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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주주의 도난 사건", 고교생도 뿔났다

by 참교육 2013.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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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들도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지난 29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는 경남 산청간디학교와 충북 금산간디학교, 인천 강화 산마을고등학교 등 3개교 학생 60여명이 ‘잃어버린 민주주의를 찾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시국선언문을 읽었다.

“우리는 너무나도 중요한 것을 도난당해 여기에 이렇게 모였습니다. 우리는 소중한 것을 타인이 빼앗아 가면 경찰에 신고를 하고 어떤 방법으로든 되찾으려고 합니다. 이번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은 온 국민을 상대로 한 엄청난 도난사건입니다. 국가 권력은 우리에게서 민주주의 가치를 빼앗아갔습니다.

 

 

시국선언문

우리는 너무나도 중요한 것을 도난당해 여기에 이렇게 모였습니다. 우리는 소중한 것을 타인이 빼앗아 가면 경찰에 신고를 하고, 어떤 방법으로든 되찾으려고 합니다. 누군가 나의 물건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가져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열심히 쌓아온 것을 한순간에 도난당했습니다. 이번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은 온 국민을 상대로 한 엄청난 도난사건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그리고 선거는 민주주의 꽃입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공화국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필요했습니다. 행동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그리고 교과서에서 이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섣불리 움직이기보다는 객관적인 사실과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부를 더 했고, 공부하면 할수록 국가의 주인이자 주체로서 우리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쉽게 모인 것은 아닙니다. 학생회의 이름을 걸고 행하는 일인 만큼 가벼이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학생총회 등의 민주적인절차를 거쳐 직접 참여를 하지 않응 학생들과도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우려가 된다는 친구들의 말에 이번 선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제3자의 입장에서도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습니다.

 

사회와 국민을 위해 움직여야할 국가권력이,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될 국가기관이 특정 대선 후보의 지지와 다른 대선 후보를 깎아내리는 데 마구잡이로 동원되었습니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이 대선 전부터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과 후보 측에서는 오리발만 내밀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의혹이 불거지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을 왜곡하여 이슈화시키며 국정원 정치 개입 사태를 은폐하려고 했습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일을 하루 앞두고서야 수사에 착수했고 경찰은 신속한 수사라는 명분하에 수사 규모를 축소했습니다.

 

국가기관이 대선에 대입하는 일, 더욱이 의도적으로 국민의 시야를 흐려 그 일을 은폐하려 드는 일은 민주공화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현 정부를 비롯한 집권 여당은 그런 만행을 버젓이 저질러 왔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을 완벽히 무시하는 행위이며 국민을 기만하는 태도입니다.

 

예로부터 나라의 근간은 백성이었습니다. 국가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국민의 아픔을 치료하고 보듬어주는 의사여야 합니다. 국가를 위한다는 핑계로 국민을 속이고, 진실을 알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을 연행하는 행위가 과연 국가를,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시국선언 준비를 하는 도중 충격적인 기사를 접했습니다. 고등학생이 시위 중 최루액에 맞았다는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순간 4‧19 혁명의 불씨가 된 김주열 열사가 떠올랐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1960년대 수준으로 퇴보하려는 것일까요?

 

대학생, 교수, 퇴직 경찰, 시민 단체 등이 연이어 시국선언을 하였습니다. 여론이 들끓자, 여당은 국회에서 그제야 국정조사 실시를 구체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여태껏 공공연히 행해져 왔던 국정원 정치 개입을 이제는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요구합니다.

 

- 국정원 사건 관련자들을 지연, 학연, 기타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수사하여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합니다.

 

- 국정원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도록 대통령 차원의 예방책을 마련하고 국정원을 개혁할 것을 요구합니다.

 

- 국정원장과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합니다.

여러분 이번 사건으로 우리가 빼앗긴 것은 민주주의입니다. 국가와 국민은 민주주의라는 꽃을 함께 키우고 피워 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국가 권력이 민주주의라는 꽃을 짓밟아 시들게 하고 있습니다. 여론을 조작하고 사건을 은폐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빼앗으려 했습니다.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권력의 등 뒤에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2013년 6월 29일 토요일

금산 간디학교 학생회. 산마을 고등학교 학생회. 산청 간디학교 학생회

 

학생들의 시국선언문에는 '△국정원 사건 관련자들을 지연, 학연, 기타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수사하여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한다 △국정원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도록 대통령 차원의 예방책을 마련하고 국정원을 개혁할 것을 요구한다 △국정원장과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학생들은 “학교와 교과서에서 ‘행동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없다’는 것을 배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이번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공부했다”며 “공부하면 할수록 우리도 국가의 주인이자 주체로서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 자리에 모였다”고 시국선언 이유를 밝혔다.

 

또한 학생들은 남북정상회담록 공개와 관련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하는 일과 의도적으로 국민의 시야를 흐려 그 일을 은폐하려 드는 일은 민주공화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데도 현 정부를 비롯한 여당은 그런 만행을 버젓이 저질러 왔다”고 비판했다.

 

고교생들의 시국선언문이 발표되자 네티즌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한 네티즌(pnsi****)은 “반민주 세력이 나라를 망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억압하고 국민을 기만하니...공부해야할 고등학생들까지 나서게 한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rum****’라는 네티즌은 “이상한 어른들 많을텐데...그래도 바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어 대한민국은 아직 희망적이다. 지지마라 얘들아. 또 미안하다. 어른들이 못나서...”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왜 각각 다르게 보일까? 필자의 페이스 북 친구 중에는 초등학교교사인 Riley Choi라는 분이 있다. 선생님이 올리는 글이 좋아 친구신청을 했고 이 분의 글이라면 한편도 빼놓지 않고 읽는다. 그런데 Riley Choi선생님은 이슈가 되는 기사가 있으면 페이스 북을 독차지한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때도 그랬다. 선거부정이면 당연히 야당이 분노해야할 텐데 이번 국정원 사건은 Riley Choi을 바롯한 네티즌이 먼저 나섰고 정작 야당인 민주당은 뒷전이었다. Riley Choi선생님을 비롯해 네티즌들이 분을 참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기수준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똑같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두고 그 많은 정치인들은 다 끝난 선거 결과를 문제삼는 건 신시답지 못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이럴 경우 Riley Choi선생님은 문제교사가 된다. 왜 선생이 아이들을 가르칠 생각은 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관심을 가지느냐... 배후세력이 있는게 아닌가?... 불순세력 종북세력이 부추기고 있다는 등 온갖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것은 중립이 아니라 악의 편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금산 간디학교. 산마을 고등학교. 산청 간디학교 학생들은 왜 공부는 하지 않고 서울까지 올라가 시국선언에 참여 했을까? 이런 경우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가지고 나서느냐? 아이들이 뭘 안다고...? 불순한 교사가 순진한 학생을 꼬드긴 게 아닌가?... 온갖 추측이 나무하겠지만 학생들은 분명히 말했다. 이런 논리를 펴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4. 19혁명에 가장 앞선 사람이 누구였느냐고?... 

 

모든 침묵은 금이 아니다. 주인이 주인 노릇 못하면 마름이 주인 행세를 한다. 금산 간디학교. 산마을 고등학교. 산청 간디학교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보면서 생각나는 게 있다. 왜 학생들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에 잡아두는지를.... 약점이 많은 권력이 써 먹는 수법 중에는 마취전술이라는 게 있다. 스크린, 섹스, 스포츠의 3S 정책도 그 중의 하나다. 학생들을 밤늦게까지 잡아 두는 이유가 앞뒤를 계산하지 않고 정의의 편에 서는 중고등학생들이 두려워서는 아닐까? 

 

시비를 가릴 줄 모르는 학생들. 불의를 보고 분노할 줄 모르는 시민들. 현실에 안주해 야당인지 여당인지 구별이 안 되는 야당. 불편부당 정의의 편에서야 할 언론이 권력의 목소리를 내는 시녀가 되고 약자의 편에 서겠다는 종교는 권력과 타협해 교주를 욕보이고...민주주의는 이렇게 조금씩 병들고 부패해 이제는 엔간한 일이라면 그까짓 일을 가지고 쫀쫀하게... 하며 통 크게 지나치려 한다.

 

조선일보의 표현처럼 국정원 선거개입사건은 제 2의 선거 쿠데타다. 국민의 권리를 도둑질한 국정원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물론 부정선거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사태를 명백히 밝히고 책임져야 한다. ‘아버지는 군사쿠데타, 딸은 선거 쿠데타’로 국민의 권리를 도둑질 해 민주주의 유린하는 행위를 언제까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분노할 줄 모르는 주권자들로 민주주의를 더 이상 병들고 죽어가는 꼴을 볼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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