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그는 누구인가? 

나는 무명교사를 예찬하는 노래를 부르노라.

위대한 장군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나,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무명의 병사이다.

유명한 교육자는 새로운 교육학의 체계를 세우나, 젊은이를 건져서 이끄는 자는 무명의 교사로다....



헨리 반다이크가 쓴 무명교사 예찬론은 이렇게 시작한다. 교사가 되겠다고 교직의 문을 두드리면 가장 먼저 배우는 무명교사 예찬가다. '그를 위하여 부는 나팔 없고, 그를 태우고자 기다리는 황금마차도 없으며..'로 이어지는 무명교사 예찬가는 '금빛 찬란한 훈장이 그 가슴을 장식하지 않지만 묵묵히 어둠의 전선을 지키는 그 무지와 우매의 참호를 향하여 돌진하는...'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오늘날의 교사는 헨리반다이크이 이 예찬을 받을 만큼 자긍심과 칭송을 받을 만한 존재가 되어 있는가? '스스로의 학문하는 즐거움을 젊은이에게 전해 주며, 최고의 정신적 보물을 젊은이들과 더불어 나누는... ' 사람으로 존경받고 있는가? '그가 켜는 수많은 촛불 그 빛은 후일에 그에게 되돌아 그를 기쁘게..' 해 줄만큼 큰 보상이 돌아 오는가? '공화국을 두루 살피되 무명의 교사보다 예찬을 받아 마땅한 사람'인가?. '민주사회에 귀족의 반열에 오를...' 정도로 극찬을 받아 마땅한 존재인가? 학교가 이 지경으로 황폐해 졌는데... 


나는 무너졌다는 우리교육계에 아직도 명예도 이름도 없이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서가 아니라 내일의 주인공에 대한 사랑과 철학으로 교육현장에 혼신의 노력을 다 쏟고 있는 교육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분들의 땀과 수고가 있기에 시장판이 되고만 우리교육계가 이 정도로라도 견디고 있는게 아닌가....? 금빛 찬란한 훈장... 그 훈장보다 수백배 수천배 큰 훈장을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도종환시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 어릴 때 내 꿈은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 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얘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 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안는 옷 한 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 


무너지는 교권, 부끄러운 교사


2002.03.19 김용택(knms1)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일이 교육계에서 일어나 학교는 지금 망연자실해 있다. 오랜 세월동안 제자들에게 바른 길을 가라고 가르치고 그들의 잘잘못을 지적해 이끌어 주던 스승이 쇠고랑을 찼다면 이 사실을 믿고 싶은 제자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이미지 출처 : 시사인>


그러나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이 현실로 나타나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 온 교사들이 낯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됐다. 교장으로 승진하기 위해 또는 좀 더 큰 학교로 이동하기 위해 장학관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갖다 바치고 그것도 모자라 성까지 상납했다는 보도에 교사들은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돈을 벌고 싶으면 장사를 할 것이지 코흘리개 아이들의 반찬값을 교장선생님이 횡령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안다면 어떻게 그들에게 정직하라고 가르칠 것인가. 장학지도를 나와 담임선생님을 호통치던 그 높은 장학관이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고 질문이라도 한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손자 같은 아이들이 공부할 교실에 들어가는 비품을 ‘싸구려’로 사다 놓고 그들에게 존경의 인사를 받고 지내는 파렴치한 사람이 교장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지금까지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예산을 공개하자면 한사코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가던 일이 왜 그랬는지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전교조 교사를 배제하고 교감이나 자기 사람들이 포진하도록 공작을 꾸몄는지를 알 것 같다. 왜 운영위원을 학교와 이해관계가 있는 부교재 상인이나 동창회원 같은 분이 돼야 하는지도 말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9개 시·도의 교육청에서만 부정과 비리가 있었다’는 발표를 믿을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고 발빠른 사과성명을 낸 경남 교육감의 행동에 감동할 교사는 더더구나 없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듣던 소리가 ‘교육계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죄질이 나쁜 일부 책임자만 처벌한다’는 수사방침도 진절머리가 난다. 부교재 채택비리사건이 그렇고 교실신축 비리와 학교급식과 관련된 비리도 그렇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수사에서 밝혀진 사건 외에는 학교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가. 


학교 졸업 앨범제작과 수학여행에 관련해 끊이지 않는 의혹은 근거없는 기우인가. 이름만 특기적성교육인 보충수업이라는 불법이 온 나라에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받지 못하도록 금지한 간접수당은 과연 모든 학교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가. 감독관청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한줌의 의혹도 없이 학부모와 학생들 앞에 떳떳하고 당당하지 못한 것이 사실 아닌가. 


교육자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파렴치한 범죄는 더욱 무겁게 다스려야 한다. 재발방지를 위한 해결책은 없는 것이 아니다. 보충수업은 보충수업수당을 없애고 담당교사가 자율적으로 하면 해결되지 않을 리 없다. 학교운영위원회를 공·사립 관계없이 의결기구화해 예산과 결산을 심의하고 학부모나 교사들에게 떳떳이 공개하면 부정이 발붙일 소지가 없어진다. 


이 세상에 ‘학교장 자격증’이라는 괴상한 이름까지 붙여 권력의 하수인을 만든 독재정권의 망령이 학교교육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학교장에게 ‘교사평가권’이라는 절대권력을 주고 순종하는 교사를 승진시키는 승진제도를 없애고 성실하고 양심적인 교사를 교장으로 선출해 ‘군림하는 교장이 아니라 봉사하는 교장’제도로 바꾸면 부끄러운 교장이 나올 리 없다. 


지금은 무너진 교권부터 회복해야 한다. 학교가 진정으로 교육을 하는 장이 되려면 ‘교육모리배’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성실한 교사의 명예를 회복하고 제자들이 선생님을 존경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금전관련비리를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밝혀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안에 잔존하는 비민주적인 요소부터 청산해야 한다. 학교장이 시퍼렇게 반대하는 학생대표가 학교운영위원회에 참가한다고 학교가 망하지 않는다. 망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학교예산을 축내겠다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교장의 욕심이다. 학교는 양심도 없는 후안무치한 학교장과 장학관의 활동무대가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학교를, 교사에게는 교권을 돌려주는 일. 그것이 우선 학교를 살리는 길이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래 전에 썼던 글을 여기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2년 03월 19일 (바로가기▶) '무너지는 교권, 부끄러운 교사'라는 주제로 경남도민일보 사설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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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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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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