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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반값 등록금, 이제 교수님들이 나서야할 때가 아닌가요?

by 참교육 201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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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등록금 때문에 평일에도 술집에 나가고, 상아탑을 떠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습니다.”

인천대 신호수교수(55)가 현직교수 중에는 처음으로 제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좌시할 수 없다며 ‘반값 등록금은 국가의 미래’라는 피켓을 들고 1인시위에 나서면서 한 말이다. 신교수는 지난 13일부터 인천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다음 주부터는 국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사진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6월14일자 경향신문 “과 수석이 학비 없어 자퇴서… 등록금 문제, 사회지도층 책임”라는 기사를 보면 “학생들이 주말만이 아닌 평일에도 (술집에) 나가고 수업도 빠지면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사투를 벌이는 형국”이라면서 연구실을 박차고 1인시위에 나왔다고 한다.

교수들이 제자들의 이런 극악한 현실을 알고 있으면서 강의실에서 고고하게 학문탐구만 하고 있는 게 스승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것일까?   

“학생들이 찾아와서는 ‘부모님 사업이 어려워서요’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서요’ ‘이번 학기엔 휴학 해야겠어요’ ‘자퇴 해야겠어요’ ‘군대에 다녀와야 겠어요’라는 사연을 듣고 도저히 강의만 하고 있을 수 없어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며 일인 시위에 나섰다는 게 신교수의 변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다른 대학, 다른 교수님들은 제자들의 이렇게 어려운 학생들의 형편을 모르고 있었을까? 아니면 알고도 모른 채 하고 있었을까? ‘1000만원이 넘는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술집에 아르바이트를 나가는 학생. 공부보다는 휴학이나 자퇴, 혹은 군입대를 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등록금문제가 사회문제가 된 건 어제 오늘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다. 어쩌면 내 자식, 내 아들, 딸 같은 제자들, 그런 제자들이 한 둘도 아니고 ‘과 수석을 한 학생이 등록금을 못 내 자퇴서를 제출’까지 하는 현실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은 지성인이기 이전, 교육자로서 스승으로서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 있을까?

‘... 지금 우리에겐 낡고 비좁은 교실에 앉아 진실한 삶을 배우겠다는 아이들의 해맑은 눈망울이 어린다. 그러나 입시교육에 시달려 신음하다 끝내 죽음의 길을 택한 아이들의 영혼을 무엇으로 위로할 것인가 삶을 위한 지식과 지혜 대신 시험을 위한 암기식 교육 속에서 창조적인 사고를 잃어가는 아이들의 말없는 항변이 우리의 가슴을 때린다....’며 교실에서 교과서만 가르칠 수 없다면 노동조합을 결성했던 전교조를 생각한다.

1989년 5월. 전교조는 발기선언문에서 ‘역대 독재정권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교육을 악용하여 왔다. 그 결과 우리의 교육은 학생들을 공동체적인 삶을 실천하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기르는 것이 아니라 부끄럽게도 이기적이고 순응적인 인간으로 만듦으로써 민족과 역사 앞에서 제 구실을 잃어 버렸다. 가혹한 입시경쟁교육에 찌들은 학생들은 길 잃은 어린 양처럼 헤매고 있으며, 학부모는 출세지향적인 교육으로 인해 자기 자녀만을 생각하는 편협한 가족이기주의를 강요받았다...’며 노조를 결성했다가 2000여명의 교사들이 생존권까지 박탈당하고 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인간의 생명보다 귀한 가치는 없다. 학문을 연구하는 교수이기 이전에 사랑하는 제자들이  사회인으로서 바르게 살 수 있도록 안내자의 구실을 하는 게 교육자로서의 교수들의 도리요, 책무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난 날 전교조 출범에 ‘우리도 노동자’라면서 전교조와 함께했던 민주교수협의회 교수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제자사랑을 잊지 않고 있다.

독재 권력의 온갖 횡포와 탄압을 뚫고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준 제자사랑이 어찌 인천대 신호수교수 한 분뿐이겠는가? 과 수석이 학비 없어 자퇴서를 제출하고, 등록금 때문에 평일에도 술집에 나가고, 자살하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현실을 온몸으로 막아 줄 따뜻한 스승의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이 시점이 가장 절실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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