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대학을 왜 가려고 하는가? 우리나라에서 일류 대학이란 그 사람의 인품이요 사회적 지위요, 평생을 달고 다니는 피부색과 같은 것이다. 어디를 가든지 '서울대출신, 고대출신...' 하면 그 사람을 다시 쳐다 볼 정도다. 사람의 가치를 대학 출신 여부로 서열을 매겨뒀으니 당연한 결과다. 학벌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나타나는 기현상이다.
우리사회에서 출세하고 인정받고 대접받으려면 일류대학을 나와야 하고 그 사람이 사회생활을 재대로 하려면 훌륭한 선배(?)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학벌 사회에서 선후배란 빽이요, '우리가 남이가?'의 관계다. 어떤 사람이 대학을 졸업 하고 신문기자가 됐다고 치자. 신문가자가 살아 남는 길을은 특종을 치는거다. 담당분야의 선배없이 성실하기만 한 사람이 특종이라는 행운을 기대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제 국가다. 헌법에는 민주주의요, 평등사회라고 하지만 현실에는 민주도 공화도 찾아보기 어렵다. 사람이 됨됨이는 출신학교가 그리고 사회적 지위가 결정한다. 사회적 지위가 곧 인품이 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지위가 그 사람의 인품인 사회에는 공과 사를 구별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사장은 사적으로 만나도 사장이요, 회사에서 부장은 사회에 나가서도 부장이다. 아니 본인뿐만 아니라 남편의 직장 지위는 아내들 모임에서조차 서열이 매겨 진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은 인격까지 결정 되는게 한국사회의 계급문화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에는 오래 전에 썼던 글을 여기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2년 01월 05일, (바로가기) '▶수능은 자격고사제로 바뀌어야 ' 이르는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입니다.
수능은 자격고사제로 바뀌어야
논설위원 2002년 01월 05일 토요일
수학능력고사제도가 바뀐 첫해의 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새로운 수능개편안이 발표됐다. 지난 연말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체제개편안’은 수험생의 특기나 적성을 존중해 수능 응시과목에 대한 선택권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능이 모든 수험생을 대상으로 획일적인 서열을 매기던 방식에서 수험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공부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현행 수능고사와 다른 특색이다. 그러나 새 수능개편안은 시행이 불투명한 7차 교육과정을 전제로 한 안으로 현실을 무시한 이상적인 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새 수능개편안이 발표되자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반대 성명을 내고 새 수능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 수능개편안은 각 대학들이 전형자료로 활용하겠다고 지목한 특정과목의 선택을 집중적으로 출제하기 때문에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출제 교과목이 심화 선택과목 중심으로 집중되면 결과적으로 수능의 난이도를 높여 사교육비 부담의 가중은 물론 대학과 고등학교의 서열화를 부추기게 될 것이다.
수학능력고사란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시행취지와 달리 전국의 수험생을 한 줄로 세워 일류대학의 입학자격을 부여하는 선발고사로 변질된 것이다. 더구나 현장에서 적용과 시행이 어렵다는 고교 선택교과제 등 7차 교육과정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기 위해 도입된 새 수능개편안은 고교 교육을 더욱 혼란으로 몰아 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능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국어.영어.수학은 기본으로 하고 과학탐구.사회탐구.직업탐구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영.수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이 불가피하게 된다.
수능은 수험생이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판정하는 자격고사제로 바뀌어야 한다. 대학의 학생 선발에 맞추려고 고교 교육을 파행으로 몰아선 안된다. 고등학교가 교육과정을 무시하고 대학의 눈치를 보는 한 고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현행입시보다 약간 전향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정상화에 역행하는 개정을 반복한다면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일류대학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못하는 어떤 입시제도의 도입도 교육정상화에 기여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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