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을 하겠다는 것은 공교육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 아닌가?’
‘문제 학생들을 모아서 가르치는데 그렇게 많은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예산 낭비야!’

공립에서 대안학교를 만들겠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쏟아진 비판의 소리다. 대안학교에 대한 비판은 예산이나 학교 정체성에 관한 문제뿐만 아니었다.

공립학교교사들이 왜 그런 학교에 가서 고생하려고 자원하겠어? 인센티브를 줘서 좋은 선생님들을 유치해야해’
‘어떤 학부모와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아라는 걸 낙인찍으려고 그런 학교에 보내겠어?’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숙형공립대안 태봉고등학교가 설립됐다. 교원들의 퇴근시간이 없는 학교. 사라진지 이미 오래된 교원들의 일숙직까지 해야하고... 그러면서도 교사들에게 그 어떤 인센티브도 주어지지 않는... 스스로 자원한 선생님들로 구성된 학교. 문제아들이 모이는 학교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2.25 : 1이라는 경쟁을 통과해 모인 학생들로 구성된 학교가 태봉고등학교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태봉고등학교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까?


우려했던 일들이 없었던 게 아니다. 그러나 그런 일들은 ‘이미 각오한 선생님’들의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한 학년이 지난 지금 학생들은 어떻게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지금 태봉고등학교는 ‘조용한 혁명’으로 표현해도 좋을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영수 암기위주의 수업에 진절머리가 난 학생들. 그들에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학생들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어를 비롯한 일부 교과목. 자기의 적성에 맞는 동아리활동을 찾아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의욕을 보이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가능성을 믿고 그들의 진정성을 믿어주는 선생님이 있고 일류대학을 위한 경쟁에 내 자식을 등 떠밀지 않겠다는 부모들의 통 큰 사랑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LTI와 같은 진로교육이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YMCA를 비롯한 시민단체들. 청소년 지원 단체들. 대학을 비롯한 개인 사업자들까지 태봉교육의 철학에 공감하고 협약식을 맺어 대안교육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다고 하면 과장된 표현일까? 아직도 많은 교육자와 학부모들은 태봉교육을 우려반 기대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복장이며 두발이 학생다워야 한다는 통제와 단속의 시대의 틀을 깨자. 교복이며 머리카락의 길이와 같은 외형은 학생들의 자율에 맡기자. 통제와 단속이 아니라 신뢰와 사랑으로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철학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공감대를 만들어 우려가 기우로 바뀌고 있는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상업주의가 만연한 사회. 청소년들이 내일의 주인이 아니라 돈벌이의 대상이 되는 한 학교교육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교육의 성공은 우수한 학생, 훌륭한 선생님들로만 가능한 게 아니다. 학교의 담벼락을 높이 쌓고 원론적인 지식만 많이 가르친다고 좋은 교육이 되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려는 교육정책과 학교장의 교육철학, 그리고 지역사회의 협조 없이는 성공적인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교육을 상품이라고 강변하는 일부 학자들의 논리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대물림을 정당화시키는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학교에 태봉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대안교육은 더 이상 실험학교가 아니다. 온갖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를 찾아 가고 있는 태봉고등학교는 출발한 지 1년도 채 못됐지만 태봉고등학교를 한번 찾아와 보면 태봉교육은 절대 실패할 수 없다는 확신을 얻게 된다. 왜냐하면 자신이 꿈꾸는 내일을 만들기 위한 학생들의 해맑은 의욕과 웃음이 있고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서라면 전출이나 승진을 위한 점수따기가 아닌 교육자로서 신념을 실천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태봉고등학교가 있기까지 땀흘린 분들에게 진심어린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태봉고 교지에도 실렸습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