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2013.02.11 07:00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8도까지 떨어지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2천900여만명에 달하는 국민들의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한국도로공사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전국적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하루 평균 교통량이 370만대(설 당일 445만대)로 지난해보다 8.7%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도로공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설, 추석 연휴동안 총 101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총 110명의 경상자, 59명의 중상자, 5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통계다. 연휴동안의 교통사고로 발생한 고속도로 인적피해비용은 12,579,160,000원입니다. 이 액수는 1건 당 인적피해비용을 5,566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의 금액이다. 이 비용은 4인 가족 월간 최저생계비(월 1,495,550원)의 무려 8,411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헤어져 살던 부모 형제를 만나 조상에 차례를 올리는 아름다운 풍습이야 누가 탓할 것인가?

오랜만에 손자손녀를 만날 수 있다는 부모님들의 기쁨이며 조상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그분들이 살다 가신 뜻을 새기는 미풍양속을 탓하자는 게 아니다. 그러나 명절 하면 여성의 명절 중후군이며 부모를 모시는 문제며 종교문제, 재산문제 등 가족간의 불화와 갈등.... 등 명절문화의 부정적인 측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이미지 출처 : 한국도로공사>

 

명절만 되면 민족 대이동이 계속되는 원인이 무엇일까?

 

자녀들이 성숙하면 직장을 따라 객지로 가서 살기도 하고 혹은 여러 가지 사연으로 고향을 등지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런 것과 무관하게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야하고 똑같은 일이라도 서울에서 일어 난 일은 중요하게 되는 서울민국이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 인구가 국내 인구의 48.3%, GRDP 47.7%, 사업체수 56%, 대학 39%, 대출금 비중 62.6%, 공공기관의 85%, 금융기관의 67%가 몰려 있는 게 정상인가?

 

우리나라는 지역사는 없다. 중앙집권체제의 역사가 만들어 놓은 결과이기고 하지만 우리는 양반의 역사, 서울의 역사만 있고 지역사는 없다. 학생들은 당연히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서울 소재 대학을 진학하는 게 청소년들의 꿈(?)이다. 정부를 비롯해 모든 게 서울중심이다. 능력 있는 사람은 서울에 살고 무능한 사람(?)은 지역에 사는... 거주지조차 서열화된 게 우리나라다.

 

민족의 이동을 만든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명절문화, 오늘의 소비문화를 만들어 놓은 건 자본의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국적불명의 소비문화가 소비문화를 조장하듯 상업주의 문화가 문화일반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명절이 대목이 된 이유도 명절 한 철 벌어들이는 수익을 포기할 수 없는 자본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그래서 힘 있는 사람들의 요구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다음 검색에서>

 

제사문화는 어떤가?

 

삼강오륜은 무너졌는데 왜 2천5백여년전, 공자의 예법과 송나라 주자가 자기네 조상을 섬기던 봉사예법인 제사 문화는 왜 바뀌지 않는가?

 

부모님 차례상에 올릴 제사음식을 상인들에게 맡기는 것까지는 이해하자. 그런데 차례를 지내는 축문에서부터 격식에 이르기까지 왜 주자네 가문의 격식을 고수해야 하는가? 문화란 시대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농경시대 문화, 계급사회의 문화가 인터넷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다는 건 문화변동의 법칙에도 맞지 않는 것이다.

 

제사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면에는 양반제도가 남긴 아픈 상처가 남아 있다. 제사문화를 바꾸지 못하는 건 제사문화를 바꾸거나 고치면 사문난적(斯文亂賊) 취급을 당했던 성리학 사상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양반의 흉내를 내고 싶었던 천대받던 서민들의 한과 장사꾼들의 농간이 제사문화를 바꾸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했던가? 5대 봉사 (奉祀)를 하는 가문에서는 매달 한번씩 제사를 지내야 하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돌아가신 조상님 모시려다 산 자손이 허리 한번 펼 날이 없는 집안도 있다. 가난한 집안에 격식을 갖춰 제사를 모신다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뿐만 아니라 제사문제를 놓고 자손들끼리 불화까지 그치지 않고 있으니 이런 현실을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일일까?

 

조상을 섬기고 헤어져 살던 가족들과 만나는 아름다운 명절을 없애자는 게 아니다. 여성들의 명절 중후군, 가족간의 불화 그리고 엄청난 에너지소비와 시간낭비를 모른 채하고 살아야 할까? 미풍양속이라는 이름으로 농경시대문화, 제사문화를 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기만 할까? 시대의 흐름에 맞게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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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을이두 시어머님 돌아가시고 나면..
    친정처럼 아주 간단하게 모실까 생각중입니다.
    그게 잘 될진 모르지만...
    모든게 다 변호ㅏ하는데...제사문화는 꿈쩍도 않고 있으니...쩝~
    그래도 즐겁게 합니다.ㅎㅎㅎ

    휴일 잘 보내세요

    2013.02.11 08: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베네피

    공감하네여

    2013.02.11 11:40 [ ADDR : EDIT/ DEL : REPLY ]
  3. 깊이 공감합니다

    명절은 오랜만에 가족들 얼굴보고

    이야기도 많이 나눠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집이 많죠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2013.02.11 13: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없어져야할 인습

    저희집도 제사때마다 아버지와 말다툼이 있습니다
    30년동안 제사 모셨으면 이제그만 할때도 됐지 않느냐고 모든 가족들이 찬성하는데
    유독 아버지만은 완강하십니다
    조선조 초기때 양반이 전인구의 7%였고 후기때 이르러서는 70%에 달했다는 사실은
    사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양반의 후손이 아니라는 방증이죠
    그런데도 소위 조선시대에 양반들이나 지냈던 제사를 지금가지 지낼 필요가 없는데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바뀌기 힘든가 봅니다
    자신들이 만든 제도에 구속되어 힘든 줄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올해도 결국 아버지와 큰소리 내고 말았습니다

    2013.02.11 13:41 [ ADDR : EDIT/ DEL : REPLY ]
  5. 집안이 어려울 때도 제사를 지내는데 엄청난 돈을 들였고
    그래도 굶어도 제사 지내겠다고 하셨고..
    요즘도..신토불이로 제사상 차려야한다고 해서
    나물 말리느냐 봄이면.. 어머니가 너무 바쁘세요
    딸입장에서는 형식도 제수도 조금 바꾸면 좋겠는데...
    제사 물려받겠다는 사람도 없고...큰아버지도 싫으시다는데
    줄이는게 그렇게 힘드신가봅니다...
    명절이 이렇게 속상한 일만 반복되면.. 제사는 사라질테고
    차라리 여행을 가는거나 같이 모여서 노는게 더 낫다고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사를 다이어트 못해서 그 전통이 사라질 거라 봅니다..

    2013.02.11 13: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공감합니다..

    2013.02.11 14: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해바라기

    손님을 치뤄야하는 여성들은 명절이면 정말 힘들어요.
    간소히 해야 한다면서도 그렇게 안 되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설 연휴 오후도 좋은 시간 되세요.^^

    2013.02.11 17:02 [ ADDR : EDIT/ DEL : REPLY ]
  8. 돌돌이

    북한이 설 추석 제사를 인습이라구 폐지하려고 했어죠. 참교육님도 똑같은 생각을 하시네요. 근데 북한도 결국 실패했습니다. 거기도 상업주의와 소비주의가 만연해서 일까요? 왜 안없어질까요?

    2013.02.11 22:15 [ ADDR : EDIT/ DEL : REPLY ]
    • 돌돌이

      참고로 조상에게 추수한 음식으로 제를 올리는건 유교와는 무관한 우리네 전통입니다. 절차와 격식에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긴 했지만 중국의 그것과는 차이가 매우 큰 우리네 고유의 양식입니다. 하지만 마르크스식 관점으로는 인습과 미신에 불과하겠죠.

      2013.02.11 22:20 [ ADDR : EDIT/ DEL ]
  9. 쓸때없어

    시간적낭비와 비효율적인 이런문화 이젠 좀
    사라져야할텐데 명절증후군 스트레스 휴
    진짜 싫으네요!

    2013.09.19 08:12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