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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실천교육교사모임’에 거는 기대와 우려

by 참교육 2016.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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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학교를 보면 앞뒤가 안 보인다. 알파고시대에 아날로그교육을 하는 현실이 그렇고, 교육은 뒷전이고 일류학교진학이 교육목표가 된 학교가 그렇다. 탈출구가 필요한데... 무너진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라면 한번쯤 나는 교사인가?’, ‘우리교육 이대로 좋은가라는 근본적인 회의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일까? 무너진 교실에서 탈출구를 찾아 나선 교사들이 있다. 기존의 교원단체가 아닌 교육현장의 전문가인 평범한 선생님, 교육을 살리겠다는 열정을 가진 선생님들이다.


<이미지 출처 : 실천교사모임>

지난 18일 경남창원에서 모인 실천교사모임이 그런 단체다. 이들은 현장에서 잘 가르치고 싶은 갈증이 큰 교사라는 뜻에서 이름도 실천교육교사모임이다. 이념도 상부의 지시도 아닌 자발적으로 전국에서 모인 선생님들.... 이날도 무려 300여명의 교사들이 모여 학교가 행정과 승진에 매몰되고, 교육 현안이 이념 논쟁에 휩쓸려 정작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는 작아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함께한 교사들이란다.


더 이상 무너진 교육을 좌시할 수 없다는 현장 선생님들의 귀한 목소리다. 이 선생님들 중에는 현장의 모습을 책으로 담아 출간해 답답한 현실을 바꾸겠다는 의욕적인 활동을 한 사람도 있고 어떻게 하면 우리교육을 보다 알찬 교육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까 하는 순수한 마음이 자발적으로 세종시와 그리고 창원에서 모임을 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꼭 알아야할 게 있다.


지금 교육계에는 1개의 노동단체와 3개의 교원노조가 있다. 노조가 아닌 노동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한국교총)이라는 단체와 지금은 정부가 노조 아님을 통보받아 법원에 소송 중에 있지만 설립 후 수많은 탄압으로 그 수가 절반이나 줄어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와 한국교원노동조합(한교조), 자유교원조합이 있다. 이렇게 교원단체나 노동조합이 있는데 왜 실천교육교사모임이라는 단체를 또 만들었을까?


이들은 교총과 전교조의 교육 활동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프레임 논쟁에 휘말리면서 일반 교사들의 소외와 아쉬움...” 때문에 탈출구를 찾겠다는 선생님들이다. 이들은 과연 이 숨막히는 학교현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교육하는 학교,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을까? 이 땅의 교사라면 한번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안 해 본 사람들이 없지만 이들의 노력과 열정이 무너진 학교를 살릴 수 있을까?


정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어용단체인 한국교총의 여기서 논외로 치자. 전교조가 나타난 이유가 그렇다. 입시위주의 교육현장, 상급학교진학이 교육목표가 된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등장한게 전교조다. 그들은 1987년 민주교사추진전국교사(전교협)‘라는 모임으로 교육민주화실현과 민족, 민주, 인간화교육을 내걸고 출범, 이듬해 5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창립하지만 좌경의식화를 하는 교사들이 만든 불법단체라는 이유로 1,527명명이 해직을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합법화는 이루었지만 지금도 노조활동을 하다 해직된 조합원이 있다는 이유로 노조아님을 통보받아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다.


걱정스러운게 있다. 실천교사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이 현재의 교원단체활동에 참여해 함께 하지 못하고 새로운 모임을 만든 이유가 무엇일까? 프레임논쟁..? 한국교총을 어용단체라서 싫고 전교조는 과격한 단체라서 싫고 전교조가 만든 노동조합에 무임승차에 만든 한교조나 자유교원노조는 기회주의(?)이거나 뉴라이트계열이라서 싫고.... 그게 합당한 이유일 수 있을까?


교직단체란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근무조건 개선,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상을 위해 만든 자발적인 단체. 그런데 기존의 교원단체나 교원노조는 전문성신장과 근무조건개선 그리고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지 못하고 있을까? 한국교총이야 정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어용단체니까 그렇다치고 전교조나 한교조, 그리고 자유교원노조는 왜 노동조합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을까?


전교조가 역대정권의 탄압을 받게 된 이유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교육이 독재권력의 통제권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존립자체가 어렵다. 초기 전교조의 창립과정에서 1,527명이 해직된 것이 그렇고, 이명박, 박근혜정부에서 노조아님을 통고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민족교육, 민주교육, 인간화교육이 불의한 권력의 과거를 밝히겠다는데 좋아할 권력이 있겠는가? 박근혜정권의 국사교과서 국정화에서 볼 수 있듯이 권력의 속성이 교육을 통제권 안에 둬야 한다.


지난 18일 결성된 실천교사모임의 순수성과 교육에 대한 열정은 참으로 놀랍고 소중하다. 그러나 연구하는 교사, 실천하는 교사가 되고자 하는 그들의 '교사독립선언'은 권력의 눈에는 제 2의 전교조로 보이지 않을까? ‘실천교사모임은 알아야 한다. 왜 전교조가 탄압받고 있는지를... 적당히 권력의 비위를 맞추고 적당히 교사들의 자주성도 인정받고 싶은가? 아니면 전교조와 같이 노동조합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조합으로 갈 것인가? 혹은 한국교총과 같은 어용단체로 남을 것인가?


무너진 교육, 순수한 교사들의 열정만을 살릴 수 있다면 너무 순진한 얘기다. 국사교과서 국정화같은 문제의 경우 실천교사모임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학벌이나 일류대학 문제를 두고 실천교사모음은 어떤 교육을 하고 싶은가? 정치를 덮어두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나 순수성만으로 교육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너무 순진한 얘기다. 이미 단체가 결성된 이상 실천교사모임은 그들이 나아갈 길, 정체성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모처럼 현장교사들의 교육사랑이 교육을 살리지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방황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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