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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는 이야기

'양곡관리법' 농민 살리기인가 식량주권 포기인가

by 참교육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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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식량부족남의 얘기가 아니다

쌀 초과 생산 시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게 양곡관리법이다.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여야는 또다시 극한대결이 시작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3회 국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국회 재논의를 건의했고, 윤 대통령은 "시장의 쌀 소비량에 관계없이 정부가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며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의 핵심은 쌀 자동시장격리제와 타작목재배 지원에 있다. 개정안은 쌀 생산량이 평년보다 3~5% 이상 늘어나거나 쌀 가격이 5~8% 넘게 떨어질 경우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쌀 자동시장격리제는 정부가 가격안정 장치였던 변동직불제(쌀 목표가격제)’를 폐지하면서 내놓은 약속이었다. 여기에 쌀 과잉구조를 해소하고 곡물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콩·사료작물 등의 타작목재배를 추가한 것이다.

<곡물자급률 18.5%... 방치해도 되나?>

새 기준에 따른 2021년 식량자급률은 44.4%, 곡물자급률은 20.9%. 하지만 이를 기존 건체중 방식으로 계산하면 식량자급률은 40.5%40%를 간신히 턱걸이하고 곡물자급률은 18.5%20%선이 무너진다. 자급률은 국내 소비량 가운데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로 계산하는데, 수분을 포함하는 생체중 방식에서는 분자와 분모가 같은 양(수분)만큼 커져 자급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올해 농림예산 174000억 원 중 쌀 관련 예산이 약 25%44000억 원으로 청년농 육성 예산 1조 원의 4.3, 스마트 농업 예산 2000억 원의 17.6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장격리 의무화 시 연평균 1조 원 이상 재정이 투입돼야 해 이리하면 농업생산액(202050조 원) 중 쌀이 차지하는 비중(84000억 원)16.9%에 불과한 반면, 쌀 관련 예산 규모가 약 3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밀 옥수수 자급률은 1~2%에 불과>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쌀을 제외하면 10%에도 못 미치고, 밀ㆍ옥수수의 자급률은 12%에 불과하다. 2017년 기준 밀 500t, 옥수수 1000t 등 곡물 1600t을 수입했다. 쌀이 조금 남아돈다고 해서 식량 걱정은 기우라고 보는 정부ㆍ국민ㆍ언론의 시각은 위험하다. 위기의 본질은 앞으로도 식량이 떨어지면 외국에서 싸게 수입해 먹지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두고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쌀값 안정대책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내놓아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식량주권 포기선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식량주권 포기선언"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18.5%,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쌀값 불안이 계속되면 농업 안전성이 흔들리고 식량 주권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거부권을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이 참여한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민 생존이 걸린 양곡관리법 개정을 둘러싼 논쟁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정점에 이르렀다. ‘개정안이냐, 거부권이냐하는 소모적인 논쟁만이 남았고, 국민의 주식인 쌀은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개탄했다. 윤 대통령은 농민과 농촌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정부는 쌀의 생산과 수급, 가격 보장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저버렸다고 성토했다.

<국민의 밥상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이 18.5%. 농림축산식품부가 식량 자급율의 심각성을 감추기 위해 기존의 건체중(완전 건조 중량) 기준으로 집계하던 방식을 생체중(수분 포함 중량)’ 기준으로 변경해 20.9%44.4%로 발표했다. 식량자급의 심각성을 덮고 감추기 위해 건체중생체중으로 바꾸면 식량자급문제의 심각성이 해결되는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곡물자급률은 캐나다(192%), 미국(120.1%), 중국(91.1%)은 물론 일본(27.3%)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량자급률뿐만 아니다. 지금 전 세계는 종자 씨앗 전쟁 중이다. , 배추, 고추 등 토종 채소 종자의 50%가 외국회사에 넘어갔다. 양파, 당근, 토마토의 종자는 80% 이상이 넘어갔다. IMF 외환위기 이후 종자 권리를 갖고 있던 업체들이 해외에 팔린 탓에 우리 농산물의 약 70%는 외국 씨앗에서 나오고 있다. 유전자변형식품이 우리 밥상을 점령하고 식재료의 70%가 외국산 종재로 재배되고 있는 현실을 덮어두고 건체종체냐로 식량자급율 타령을 하고 있는 정부는 다가올 식량무기화 시대의 심각성을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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