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철학은 세계의 근원은 ‘정신, 혼’
유물철학은 세계의 근원이 ‘물질’
철학사는 유물론과 관념론의 투쟁의 역사이다. 철학이란 철학자 이름이나 외워서 점수 잘 받기 위해 배우는 학문이 아니다. 철학의 근본문제는 물질과 생산의 문제, 존재와 의식의 문재, 이론과 실천의 문제다. 철학이란 세계관을 탐구함으로써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는 원칙적인 관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철학은 세계에 대한 인식과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是非), 판단하는 근거가 되는 학문이다. 다시 말하면 사물을 보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 생존 방식의 문제에 대해 인식하는 학문이 철학이다.
우리나라에 유입된 대표적인 서구의 4대 철학은 실용주의 철학(Pragmatism)과 실존철학, 분석철학(신실증철학), 신학철학 등이 있다. 이들 4대 철학 사조 중 실용주의 철학 또는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이라고도 하는 죤 듀이로 대표되는 실용주의 철학이다. 실용주의 철학은 ‘이기주의를 찬양하고 절대화’하는 대표적인 철학으로 인간의 이기심을 천성으로 본다. 실용주의에 점령당한 교육은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미국식 민주주의, 미국식 생활양식을 정당화하는 철학이다. 오늘날 '내게 이익이 되는 게 선'이 되는 상업주의와 사회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을 이기주의 인간으로 길러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실존주의 철학이란...?
실존주의는 어떤가. 실존주의 철학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학창시절 윤리 시간에 키에르케고르나 야스퍼스, 하이데크나 샤르트르라는 철학자 이름이나 달달 외우던 기억이 남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실존주의 철학이란 죽음을 미화하는 철학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대동아공영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죽음을 미화하던 철학이 실존주의 철학이다. 어차피 사람은 한번 죽기 마련인데 형편이 돌아가는 대로 살아보자는 ‘죽음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라는 논리’가 숨겨져 있다. 실용철학이 인간의 이기심을 절대화하는 철학이라면 실존철학은 죽음을 절대화하고 이상화하며 예찬하는 철학이다.
스콜라철학, 신토마스철학이란 운명론적 세계관을 정당화하는 신학철학이다. 분석철학이니 과학철학, 신실증주의 철학이란 꽁트가 철학을 거부한다는 뜻에서 과학철학이니 분석철학, 논리적 실증철학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지식만 믿을 수 있으며 감성의 세계를 벗어난 지식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철학을 거부한다. 과학적 세계관을 배우지 못한 서민들은 이기주의와 허무주의에 빠져 자본의 충실한 소비자로 혹은 운명론자로 살다 인생을 마치게 된다. 과학적 세계관이 없는 인간은 사람을 자본의 소모품에 불과한 존재로 만들어 놓는다.
■ 유물철학은 어떤 철학인가
철학의 기본 문제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물질과 의식의 관계에서 어느 것이 일차적이고 어느 것이 2차적인가 하는 문제다. 관념철학에서는 정신과 물질이 따로 존재한다고 (정신이 1차적이고, 물질이 2차적) 보지만 유물론에서는 물질이 정신보다 먼저 있어서(물질이 1차적이고 정신이 2차적) 물질이 정신을 탄생시켰다고 보는 것이다. 철학의 둘째문제는 인간이 물질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다.
변증법적 유물론에서는 물질세계는 인간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의식에 반영되어 세계를 있는 대로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관념론은 그 반대다. 물질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세계는 ‘물질이 변화한다는 것과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성립되는 철학이 변증법적 유물론이다.
변증법적 유물 철학은 변화와 연관의 법칙, 모든 사물의 현상은 양적 변화가 쌓이고 쌓여서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형태로 변화 발전한다는 양질전화의 법칙, 사물현상은 대립되는 (음전기와 양전기, 북극과 남극, 착취계급과 피착취계급...)과 같이 모순된 대립물의 통일과 투쟁의 법칙, 새것이 발생하고 낡은 것이 부정되는 부정의 부정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밖에 유물변증법은 범주, 원인과 결과, 본질과 현상, 내용과 형식, 필연성과 우연성, 일반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 가능성과 현실성에 대한 이해를 함으로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다.
■ 관념철학만 철학이라고 가르치는 학교
중등학교에서는 철학을 가르치기는커녕 윤리교과목에 몇몇 철학자 이름을 넣어 ‘너 자신을 알라’느니 ‘눈물 없는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참맛을 모른다’느니 하며 관념철학이 철학의 전부라도 되는 것처럼 가르치고 있다.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체제 수호라는 명분으로 관념론 철학이 철학의 전부라고 호도해 세상의 근원이 물질이요 변화와 연관의 법칙의 유물철학이란 접근조차 할 수 없다.
철학 없는 삶은 방황이요, 인생의 황무지다. 목적지 없는 경기에서 우승이 무의미하듯 철학 없는 인생은 무지와 부끄러운 삶을 자초한다. 철학을 가르쳐 주지 않은 사회에서 그 사회구성원들은 이성이 아닌 힘의 논리가, 정의가 아닌 상업주의 논리가 지배하는 막가파 사회로 바뀐다.
민주주의를 배우면서도 민주의식이 없고, 노동자로 살면서도 노동자 의식도 없고, 역사를 배우지만 역사의식이 없고 종교를 배우면서 종교의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본주의에 살면서도 자본주의 윤리도 모르는 사람들로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향락과 감각이 지배하는 황량한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다. 관념철학만이 철학이라고 가르치는 교육은 신(神)을 팔아 자신의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은 종교지도자, 권력을 훔친 독재자들 그리고 이익이 되는 것이 선이라는 자본이 만들고 싶은 세상이요, 나라의 주인을 청맹과니로 만드는 우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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