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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관련자료/입시

2월 수업, 일제시대 3학기제 유산인 줄 아세요?

by 참교육 2016.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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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이 가까워 오고 있다. 필자가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제안한 지가...ㅜㅜ 

좋은 생각이나 제안을 받아들여 고치고 바꾸는게 좋은 나라를 만드는 비결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명인사의 말,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말은 필요이상 시시콜콜한 후문까지 다 쓰면서 보통 사람들이 하는 말이나 충고는 쇠귀에 경읽기다. 


▲ 초·중·고·대학교의 개학을 현행 3월에서 9월로 옮기는 9월학기제 도입이 검토된다는 소식에 많은 네티즌들이 추진이유와 배경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울릉군 울릉초등학교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 : 오마이뉴스


한번 생각해 보자. 

일제 강점기시절에 쓰던 '국민학교'라는 이름. 그 국민학교란 '우리 국민을 일본 천황의 충실한 백성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이 황국신민을 만드는 학교인 국민학교라는 이름을 바꿔야한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제안했지만 '국민학교'를 버리고 '초등학교'가 되기까지 걸린 세월이 무려 41년이다.


지금 학교는 긴긴 겨울 방학을 마치고 개학했지만 등교한지 열흘도 채 안 돼 다시 방학을 했다. 말이 등교지 교과서를 다 배우고 학년말 성적표까지 다 만들어 놨는데 출석일수만 채우기 위해 개학했으니 공부가 될리 없다. 출석일 수를 채우기 바쁘게 다시 봄방학에 들어가는 3월 학기제...! 이런 모순 투성이의 학기제가 일제강점기시절, 일제의 3학기제 유산이라는 걸 정부는 알고 있을까? 


제가 '학기제도 이대로 안된다'는 제안을 1998년부터 했으니 벌써 20년이 가까워 온다. 학기제를 바꾸는 것도 황국신민을 기르는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는데 걸리는 41년의 세월이 필요할까? 하긴 법이 있어도 지키는 사람은 순진한 국민들뿐이니까 학기제를 바꾼들 달라질게 무엇일까만 잘못을 그대로 두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정부의 배짱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지금 봄에 1학기를 시작하는 국가는 한국(3월초)과 일본(4월초) 외에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일제 강점기시절 3학기제도 4학기제로 바뀌었는데 공부도 하지않고 출석일수를 채우기 위해 등교했다가 다시 방학에 들어가는 이 지지리도 못난 학기제 하나 안바꾸고 고집하는 정부는 뭘하는 곳인가? 그렇찮아도 며칠 전부터 심기가 불편해 밥맛조차 없다. 참으로 어렵게.. 그것도 반세기가 훨씬 더 지나 어렵게 어렵게 만든게 개성공단이 아니가? 그 개성공단을 국민들에게 말 한마디 없이 전광석화처럼 폐쇄조치를 한 걸 보니 학기제 같은 것은 알고도 모른 채하는 무슨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공생 가능성을 모색할 수도 있는 세계 역사상 경이로운 개성공단을 폐쇄한 이토록 잔인한 정부라면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정치도 교육도 경제도 언론도... 사실 막다른 골목에 내 몰렸다. 하긴 일베들이 활개를 치고 관변단체들이 애국자노릇을 하고 있으니 친일의 후예인 새누리가 애국집단이 되는 건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래도 한가닥 나라가 백척간두에 선 현실을 안타까워 하는 교육자들에게 다시한 번 제안하고 싶다. 식민지시절 학기제를 앞으로 계속 고집하는 정부를 구경만하고 있을지.... 1998년에 오마이뉴스에 썼던 '학기제도! 이대로 안 된다'는 글을 여기 다시 소개 해 본다.           






학기제도! 이대로는 안된다.


1998. 1. 30



안녕하십니까? 김용택입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2월초를 전후하여 긴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합니다.

초등학생보다 체력면에서나 심리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춘 대학생들은 아직도 방학중인데 초중등학생들은 개학을 합니다. 교과서 진도도 거의 끝나고 개인별 성적 산정도 마친 2월의 수업은 아이들의 표현을 빌리면 설렁하기 그지없습니다. 2주간의 2월 수업은 지난해 연말에 남긴 단원을 억지로 붙들고 있거나 비디오를 보거나 자습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설 연휴와 겹쳐 개학하고 다시 휴가로 들어가는 모순을 안고 있어 더욱 부실하게 운영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교재를 배우는 학생들은 새해 들어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하겠다는 각오를 실천할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특히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은 진로가 확정되어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등교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행 학기제는 1학기 19주, 2학기 17∼19주로 짜여져 있습니다. 대학에 비해서 초중등학생들의 수업지속 시간이 더 긴 셈입니다. 혹한기가 계속되는 2월초에 개학을 하여 난방시설도 안된 교실에서 추위에 떨면서 수업을 하다가 봄기운이 드는 2월말에는 다시 봄방학을 하는 것입니다.


전보내신을 내 놓은 교사들도 안정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공립학교 교사들은 2월말이나 3월초에 신규, 전보 이동 발령을 받게 됩니다. 40일 전후의 방학과 2월의 한가한 시간을 허비하고 3월초의 급작스런 발령은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랴부랴 학급담임을 맡게 되고 학생 파악과 연간 교육계획을 세우느라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도서 벽지나 근거지에서 먼 곳으로 발령을 받는 경우에는 방을 구해 이사를 가거나 자녀들을 전학시킬 여유도 없습니다. 부동산 값이 들먹이는 3월 초순에 이사를 하게 되어 박봉의 교사들에게는 이중의 부담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3월 신학기제는 1월중에 교원 전보발령과 새 학년도 준비를 완료하고 2월 중순에 새 학년도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교사들의 전보를 12월말이나 1월초에 시행하면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 맡게 될 담임으로서 학생 파악이나 교육과정운영계획을 여유를 두고 주도면밀하게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2월말에 전보나 신규발령을 받은 교사들은 교재의 연구는 물론이고 학습자료의 개발이나 업무분장의 파악 그리고 교실 환경정리 등을 차분하게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방학 전에 교사의 인사이동이 끝나고 긴 방학을 이용하여 새 학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각 학교의 졸업식은 2월 중순에 거행됩니다. 상급학교 진학이 적었던 20∼30년 전만 하드라도 학교의 졸업식은 개인적으로 인생의 매듭을 짓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가족에게는 경사스러운 일로 성대하게 치러졌지만 절대다수가 진학을 하는 오늘날에는 졸업식의 의미도 달라져야 합니다. 학년도가 끝나는 12월말로 졸업식을 치르는 것이 새해를 맞아 마음의 각오를 다질수도 있고 1∼2월의 공백을 이용하여 자기가 계획하는 일을 실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2월의 2주간 수업은 설 연휴와 겹쳐 개학하고 졸업식, 종업식과 겹친다는 점에서 수업의 연속성이나 누적성, 효과성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또 2월의 학교는 혹한기여서 난방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의 입학시기도 3월 초순입니다. 어린이들이 학교생활을 하기에는 꽃샘추위를 견디기 힘이 듭니다.


새싹들이 오들오들 떨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입학식을 하는 모습도 보기가 민망스럽습니다. 입학시기를 3월 중순으로 바꾸면 이러한 문제점은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회계연도와 학년도가 다른면에서 오는 문제점도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의 회계연도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이지만 학교의 학년도는 해를 넘겨 다음 해 2월말로 되어 있어 예산의 수립, 집행, 결산에 많은 불편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의 2월 수업은 일제시대 3학기제의 유산입니다. 황국신민 학교의 약자인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고치는데 50년이나 걸린 우리나라는 일제 3학기제의 유산을 고치는데도 앞으로 몇십년이 더 걸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huffingtonpost>


얼마 전 교육개혁위원회에서 9월 학기제를 검토중에 있다는 언질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시행방안에 대해서는 이야기된 바 없습니다. 교육개혁위원회에서 거론되었던 9월 신학기제도 또한 기독교의 전통에 따른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부활절을 고려한 그들의 전통을 고려한 것입니다. 우리의 학사력은 우리의 농경문화와 전통을 고려하여 재고되어야 합니다.


새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학생들은 새해를 맞아 새학년의 각오를 지니고 학교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더구나 IMF의 한파에 대비한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도 현재의 학기제도는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옛날 썼던 글을 여기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1998년 01월 30일 (바로가기▶)'학기제도! 이대로 안 된다'라는 주제로 쓴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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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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