세요! 살려 주세요! 누구 없어요? 살려 주세요!...”
‘뼈를 깎는 아픔’이란 말을 하며 살면서도 그 아픔이 얼마나 큰지 가늠하지 못했다. 척추 협착증 수술도중 마취가 풀려(각성) 수술 중에 고통을 느끼게 된 것이다. 생살을 찢어도 아픈데 뼈를 깎고 있는데 마취가 풀렸으니 그 고통이 오죽했을까? 뼈를 깎는 고통이 어느 정돈지는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아마 내가 태어나 70년 가까이 살면서 당한 모든 고통을 합한 고통보다도 더 큰 고통이라고 해야 할까?
“살려 주세요!”를 외치며 몸부림을 친시간이 몇 분이었는지 몇 시간이었는지 수술을 받고 있는 환자인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혼신의 힘을 다해 몸부림을 쳤지만 그게 소리로 되어 나왔는지 입술만 움직였는지 아니면 몸부림을 쳤는지 알 수가 없다. 마취과 의사가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한 환자에게는 ‘고통의 순간’만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오죽했으면 ‘이 고통을 나에게 준 사람에게 반드시 복수를 하고 말 것이다.’라는 생각까지 했을까?
죽어도 잊을 수 없는 시간. 2010년 8월 16일 수술실에 들어 간 오전 8시부터 수술을 마치고 입원실로 돌아 온 오후 4시. 2시간이면 끝난다던 수술시간이 회복시간 1시간을 빼고 무려 7시간동안 나는 수술실에서 척추 협착증 수술을 받았다. 회진을 온 의사에게
“수술도중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왜 환자가 그토록 고통을 느껴야합니까?”
아내와 환우들이 수술도 잘됐고 하니
“그만 그 일은 잊어버리시오.” 간곡히 당부했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아~ 수술도중 잠간 마취가 풀렸던 모양인데 그걸 환자가 알 리가 없는데...?”
이게 끝이다.
내가 꿈을 꾼게 아니다. 분명히 나는 죽어도 잊을 수 없는 고통을 당한 것이다. 집도 의사의 태도에 더 화가 났다. 환자는 의사가 아무렇게 해도 좋은 대상인가? 분명히 실정법에는 인권이라는 게 있고 환자에게는 예외일 수 없다. 더구나 돈을 내고 내 생명을 그들에게 잠시 위탁한 것이다. 그렇다면 마취 의사의 실수로 환자가 고통을 당한 것은 환자의 일방적 인내심만 강요하고 넘어갈 문제인가?
평생 꿈을 꾸지 않는 내가 잠이 안든 시간은 악몽에 시달렸다.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마취의사를 만나야겠다. 그러나 그건 마음뿐 혼자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몸. ‘내가 혼자 조금이라도 걸을 수 있다면 노동조합을 찾아가 상담(노동조합에 찾아 간 일화는 다시 기록으로 남기겠다)이라도 해 봐야겠다.’ ‘아니 소비자 보호원 같은 곳이나 의사협회 같은 곳은 이런 경우 대답을 안 해 줄까?’ 별별 생각을 다해 봤다.
이틀인가 지나 중간 결산서가 나왔는데 마취 특진료까지 붙어 있다고 했다. ‘사람을 죽이다 말아놓고 특진료라?’ 괘심한 생각에 마취 담당 의사를 만나야겠다고 했더니 마취과 전공의가 찾아왔다.
내가 겪은 고통을 얘기했더니
‘통증조절에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마취과 책임자를 봐야겠다고 했는데 전공의가 와서 변명 같은 소리를 늘어놓다니 ‘정보공개청구를 하든지 어떤 방법으로도 이일을 그냥 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이야기가 이쯤 되니까? 수간호사가 찾아와 ‘얼마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이 드느냐?’며 위로하고 사과했다. 나의 요구는 단호했다. ’책임자가 와서 사실 확인을 하지 않으면 이 일을 그냥 넘기지 않겠다.‘고 분명히 못 박았다.
내가 대전에 있는 이 C병원을 찾게 된 것 사연은 이렇다. 30년 가까이 아픈 허리를 수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지난 1월경부터 걸음을 걸으면 왼쪽 다리가 저리기 시작했다. Y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에도 걸으면 저리던 왼쪽 다리가 가만있어도 저리기 시작했다. ‘이러다 잠도 못자고 통증을 느껴야 하는게 아닐까?’ 겁이 났다. 서울 Y병원에서 3차병원을 가야겠다고 진료기록을 받아 온 이유도 그렇다. 대전에 U병원이 척추수술을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 갔다. U 병원장은 나의 MRI 사진을 보더니 디스크는 깨끗한데 1,2번과 34번 척추가 휘어 그 사이에 있는 신경을 눌러 허리가 아프기 때문에 수술을 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냥두면 다리병신일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수술비가 얼마냐고 물어봤다. 수술비는 ‘기본이 40만원이고 수술 후 MRI사진을 다시 찍어야 하기 때문에 그 이상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살고 봐야지...’ 이렇게 된다. 수술비야 어떻게 되겠지 우선 수술을 하자. 그렇게 마음먹고 간호부장인가 하는 사람의 설명을 들으면서 뭐가 좀 미심쩍다는 생각을 들었다. 의사의 진단도 진지한 면보다 사무적이고 간호부장의 설명도 너무나 사무적이고 딱딱했다. 이왈 온 김에 큰 병원에 다시한번 가보자 하고 찾은 곳이 C병원이었다.
이 C병원 척추전문의는 인상부터가 그랬지만 MRI사진을 보면서 참으로 진지하게 대해줬다. 환자는 의사의 말 한마디 태도 하나하나가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아~ 이 의사는 다르다. 여기서 해야겠다. 그래서 결정하고 이 병원에서 수술을 했던 것이다. 내 까다로운 성격 때문에 벌받는 것인가? 내가 무슨 전생에 죄가 많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또 7시간이나 사경을 헤매는 대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그런데 아내의 말처럼 잊어야 하는데 잊혀지지가 않으니...
수술한 지 일주일 지난 아침. 마취를 담당의사 L씨가 찾아왔다. 나는 감정을 억누르고 어떻게 사람을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찾아오지도 안했느냐며 힐란(詰難)했다. 내 수술을 마치고 해외에 나가는 바람에 찾아오지 못했다는 등 구차스런 변명(?)을 하면서 사실이 어떠했는지 얘기해 달라고 했다. 수술 중 마취가 풀리면 마취학을 전공한 당신이 더 잘 알지 않으냐면서 ‘살려달라고 그렇고 애원했다. 뼈를 깎는 소린지 쇠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었다...’ 라고 고통의 순간을 설명했다.
“마취를 담당한 의사로서 환자에게 고통을 준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인간이란 참 묘하다. 그렇게 죽어도 잊지 못하겠다며 벼르던 감정이 담당의사가 자존심도 팽개치고 정중하게 머리를 숙이는 데는 더 이상 모르쇠를 할 수 없었다. “사과의 뜻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습니다.” ‘의사들은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불문율 같은 금기를 깨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한다? 그렇다. 지금 시비를 더 가려 얻을 게 뭔가? 감정이 풀렸다. 오히려 ‘지금까지 벼르다가 그렇게 하고 말걸 왜?“라며 아내가 불만이다.
살면서 참 별난 일도 다 겪는다. 좋은 일하고 욕먹기도 하고 억울한 일, 슬픈 일, 기쁜 일... 특진료를 빼고 비보험을 보험으로 돌리고.... 담당의사의 정중한 사과... 그걸로 끝났다. 이제 30년 가까이 달고 다니던 통증이 허리에 사라졌다. 지금은 수술 중 멍들고 짓눌린 곳이 걸으면 아파 불편하지만 분명히 고통에서 해방된 것이다. 수술을 잘못해 염증으로 몇 달째 고생하는 병실의 환자를 보고 불안해했던 기억도 수술 중 잊을 수 없는 고통도 이제는 잊어야겠지. 차고 있는 보조대를 풀면 이제 날아다닐 것 같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얼마전 한국영화 '리턴'이란 영화를 보았습니다. '수술 중 각성'이라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였죠.
    그런일이 실제로 이렇게 일어났다는 글을 읽으니
    믿기지 않고 정말 두렵고 무섭습니다.
    아무쪼록 안좋은 기억 빨리 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0.09.12 16:34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런 영화가 있었군요.
      공상소설에나 있을 듯한 일을 당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했는데...
      잊어야지요.
      그런데 그 고통의 순간이 쉬 잊혀지지 않는답니다.

      '리턴'이라는 영화를 꼭 한 번 봐야겠습니다.

      2010.09.12 17:54 [ ADDR : EDIT/ DEL ]
  2. 세상에 우스게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는데....

    선생님 참 기가막힌 일을 당하셨군요.

    2010.09.14 12: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 말입니다.
      죽지않고 살아 있다는 게 기적입니다.
      사람이 독하긴 독한 모양이지요.
      그런일 겪고 이렇게 멀쩡하게 걸어다니니 말입니다.

      2010.09.14 18:53 [ ADDR : EDIT/ DEL ]
  3. 특구

    제가 마취가 잘 안받는거 같아서 검색하다가 들르게 됐습니다.
    정말 끔찍한 경험을 하셨네요. 어떤 고통일지 상상도 안가네요;
    의사들 진짜 모가지가 강철로 되있는지 인정하고 사과 절대 안하던데 받아내시다니 대단하세요.
    모두들 건강해서 수술할일 없었으면 합니다.

    2010.11.19 14:06 [ ADDR : EDIT/ DEL : REPLY ]
    • 각성을 아시는 군요.
      기막힌 일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죽을 고비 넘긴 수술도 깨끗이 되지 않아 계속 병원을 다니고 있답니다.
      척추에 가능하면 칼대지 말아라는 얘기가 무슨 얘긴지 이제 알것 같습니다.

      2010.11.19 14:31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