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먹지 않고 며칠을 살 수 있을까? 건물의 붕괴사고나 탄광 매몰사고 등으로 최고 18일을 물과 음식없이 견뎌낸 기록이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물을 먹지 않은 3일 동안 의식을 유지하기 어렵다. 기네 스북에 따르면 물과 음식이 전혀 공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오래 생존한 기록은 1979년 오스트리아의 안트레아 마하베츠(당시 18세)군이 세운 18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생존자 박승현 양(당시 19세)은 음식은 물론 한방울의 물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17일을 견뎌낸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5.6%>
세계화시대, 돈만 있으면 다른 나라에서 먹거리를 얼마든지 사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국가간의 수출입이 중단된다면.? 1996년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5.6%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수치는 몇몇 산악국가와 기아에 시달리는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드문 수치이다. 이미 밀과 옥수수는 해외의존형 양곡으로 분류되었고 콩과 잡곡의 수입도 만만치 않아 1995년 무역수지적자 1백억달러 가운데 농림수산분야의 무역수지 적자가 70억달러에 달한다.
2019년에 쌀을 포함한 옥수수, 밀, 대두의 수요량은 2,046만 톤이며, 국내 생산량은 393만톤(쌀 374만 톤)에 불과해 1,653만 톤을 외국에서 수입하였다. 밀은 식용수요량이 240만톤에 달하지만 국내 생산량은 2만톤에 불과해 자급률이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식용콩도 매년 30만톤 정도가 필요하나 국내 생산은 10만톤 내외로 자급률이 30% 중반에 그치고 있다.
국제 연합 산하 국제 연합 식량 농업 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8억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년 5세 미만 어린이 약 650 만 명이 굶주림으로 인해 질병에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약해져 사망하고, 매일 25,000명 이상의 사람이 기아로 사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1,1000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1초에 다섯 명 꼴의 어린이가 기아로 굶어 죽는다.
<식량부족의 원인>
이 분야 전문가들은 식량부족의 원인이 ‘평등하지 못한 부의 분배구조, 흉년, 전쟁, 과도한 외채, 전염병, 내전 등 물류가 원활하지 않은 이유로 발생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 ‘최근에 발생하는 기아는 단순히 식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식량 수요 증가에 따른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서 굶주리던 사람들이 소득이 올라가자 육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이는 소와 돼지, 양들이 더 많이 곡물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원유가격 상승에 따라 대체에너지로서의 원료로 곡물(주로 옥수수)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미국은 옥수수 생산량의 30%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에탄올을 제조하는데 사용하였고, 이는 2006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콩, 밀 같은 다른 작물은 생산량이 적어졌고 이 충격은 아프리카에까지 전달되고 있다.’ 또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방출되는 온실가스와 공해물질로 인해 심각한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 그리고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전 세계에서 인구 5천만 명을 넘는 국가 중에서 식량자급률(공급열량 종합식량 자급률)이 50%를 밑도는 나라는 대한민국과 일본뿐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의 식량 비축량은 약 70일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전 세계 식량 생산량에 15∼20% 정도만 감산해도, 분배가 제대로 이뤄진다는 가정하에서도 식량부족 사태가 일어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국토면적 대비 경지 면적 16.1%>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농업’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곡물자급률은 22.5%에 불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최하위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세계 꼴찌 수준임에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3~2015년 평균 23.8%였던 곡물자급률은 2015~2017년 평균 23%로 떨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FAO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 국토면적 대비 경지면적의 비중은 16.1%다. 2012년 17.3%에서 2014년 16.9%, 2016년 16.4%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종자권도 빼앗기고...>
가을이 되면 초가지붕에 호박이 탐스럽게 열리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초국적 종자 기업들이 '수확물이 종자로써 다시 싹을 틔울 수 없도록 만든' 슈퍼종자'(터미네이터 종자, 트레이터 기술 등으로 만든 종자)가 싹을 틔우고 꽃은 피우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종자이기 때문이다. 호박뿐만 아니다. 몬산토를 비롯한 초국적자본이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 재배돼온 종자의 74%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e-Book이 발행한 <종자 세계를 지배한다>에 따르면 ‘고추·수수·기장 등은 더 이상 재래종이 재배되지 않고, 조사한 작물 중 평균 26%만이 재래종이라고 한다. 종자 전쟁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종자를 차지하기 위해 자본과 자본, 기업과 기업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 소수 자본이 독점한 종자를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되찾아오려는 시민과 농민이 자본과 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전쟁. 코로나19 사태로 식량위기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GMO 수입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해도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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