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싱(earthing, 접지) 효과란?
맨발 마니아들은 맨발에 특별한 효과가 있다는 근거로 ‘어싱 이론(earthing, 접지)’을 제시한다. 지구 표면은 무한대의 자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인체가 땅에 직접 접촉하면 자유 전자가 인체로 들어와 양전하인 활성산소를 중화시킨다는 것이다. 활성산소가 염증과 만성질환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싱(earthing, 접지)에 치유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과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가설이라는 주장도 있다.
■ 어싱효과는 만병통치인가
이들은 지표면이 음전하를 띠고 있다는 전제 자체가 과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지각의 바위는 정공 전하운반체를 방출해서 양전하를 유발하기 때문에 지표면에는 양전하가 많다(2013 미국지구물리학회 발표 자료). 지표면의 전하는 날씨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번개 구름의 밑 부분은 전자가 많고 지표면은 양전하를 띠기 때문에 번개가 치는 것이라는 이론이다.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고승덕 변호사는 맨발 걷기는 혈압과 심장에 좋고, 체중 감소와 당뇨에 효과가 있으며, 염증과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수면의 질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런 효능은 맨발의 효과라기보다는 걷기라는 운동의 효과라고 주장한다. 고 변호사는 “맨발 걷기는 발바닥에 과도한 부하가 걸리고 바닥 굴곡근 사용이 증가하기 때문에(2019 논문) 족저근막염(PF)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맨발 걷기로 인한 PF 환자가 늘고 있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 맨발 걷기의 건강 효과와 주의할 점
맨발걷기가 만병통치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걷기는 혈압을 높이는 카테콜아민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고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활성화한다. 이때 혈관의 탄성도가 높아져 혈압도 떨어진다.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양질의 수면에 도움이 된다. 전립선 암 예방에 약간의 도움이 되기도 한단다. 맨발로 걸을 경우 발의 감각이 발달하고 근육들이 강해져 운동화를 신을 때보다 2배 이상 운동 효과가 높다. 자연 속에서 맨발 걷기를 즐기면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므로 폐 기능이 개선되고 경직된 근육이 풀어진다. 스트레스 해소, 체내 염증 감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도이다.
■ “맨발로 달리기보다 걷기 추천”
어싱 이론을 제창한 논문들(2007, 2012, 2015 논문)은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어싱이 심혈관에 효능이 있다는 근거로 인용되는 2015년 논문은 성인 10명을 어둡고 조용한 방에 접지 상태로 2시간 쉬게 한 후 측정했더니 혈액 점도와 적혈구 군집이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이것이 어싱의 효과인지 휴식의 효과인지 구별할 수 없다. 논문들은 대부분의 저자가 어싱 사업을 하는 회사의 업자라고 공시한다. 따라서 논문의 공정성도 의심된다.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고승덕 변호사가 법률신문에 기고한 ‘맨발 걷기를 말리고 싶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 고령자·족부질환자는 시도해선 안 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형외과 안지용 교수는 “▲고령자 ▲고령이면서 발가락이 변형된 경우 ▲뒤꿈치 통증이 있는 경우 ▲편평족(평발)·요족(발바닥의 움푹 팬 족궁이 높아진 것)인 경우 ▲당뇨족환자 ▲지간신경종환자의 경우 맨발 걷기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사람마다 발 모양이 다양해 섣불리 맨발로 걷는 것은 위험하다”며 “특히 고령층은 발바닥 지방층이 얇아진 상태여서 자극을 가하면 족저신경이 눌리면서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관절이나 인대, 힘줄 등 근골격계에 무리가 따를 수 있고 등산화와 같은 신발을 신으면 걷거나 달릴 때 관절이 받는 압력이 분산된다. 맨발로 걸으면 체중 부하가 고스란히 발목과 무릎 관절에 집중돼 통증이 생기거나 연골이나 인대 등이 손상될 수 있다. 산보다는 평지의 숲길이나 공원을 천천히 걷는 것은 바람직하다. 당뇨병 환자는 발의 작은 상처나 물집이 궤양으로 번지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맨발걷기를 조심해야 한다. 발바닥에 상처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에 습진, 무좀이 있는 사람도 자칫 통증 등의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부드러운 땅에서 천천히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맨발 걷기가 만병통치 약인가 아닌가에 대한 선택은 이제 본인의 몫이다. (끝)
.................................................
'건강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전자 조작 식품(GMO), 식탁에 올려도 안전할까? (17) | 2024.09.02 |
---|---|
아는 것이 힘인가 모르는 것이 약인가 (48) | 2024.08.07 |
‘맨발걷기 학교’까지 생긴 ‘맨발걷기’ 정말 좋은 거야(상) (51) | 2024.07.11 |
쿠바와 북한도 하는 무상의료 우리는 왜 못하나 (32) | 2024.06.24 |
유전자변형(GMO) 농산물 수입강국 우리는 괜찮나 (49) | 2024.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