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3일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했다. 두 가지 인상안 가운데 1안은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를 내년에 1800원 올린 4300원으로 만들고, 2년 후인 2016년엔 500원을 추가로 인상해 4800원을 만드는 단계적 인상안이고, 2안은 내년부터 바로 4800원을 부과하는 인상안이다.
수신료인상안 상정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뻔뻔한 KBS, 뭘 잘했다고 수신료 인상 논하나’ 혹은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자기들끼리 배를 채우겠다는 것 아닌가’ 이런 반응이 있는가 하면 한 트위터리안은 "친여방송 KBS가 왜 국민들께 손을 벌리나요? 불공정편파보도 부끄러운 줄 아세요. 절대불가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밖에도 "종편 살리기? 수신료 거부만 남은건가", "TV 끊을 때가 왔군요"와 같은 감정 섞인 반발도 만만찮다.
<이미지 출처 : 민중의 소리>
언론의 기능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외부환경과 접촉을 가능케 하고 이에 적응시키는 환경감시의 기능(정보, 뉴스제공)과 신문 방송의 사설이나 논평 및 해설을 담당하는 상관조정기능(선택, 해석, 비판), 그리고 한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로 혹은 한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새로운 구성원에게 정보 가치 규범을 전달하는 문화전달의 기능이 있다.
그밖에도 텔레비전의 드라마나 가요 및 쇼 프로그램과 같은 오락의 기능과 정치, 경제성장, 정쟁, 노동, 그리고 때로는 종교의 영역에서 사회의 도달목표를 선전하는 동원기능도 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오늘날 수구언론이마 종편은 이러한 언론의 순기능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다고 믿어도 좋을까?
오보와 개인 사생활의 침해, 문화와 개성의 획일화, 오락지상주의와 같은 역기능을 탓하자는 게 아니다. 오늘날의 언론은 소수 양심적인 언론을 빼고는 조직폭력배를 연상케 하는 마피아 같다. 기고만장에 안하무인이다. 금방 들통이 나고 말 거짓말이나 사기성 논조를 펴놓고 금방 사실이 밝혀져도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하지도 않는다. 이런 언론이 ‘정성을 다한다느니... 대한민국 일등신문’이라고 선전하니 기가 막힌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 신문>
도대체 언론이 무슨 짓을 하고 있을까? 지금 국정원의 선거개입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개탄하며 시민단체 대표가 자살까지 하는 국민들의 분노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는 투다. 민감한 시국사건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아시아나항공착륙사고로 도배질하면서 양심적인 지식인들이나 종교인, 심지어 고등학생들까지 시국선언을 하고 있지만 그런 소식은 트위트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나 겨우 만날 수 있다.
한수원의 원전비리는 또 어떤가? 핵발전소 하나만 사고가 나도 한반도는 수십만년간 불모지대가 되는 끔찍한 핵발전소 비리문제조차 대수롭지 않게 왜곡축소로 일관한다. 아니 아예 보도하고 하지 않고 버티기도 한다. 수구언론이 이럴 때 꼭 들고 나오는 카드가 종북타령이다. 검찰비리니 윤창준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사건, 개성공단폐쇄, 최저임금문제와 같은 민감한 이슈의 근본원인을 찾으려는 의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나라 수구언론들이 원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역사의식을 마취시키기 위해 판타지 사극으로 포장하고 지식주입교육이나 성적지상주의를 교육이라고 강변한다. 권력지향적인 종교와 사이비학자, 알아서 기는 언론으로 인해 날이 갈수록 세상은 멘붕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거짓말과 왜곡보도를 일삼으면서도 ‘정성을 다한다느니, 일등신문’ 어쩌고 기만하는 수구언론. 이제 시청자와 독자들이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민주주의도 사람 사는 세상도 꿈이다.
- 이기사는 경남도민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 (2013년 7월 12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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