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사관련자료/교사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교감, 꼭 있어야 할까?

by 참교육 2014. 3. 26.
반응형

2002년 5,785명, 2012년 6,057명... 10년 사이 272명이 늘어 난 자리...

 

무슨 이야기일까?

대한민국 초등학교 교감이라는 사람들 얘기다. 2012년 초등학교 교장 수는 5,885명인데 반해 교감은 그 보다 202명이 많은 6.087명이다. 그런데 교감은 교장과 달리 5학급 이하에는 배치하는 않는다. 그런데 왜 교감이 교장보다 더 많을까?

 

 

수업을 하지 않는 사람, 그러면서도 학교경영의 책임자도 아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 교감...!

 

도대체 교감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초중등교육법 2p 20조 ②항>을 보면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이 부득이 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그 직무를 대행한다. 다만 교감을 두지 않는 학교의 경우에는 교장이 미리 지정한 교사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

 

 

‘교장을 보좌하고 교장이 없을 때 직무를 대행...’ 하는 게 임무인 교감은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더라도 교장을 보좌하거나 대신해서 하라니까 법적으로는 사실상 교감에게 주어진 권한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교감을 왜 두명씩 둔 학교도 있을까? 학교에는 교감이 두명(5학급 이상인 학교)인 학교가 있는가 하면, 한명인 학교(6~42학급) 그리고 한명도 없는 학교(5학급 이하의 학교)도 있다.

 

복수교감제가 도입된 것은 1981년부터다. 2009년 현재 복수교감이 근무하는 학교는 전국에 734개교다.(초등 532개교, 중고등 202개교) 정부가 복수교감을 도입하게 된 이유는 ‘학교운영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서..’란다. 정말 그럴까? 복수교감을 두게 된 이유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이하교총)의 영향력 때문이다.

 

 

 

말이 좋아 교원단체지 교총이란 단체는 교사뿐만 아니라 교감교장도 가입할 수 있는 노조도 아닌 교원들의 이익집단이다. 교장과 교사는 이해관계가 상반된 관곈데 계급적 성향이 다른 교사와 교감, 교장이 함께 가입해 있다면 당연히 이 단체는 교사보다 교감이나 교장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될 수밖에 없다.

 

교총은 2001년 교육와 교섭에서 ‘2005년까지 5학급 이하의 소규모 학교에도 교감이 배치될 수 있도록 교감정원확보에 최선을 다 한다’는 조항을 집어넣었다. 교총이 이런 요구를 한 이유는 ‘행정업무와 학교관리업무량이 하고 소규모학교가 많은 지역에는 교원의 승진기회가 떨어 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승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교감의 속내를 드러낸 조치다.

 

두 명의 교감이 있는 학교가 업무의 행정업무의 효율성이 올라가고 교원들의 업무가 줄어들었을까? 업무의 효율성은커녕 교감업무의 이원화로 학교운영의 혼선을 빚는가 하면 교감끼리 알력과 갈등으로 다툼이 벌어지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명박정부 시절 중등교사의 교원 법정정원 확보율은 70퍼센트대로 떨어져 현재 78퍼센트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특수교사는 55.9퍼센트에 불과하다. 법정정원에 따라 부족한 교원 수가 무려 4만여 명에 이른다.

 

2012년 OECD 교육 지표 조사 결과 OECD 평균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4.4명이고 한국은 19.75명이다. 또한 OECD 평균 학급당 학생 수가 초등학교 21.2명, 중학교 23.4명인 반면 한국은 초등학교 27.5명, 중학교 34.7명에 달한다.

 

 

 

정부는 교사들의 승진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복수교감제나 수석교사제를 도입했지만 승진이나 증원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현 정원에서 배치하고 있어 교육여건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영국, 핀란드, 프랑스, 독일에서는 교감이나 교장이 수업은 물론이요, 학생상담까지 맡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반해 한국은 수업은커녕 갑작스럽게 교사들이 몸이 아파 병가를 내면 대강조차 하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교감과 업무중복이 되는 수석교사들이 현재는 300명 수준이지만 앞으로 1만명까지 늘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교감 발령 대기자들이 발령이 날 경우 가뜩이나 부족한 교원정원에 가르치는 사람은 부족한데 수업을 하지 않는 교감 교장만 늘어나면 누가 손해를 볼까?

 

교감이나 교장이 외국처럼 수업을 하면 왜 안 될까? 보강까지 들어가기를 싫어하는 교감 교장들로 교사들은 수업부담으로 지쳐 가고 학생들은 피해자가 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경영하는 학교에 학생들은 과연 행복할한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교감, 그것도 복수교감제 언제까지 이대로 둘 것인가?

 

 

[이 글은 ‘교장제도혁명-살림터’ ‘학교와 교감하지 못하는 교감-윤근혁’을 참고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