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진정한 보수도 진보도 없다
“젊어서 보수주의자인 사람은 심장이 없는 사람이고 늙어서 진보·자유주의자인 사람은 머리가 없는 사람이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한 말이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 가운데 한 사람인 칼 포퍼는 여기에 빗대어 “젊어서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것이고, 나이 들어서도 마르크스주의자이면 머리가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두 사람의 말은 공통적으로 젊을수록 좌파 성향이 강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우파 성향이 강해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좌파 대신 진보, 우파 대신 보수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좌파, 우파, 빨갱이, 보수, 진보, 좌익, 우익...’ 우리나라 국민들은 귀가 아프도록 자주 듣는 단어이이지만 그 뜻을 정확하게 헤아리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 보수와 진보 어떻게 다른가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정치성향을 일컫는 말이다. 어떤 이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입장 또는 사고방식을 크게 두 부류로 구분한 것이다. 그렇다면 좌파와 진보, 우파와 보수는 같은 말일까? 둘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좌파는 나쁜 거고, 보수는 꼴통인 걸까? 좌파와 우파의 기원은 프랑스 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프랑스의 국회였던 국민공회에서 의장석을 기준으로, 급진파는 왼쪽, 온건파는 오른쪽에 앉았다. 좌석 위치에 따라 급진파는 좌파, 온건파를 우파로 부르게 된 것이 좌·우파라는 용어의 시작이다. 누가 좌파고, 누가 우파인지는 시대에 따라 의미가 조금씩 달라져 왔다.
좌파는 경제적 평등, 성장보다 분배를 충시하거 공동체·사회 전체의 이익 중시하는 입장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현 자본주의 체제에 비판적이다. 경제적인 평등,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국가가 경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에 반해 우파는 효율적인 경제 성장을 중시하며,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적인 효율 분배보다 시장주도의 이익·경제적 자유를 중시하는 개인의 자유로운 시장을 위해 국가의 경제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하고, 불평등의 해소 역시 국가 개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경제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이다 정치란 결국 경제체제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오늘날 주요하게 논의되는 경제체제는 신자유주의, 후기 자본주의, 사회민주주의 3가지 정도가 있다 신자유주의의 대표적인 나라로 미국, 한국, 일본 등이 있고 후기 자본주의는 독일, 영국, 프랑스 사회민주주의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이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체제는 신자유주의다. 즉 신자유주의를 유지하자는 입장이 보수 우파이고, 신자유주의를 벗어나 세금을 올리고 복지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 진보 좌파이다. 보수는 자유를 추구하고, 진보는 평등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3가지 경제체제 중 어느 것이 가장 좋은 경제체제인가? 그것을 알았다면 모든 나라가 같은 경제체제일 것이다. 그러니.. 간단하게 각각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알아보자.
■ 보수의 장점과 단점
보수의 가장 큰 장점은 나라의 전체적인 경제력이 성장한다는 것이다. 세금이 낮고 자유를 추구한다는 것은 규제가 약하고 세금을 많이 내지 않아도 되니 그만큼 기업이 돈을 벌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돈을 벌기 위해 설비 투자, 기술 개발 등의 활발한 투자 활동을 할 것이고, 이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나고, 사람들의 소비 활동이 늘어나 나라 전체의 경제가 활발해진다.
보수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규제가 강하지 않다는 것은 기업의 힘이 그만큼 강해진다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사회적 약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세금 또한 낮으니 이들을 도와줄 복지 또한 좋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들의 불만이 쌓여 간다면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낳을 수 있다.
■ 진보의 장점과 단점
진보의 장점은 빈부격차가 약화되고, 사회적 약자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억제된다 단점으로는 세금이 높아지고 규제가 강화된다면 기업이 소극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소극적으로 변한다면 일자리는 줄어들고, 사람들의 소비활동이 감소해 나라 전체의 경제가 침체될 수도 있다.
■ 대한민국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다
우리나라에는 정확히 말하면 진보도 보수도 없다.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 진보는 정책이 없고 보수는 철학이 없다, 지금의 보수는 보수가 아니듯, 진보도 진보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스스로 보수요, 진보라는 사람들이 쏟아내는 담론이다. “한국에 보수가 있는가”, “그간 보수를 자처하는 세력이 보인 행태는 수구”라는 비판이 쏟아지지만, 여전히 보수는 “낡은 반공에 기댄 수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보는 어떤가? ‘분열하며 이합집산’의 대명사가 된 진보는 권력을 잡은 후 수구화, 기득권화됐다. 이런 비판을 부정할 수 없다. 진정한 보수, 진정한 진보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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