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때 틴트(립스틱의 한 종류)로 화장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마스카라까지 다해요.”
언젠가 한겨레신문 「‘초딩 화장’ 이젠 대세…중학교에선 화장법 수업..」이라는 주제하의 기사 중 일부다. 경향신문에는 「화장하는 女초등생들, 화장 안 하면 ‘왕따’」라는 기사도 본 일이 있다. 실제로 요즈음 길을 가다보면 여중생들의 입술에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지 않은 학생이 없을 정도다. 화장하는 초등학생이 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화장품 안전사용 7계명을 담은 ‘소중한 내 피부를 위한 똑똑한 사용법’ 책자까지 배포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등학생들까지 화장을 하는 현상을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 문화변화의 다양성으로 볼까. 아니면 지배적인 주류문화에 저항하는 반문화로 볼까? 문화를 보는 시각의 차이로 여러 가지 해석이 기능하겠지만 이런 문화는 이윤추구를 위해 자본이 만들어 가는 유행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화가 자본에 예속돼 만들어 낸 현상을 우리는 상업주의 문화라고 한다. 자본의 속성이 그렇다. 돈이 되는 것, 이윤이 되는 것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오늘날 자본의 의해 만들어지는 유행이 그렇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만들어지는 반윤리적 반인간적인 문화가 그렇다. 화장을 하지 않은 티 없이 맑은 청소년들의 얼굴에 이상한 색깔을 칠하도록 만드는 유행이며 독재정권이 민중의 눈을 감기던 3S문화는 아직도 유효하다.
자본은 문화만 탐하는 것이 아니다. 상업자본주의, 산업자본주의, 독점 자본주의, 수정자본주의, 신자유주의...로 진화하는 자본은 탐욕적이다. 자본에 길들여져 누리는 오늘날의 문화... 주택이며 의복, 식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도 자본의 논리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알파고 시대, 4차혁명시대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지만 신자유주의에서 볼 수 있었듯이 자본이 주도하는 문화는 사람중심의 문화가 아니다.
교육이 자본에 예속되면 어떻게 될까? 이명박과 박근혜정부가 전교조를 극도로 싫어하는 이유는 친일의 역사 유신의 역사를 비판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들은 자본의 편에서 자본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다. 자본에 예속된 교육을 교육 민영화라고 한다. 교육 민영화는 대학을 서열화 시켜 입시위주의 교육, 일등 지상주의, 사교육천지를 만들어 놓는다. 교육위기, 교육이 무너진 학교는 우연이 아니다. 자본이 원하는 경쟁교육은 대학을 서열화 시켜 가정을 파탄시키고 부모의 사회경제적인 지위를 자녀에게 대물림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이 자본에 예속되면 어떤 세상이 될까? 방송과 신문을 진실이라고 믿는 언론소비자들은 찌라시 언론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체계적인 평생 교육이 없는 나라에서는 제교육의 기회가 없는 노인들의 유일한 정보원은 방송과 신문이다. 촛불반대집회에 나타난 노인들 중에는 정론곡필의 희생자들이 많다. 자사의 이익을 위해 자본이 주는 떡고물로 유지되는 언론은 언론이라기 보다 소비자들을 마취시키는 악덕 장사꾼이다.
자본은 종교조차 그냥두지 않는다. 대형교회, 대형 사찰은 종교로서의 본질적인 기능을 포기하고 구복신앙, 기복신앙으로 변질시킨다. 예수나 부처를 팔아 순진한 신자들을 대상으로 종교장사를 하는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은 사랑의 전도사, 자비를 실천하는 종교인의 모습이 아니다. 수도자로서의 모습을 포기한 그들은 지난 촛불집회에서 빨갱이를 죽이라던 모습에서 그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자본에 예속된 교육은 착하기만 한 사람을 길러 자본이 필요한 인간을 만들어 놓는다. 자본이 만들어 가는 세상. 자본의 본질을 말하고 비판하는 양심적인 지식인들은 블랙리스트로 묶이고 참교육을 주장하는 교육자는 빨갱이가 되어 입에 재갈을 물리게 한다. 헌법은 법전에나 있고 진실은 교과서에나 있다. 자본의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한 소비자들은 자본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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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1년 8월 22일 열린 첫 공판 이래 7년째 재판을 방청, 기록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가 57명의 증언자의 증언을 중심으로 엮은 800여쪽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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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chamstory.tistory.com/2742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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