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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교사! 그는 누구인가?

by 참교육 2012.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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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도종환-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이 땅의 가장 순박한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나룻배 타고 강 건너며

강물 위에 반짝이는 아침 햇살 만지며 오는 아이

등교길에 들꽃 여러 송이 꺽어와 교탁에 꽂는 아이

논둑밭둑 땀으로 적시고 풀잎냄새 풍기며 일하는 아이

과일냄새 흙냄새가 단내로 몸에 배어 달려 오는

그런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파도를 가르며 이땅의 가장 궁벽진 섬으로 갑시다.

어젯밤 갱도에 아버지를 묻고 검은 눈물자국

아직 지워지지 않은 아이들 곁

지게마다 가득가득 빈곤을 지고 한평생 땅을 파다

얼굴빛 흙빛이 된 아버지 둔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그들이 삼킨 눈물

그들이 귀에 못박히도록 들은 신음소리 곁으로 갑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거짓이 없는 학교로 갑시다.

아이들의 초롱한 눈 속이지 않는 학교로 갑시다.

올곧은 말씀 진실한 언어로 가득 찬 교과서 들고

교실문 들어설 수 있는 학교로 갑시다.

끝종소리 들으며 진리를 바르게 가르친 보람으로

가슴 뿌듯해 오는 그런 학교로 갑시다.

가서 티끌만한 거짓도 걷어내는 선생님이 됩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휴전선 철조망 바로 아래에 있는 학교까지 갑시다.

바람부는 중강진, 개마고원 그곳까지 갑시다.

가서 우리가 새로이 하나 되기 위해 몸 던지는 선생님이 됩시다.

어떻게 이 나라 이 민족 역사가 그릇되었으며

어떻게 진정으로 하나 되는 젊은이가 되어야 하는지 가르치다

청정하던 젊은 백발이 될 때까지 가르치다 스러져

그곳에 뼈를 묻는 선생님이 됩시다.

 

교사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 번 쯤은 읽어 봤음직한 시다.

교사가 된다는 건 얼마나 가슴두근거리는 일인가?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전생에 적선을 많이 한 사람이 환생해 감당해야 하는 직업이 교사가 아닐까?’하고... 그 천사 같은 초롱한 눈망울 보면서 그들과 함께 꿈을 만드는 교사. 사랑을 노래하는 교사, 희망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교사가 아닐까 하고...

 

 

 

교사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야 하는가?

 

최소한 아이들 앞에서는 그렇다. 인간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를 다라 배우는 아이들 앞에서는 그래야 한다. 하얀 종이에 어떤 그림을 그리게 하는가의 여부가 교사의 삶이 아이들에게 투영되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교사는 전문직이다’ 혹은 ‘교사는 교실에서 왕이다’라고 말하지 않는가? 교사가 잘나고 위대해서가 아니다. 천사들을 길러내기 위해... 그 일을 맡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교사들이 차마 해서도, 할 수도 없는 일을 저질러 40만 교사들 얼굴에 오물을 끼얹은 사건이 일어났다.

 

방학을 이용해 14명의 초·중·고 교사들이 허위로 입원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된 사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허위로 입원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챙긴 혐의(사기)로 고등학교 교사 윤모(33·여)씨 등 초·중·고 교사 14명과 이들을 도운 정모(40·보험설계사)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됐다는 뉴스다.

 

 

 

세상이 워낙 각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이 정도 사건이야 얼마든지 흔한 얘기다. 교사가 아리면 말이다. 교사이기 때문에 부끄럽고 한심하고 얼굴을 들 수 없다. 생계형 범죄라면 차라리 변병이라도 하고 싶다. 그러나 최근 교사들의 직업선호도룰 볼 때 경제적으로 안정된 직업군에 속하며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상위 직업이기도 하다.

 

전체 40만 교원 중에 14명이 보험사기를 하다 불구속 입건된 사건을 두고 모든 교사의 도덕성을 매도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다. 모든 교사들이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완벽한 인간이기를 바랄 수는 없다. 그러나 교사가 아니라면 그 숱한 흉악범과 온간 파렴치범들이 난무하는 세상에 보험사기(?) 정도야 뭐 그리 대수냐 할 수도 있다.

 

일류대학을 나와 장관이 되겠다는 사람도 대법원 판사가 되겠다는 사람도 병력비리에 부동산투기, 학위논문위조도 하는 세상인데... 그 정도야 뉴스거리도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교사이기 때문에 뉴스거리가 되고 교사이기 때문에 전체교원들이 얼굴을 들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교사! 그는 누군가?

 

교사들의 삶은 아이들 앞에도 학부모들 앞에서도 모범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본인이 교사이기를 자원한 순간부터 스스로에게 짊어진 멍에이기도 하다. 교사는 지식 판매상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인생의 롤 모델이 되는 삶’. 그런 십자가를 평생 지고 가야할 사람이 교사이기 그들의 범죄는 더욱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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