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대립이 점입가경이다.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간접체벌, 수석교사제 등 각종 교육현안에 대해 사사건건 부딪치며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같은 날 동일한 사안에 대해 정반대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경향신문)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와 교총(한국교육단체총연합)의 갈등뿐일까? 우리나라 양대 노동단체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가치대립도 마찬가지다. 학부모단체인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참학)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학사모)도 그렇고 조중동과 같은 수구언론과 경향신문, 한겨레신문과 같은 신문의 갈등도 마찬가지다.
<이미지출처 : 경향신문>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우리나라는 급격한 가치관의 차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유라는 가치와 평등이라는 가치. 경쟁과 효율이라는 가치와 기회균등과 분배라는 가치... 우리 사회의 가치관의 대립과 갈등을 끝이 보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통합이니 화합을 강조하지만 이해관계나 가치관 문제가 통합이나 화합으로 해결될 리 없다.
따지고 보면 가치관의 대립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자유과 평등이라는 가치는 해방 후 건국과정에서 체제 문제와 관련 정권 유지를 위한 이데올로기로 등장하고 성장해 왔다. 자유라는 가치를 기본적이고 우선적인가치로 수립된 정부는 ‘자유민주주’로, 평등이라는 가치를 우선으로 수립한 정부는 인민민주주의로 정부를 수립한다. 자본주의는 자유라는가치를, 사회주의는 평등이라는 가치를 우선적인 가치를 기저로 했다.
권력의 지지기반이 부족한 이승만정부는 친일세력을 등장시켜 관변세력을 양성하다. 한국노총이나 교총은 이러한 권력의 시대적인 요구를 받아 탄생하게 된다. 물론 노동자를 통제한 공로로 노조 지도부는 정치계로 진출하는가하면 한국노총은 권력의 시혜를 받고 세력을 키운다. 교총이며 박정희정권 때 새마을운동도 이러한 차원에서 만들어지고 성장한다. 바르게 살기운동협의회니 대한청년회, 일부 친권력 종교단체도 권력의 배후세력으로 성장. 세력이 확대된다.
그 후 신자유주의 이념의 파급으로 자본주의는 아담스미스의 고전적 자본주의 대신 경쟁이나 효율을 지상가치로 하는 신자유주의가 등장한다.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 광주민중운동 과정에서 민중의 각성은 관변단체에 대한 본질이 드러나고 이에 반작용으로 나타난 것이 민주화 운동세력이다. 노동자들이 각성하면서 자본가의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면서 등장한 단체가 민주노총이요, 권력 친화적인 교총의 가치관에 반기를 들고 민주주의 교육운동으로 나타난 세력이 전교조다.
자유와 평등, 효율과 경쟁, 분배와 기회균등이라는 가치의 대립과 갈등, 그 끝은 어디일까? 가치관의 대립과 갈등은 교육을 점진적으로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게 순리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오늘날 학교교육은 가치관이며 철학교육을 외면하고 있다.
학교가 철학교육을 외면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는 식민지 잔재 미 청산에서 찾을 수 있지만 독재정권과 군사정권의 교육권 장악에서 찾을 수 있다. 불의한 권력, 독재권력, 군사정권이 자신의 정당성을 지지받기 위해 키워 온 세력. 그들이 관변단체요. 이들의 이해관계가 가치관의 문제와 이해관계로 얽혀 갈등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같은 사안에 대한 다른 시각. 이제 그 모순의 결정판은 언론에서 첨예하게 드러나고 있다. 경쟁과 효율이라는 가치, 시장논리로 접근하는 문제와 기회균등이나 평등이라는 가치로 대응하는 논리는 평행선을 달리 수밖에 없다. 무한경쟁, 승자독식주의의가치관으로 무장(?)한 정권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립과 갈등은 갈등의 증폭만 가중시키고 있다.
권력과 언론 그리고 기득권 세력이 진보적인 민주세력을 반체제세력으로 매도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갈등을 해결할 길이 없다. 자유와 평등은 시민들의 민주의식수준이 고양될 때만 가능한 일이다. 일본의 방사능 오염까지 친북세력으로 매도하는 시각으로는 우리의 가치관의 대립은 골만 깊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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