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고 판단했다"
"우리의 안보 상황이 과거 어느 때보다 엄중해졌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드 임시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우리는 그에 대한 방어능력을 최대한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사드 임시배치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나온 말이다. 이제사 밝히지만 나는 문재인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고 기대했던 문재인후보가 당선됐다. 취임하기 바쁘게 그가 취한 조치에 열광적인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공약을 어기고 사드추가 배치를 하면서 이런 내용의 성명서를 냈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되면 속이 시원한 일, 신나는 일들만 만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차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일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인사문제가 그렇고 검찰개혁이 지부진하고 세월호도 제자리 걸음이다. 교육개혁은 시작부터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김대중, 노무현대통령의 전철을 밟는게 아닌가?’....하는 걱정을 감출 수 없다.
그런데 침묵할 수 없는 일이 나타났다. 대북정책이다. 사드를 전격 배치한 것이다. 대북정책이야말로 민족의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다. 지지와 비판은 또 다른 문제다. 아니 진정한 지지는 따가운 비판이다. 침묵하는 것은 공범자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다. ‘나는 오늘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를 철회한다’고 페이스 북에 선언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의 예상은 빚나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부가 아니라고 ㅈㄹ을 해라’, ‘ㅁㅊ노인네’, ‘선생님 이런거 그만 올리세요’, ‘약드세요’ ‘ 실망했습니다’ ‘적당히 하셔야지요 ㅠㅠ, 세상살이엔 나만 있는게 아님을 알려드리고 싶네요’...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생각 났다. 맹신적인 지지... 자칫 문재인대통령을 맹신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문재인정부를 망칠수고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참 맘이 편치 못하다. 동지인줄 알았던 페친들이 내 블로그에 쏟아놓은 악담에 가까운 비난 글을 보면서 이게 민주주의 국가인지, 그들이 건강한 민주의식, 비판의 식을 가지 사람들인지 의심이 든다. 그들은 나를 보고 어른답지 못하다고 하고 나잇값을 하라고도 한다. ‘어른답다’는 것, ‘나잇값’이란 어떤 것일까? 잘못을 보고 모른체 하고, 침묵하는게 어른다운 일인가? 앗차 하는 순간 한반도가 불바다가 될지도 모르는데 침묵하는게 나잇값을 하는 일인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주의란 지도자가 잘못된 정책을 언제든지 비판할 수 있도록 언로가 열려 있고,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그런 곳이다. ‘내 생각은 맞고 내 생각과 다르면 잘못된 생각이다’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것, 이해하는 것, 양보하고 타협하고, 배려하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곳이 민주주의요, 공화국이다.
민주사회에서는 절대로 침해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이 있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다. 이를 인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인간의 존엄성이라고도 한다. 헌법을 만들고 대통령이나 국회가 있고 법률과 조례를 만든 이유도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지켜주기 위해서다. 이 인간존중의 가치야 말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할 절대적인 가치요, 신앙이요, 대헌장이다. 오죽했으면 독인은 헌법 제 1조에 ‘인간의 존엄성은 침해되지 아니한다. 모든 국가권력은 이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했을까?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도, 법을 만든 이유고 검찰이며 사법이 존재하는 이유도 시민단체가 존재하는 이유도 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도록 하자는게 아닌가? ‘잘못을 보고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비판하지 못한다면 그게 어디 민주주주의이며 인간의 존엄성은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내편이기 때문에... 고향사람, 동지이기 때문에... 동문이기 때문에... 잘못을 냉정하게 지적하고 비판하지 못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우리사회는 오랜 세월동안 권력의 억압에 짓눌려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권리행사를 못하고 권력의 눈치를 보며 불행한 역사를 살아왔다.
비판이 없는 사회는 개인은 물론 단체나 국가도 썩기 마련이다. 건강한 비판이야 말로 우리사회를 맑히는 지킴이다. 남의 다름은 인정하고 겸허하지만 당당하게 비판하고 받아 들이는게 민주시민의 자세가 아닌가? 민족의 생존이 결려 있는 문제를 우리편이니까 덮고 감추자는 것은 자칫 비굴한 아부근성의 다른 모습이 아닐까? 유신헌법을 모른체 하고 살인자가 집권하는데 침묵하거나 동조했던 자들이 그런 풍토를 만들어 놓은 게 아닌가?
나도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한 정부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그가 모든 것을 다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족의 생존이 걸린 남북문제는 다른 정책실패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무조건의 지지는 맹신이다. 이 악성종양을 덮어두고는 건강한 정부도 국민이 주인되는 세상도 만들기 어렵다. 내가 지지하는 정부일수록 그의 정책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야 말로 민주정부를 세우는 첩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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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1년 8월 22일 열린 첫 공판 이래 7년째 재판을 방청, 기록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가 57명의 증언자의 증언을 중심으로 엮은 800여쪽의 기록입니다. '천안함 7년, 의문의 기록' 구매 -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클릭하시면 구매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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