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그랬다. '빚진 것이 없는 대통령, 학벌에서 자유로운 대통령, 서민출신의 개혁적인 젊은 대통령....'이었기에 그분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다. 특히 교육다운 교육을 못해 희생자가 된 교육가족들은... 시험문제 풀이로 날밤을 지새는 학생과 사교육비 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학부모들, 교과서 지식만 주입하면서 그것이 교육이라고 착각하는 선생님들... 그리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교육관료들... 학자들...
<이미지 출처 : 한국경제>
그런데 그런 애절한 기대는 임기를 마치고 돌아갈 때 그것이 '한여름밤의 허황된 꿈이였음을 다시 확인하곤 해야 했다. 그 다음 대통령도 그 다음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무대에 올려진 삐에르처럼 그렇게 관객이 된 주인은 또 다시 이번에야 하는 기대로 연기자를 보면서 살아야 하는 신세가 된 주권자.... 오늘도 그 주권자 아니 교육수요자는 기다리다 지쳐 목이 점점 길어 슬픈 사슴이 되어 가고 있다.
돌이켜 보면 사람들은 참 순진하다. 아니 순진하다 못해 바보스럽다. 안되는 줄 알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이번에야 우리의 꿈이 현실이 되겠지...그러면서 또 기다리고.. 다시 문재인정부가 출범한지 5개월하고도 10일째다. 교육을 살리겠다며 내건 문재인정부의 13개 영역 56개의 교육개혁 청사진은 혹 김영삼 노무현정부가 구호처럼 내걸었던 5·31 교육개혁의 재탕이 되는 건 아닐까?
문재인정부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강고하다. 6개월이 가까워 오는데 지지율이 7~80%를 오르내릴 정도로 요지부동이다. 나도 그랬다. 문재인대통령이 당선 된 후 그의 행적을 보면서 지지자들과함께 손뼉을 치고 눈물도 글썽거리며 감동의 시간들을 보냈다. 사람으로서 차마 못할 짓을 골라가며 하던 양아치정권 때문일까? 아니면 그 혹독한 추위에서 온몸을 던져 쟁취한 촛불혁명의 성공 때문일까?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에서 하나 둘 실망이 늘어나고 있다. 군사주권을 회복해 우리도 미국의 아바타가 아닌 당당한 대한민국의 군사주권을 행사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공약을 뒤엎고 도둑처럼 이땅에 사드를 배치했다. '기다려 보자.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린 국제사회에서 약소국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날로 나는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우리의 반쪽 북한은 그 복잡한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저렇게 당당한가 생각하면 화가 나서다.
교육은 어떤가? 김상곤 교육부총리...! 그가 경기도 교육감이엇을시절... 나는 그에게 큰절이라도 하고 싶다는 글까지 썼던 일이 있다. 암담한 시절 그는 학생인권조례를.. 그리고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무너진 교육을 살리자고 몸부림치던 사람이다. 누가 그를 지지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도 '역시나...'가 되어 가고 있다. 더 기다려보자고 한다. 너무 성급하다고들 한다. 그럴까? 그가 해낼 수 있을까?
다음 선거 때가 다시 오면 '나는 문재인정부의 지지를 철회한다'를 다시철회할 수밖에 없다, 야당이 하는 꼴을 보면 그렇다. 적폐의 대상이 오히려 큰소리다. 반성하기는커녕 누가 주권자를 더 많이 속여먹느냐 시합이라도 하는것 같다. 정치권은 이렇게 집안싸움에 주권자들을 못속여 안달인데 순진한 국민들은 또 구경꾼이다. 언제쯤이면 '닭쫒던 개 지붕쳐다보기' 격이 아닌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대접받으며 살 수 있을까?
아래글은 누무현대통령이 당선돼 지지자들이 기대로 들떠 있을때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입니다. 지난 18일에도 답답해서 '문재인정부 교육개혁, 왜 지지부진한가?'라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제 부족한 판단이 사실이 아니기를 기대해 봅니다. 숨쉬기조차 답답했던 시절 저는 오마이뉴스에 이렇게 단말마캍은 하소연을 쏱아냈지만 달라진게 없습니다. 아니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고 실망감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안 되는 줄 알면서 바보처럼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제가 오마이뉴스에 쓴 글들입니다.)
개혁 대상자가 내놓은 개혁안으로는 안 된다(2003년 2월 2일)
역대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어했지만 단 한 사람도 성공하지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교육분야 공약으로 교육재정 국내총생산(GDP) 6% 확보, 공교육 내실화, 5세아 전면 무상교육, 4세아 이하 보육비 50% 지원, 지방대 육성, 고교 무상교육 임기내 시행 등 의욕적인 개혁의지를 담고 있다.
노 당선자가 추진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공교육 내실화다. 고교 평준화의 폐해를 해결하고 역대 정부에서 오랜 과제로 꼽히면서도 뚜렷한 해결을 못했던 입시제도 개선이 공교육 내실화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이미지 출처 : 매일경제>
빚진 것이 없는 대통령, 학벌에서 자유로운 대통령, 서민출신의 개혁적인 젊은 대통령 등의 노당선자의 호칭에서 보듯 역대 대통령에게서 볼 수 없었던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반세기가 넘게 뿌리 내린 기득권 세력들의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의 고리를 끊고 교육개혁이 가능할 것인가에 국민들은 관심과 기대에 부풀어 있다.
역대 대통령보다 노당선자가 교육개혁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지엽적인 문제, 개혁의 대상자가 내놓은 안으로는 개혁은 불가능하다.
연간 29조에 이르는 사교육비문제와 해마다 6,70만명을 한 줄로 세우는 수학능력고사,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비민주적인 교장 자격제를 바꿀 수 있을 것인지 교사와 학부모들의 기대반, 회의반이다.
정부는 입시 위주의 교육을 바꾸기 위해 정부수립 후 대학별 단독시험제, 대학연합고사, 대학입학예비고사 등 무려 여덟 번이나 바꿨다. 그러나 현행 수학능력고사는 수험생에게 학교성적과 수능성적을 다 잘 받아야하는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입시문제는 해결 못한 것이 아니라 해결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사교육비 문제며 수학문제까지 외우는 입시교육은 이미 해결의 기반은 마련되어 있다. '수학능력고사제'를 도입한의도를 제대로 살리면 해결 못할 리가 없다.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의 여부를 측정하는 것이 수학능력고사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쉽게 출제하면 사교육비문제가 대두될 리 없다.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것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뜻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없는 지식을 출제자의 의도에 따라 출제한 문제를 퀴즈식으로 풀이하려다보니 문제풀이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교가 무너지는 이유는 학교가 교육과정을 팽개치고 시험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수능문제를 '미로 찾기'식으로 풀이하다보니 학교는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라 학원이 되고, 학원강사와 교사를 비교하게 된다. 시험문제를 잘 풀이해 좋은 성적을 받게 하는 것이야 당연히 학원강사가 낫다. 고등학교가 서열화되어 있으면 중학교는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라 문제 풀이를 해주는 곳이 된다.
중학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를 평준화하면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학을 평준화하면 고등학교가 시험준비를 하는 곳이 아니라 교육을 하는 곳으로 바뀔 수 있다. 마찬가지로 대학을 상향 평준화하면 고교교육이 정상화된다. 이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고교를 평준화하면 학생들의 실력이 하향평준화된다고 걱정한다. 여기서 실력이란 수학문제를 암기한 성적이 높아지는 의미로 풀이한다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엄연히 고등학교가 요구하는 교육과정이 있고 그 과정을 얼마나 충실히 이수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실력이란 교육과정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가의 여부를 나타낸 수치여야 옳다.
대학을 평준화하면 고등학생들의 성적이 뒤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다. 모든 사람들이 다 대학교육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사람대접도 받고 결혼이나 승진이나 직업선택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대학을 반드시 졸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가? 영어는 도구적인 교과다. 불어를 잘하는 사람이나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보다 영어를 잘하면 훌륭하게 보이는 것은 거품이다. 사람의 인격을 특정국의 언어능력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국어, 영어, 수학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는 마감해야 한다. 노당선자는 학벌문제나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덮어두고 또다시 입시방법을 바꾸는 위장개혁을 할 경우 교육개혁은 실패한다. 권력화된 기득권자의 눈치를 살피는 개혁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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