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부만으로도 충분히 대학을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 무엇이 학부모와 학생들로 하여금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된 것일까’
2009년 3월 20일 방송한 추적 60분 <교육개혁 시리즈 1> 대한민국 스타강사들 - "이래서 사교육이다"에서 나오는 진행자 맨트 중 일부다. 이 정도가 아니다.
‘정년이 보장된 교직을 박차고 '마음껏' 가르치기 위해 학원행을 결심하는 또 다른 교사들- 우수 교사 이탈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로 돌아간다. 위기에 처한 공교육 현장을 살리기 위한 해법은 과연 무엇인가?’
이 방송을 청취한 교사라면 ‘교육’의 가나다도 알지 못하는 ‘무지몽매’한 기획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KBS가 이명박정부 출범 후 공정성을 잃고 권력의 시녀가 됐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얘기지만 ‘교육’과 ‘입시준비’조차 구별조차 못하는 한심한 수준이라니... 이 땅의 35만 교사들의 자존심을 무참하게 짓밟은 파렴치한 방송을 하는 방송국의 무지함에 짜증이 난다.
KBS가 진정으로 공교육의 위기를 걱정하는 의도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면 연간 사교육비 '20조9천억원' 운운 하면서 그 책임을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에게 뒤집어 씌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교육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학원의 강사와 교사 중 누가 더 잘 가르치느냐?’라며 ‘가르치는 능력’으로 우열을 가려서는 안 된다. 교육이란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일’이지 학원에서처럼 ‘개인의 출세 욕구를 만족시키는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다. 교육은 ‘누가 더 잘 가르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가르치는가?’를 가지고 우열을 판단하는 게 옳지 않은가?
‘두 아이를 둔 목동의 한 학부모 고씨. 그녀의 스케줄 표에는 아이의 학습 진도와 일일 공부량, 내일의 계획들로 빼곡이 채워져 있었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등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한 코스로 여겨지는 국제중, 특수목적고 입학을 시키기 위한 계획들이다.’
KBS의 추적 60분은
"이래서 사교육이"(http://www.kbs.co.kr/1tv/sisa/chu60/vod/1576042_879.html)라는 주제에서 보듯이 마치 학교가 일류대학 입학을 위한 준비를 못하고 있어 ‘공교육의 위기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헌법 제 31조와 초·중등교육법에 명시하고 있는 교육의 목적이란 선언적일뿐 학교에서는 교육이 아니라 입시준비에 여념이 없다. 오죽하면 ‘10분 더 공부하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 ‘네 성적에 잠이 오냐?’ 라는 급훈이 버젓이 교실에 걸려 있을까? KBS 추적 60분 팀은 ‘기저귀를 찬 아이를 영어학원에 보내고 학원에 가지 않으면 놀 친구가 없는 현실’을 모르고 있다는 말인가?
학교는 있어도 교육이 없는 교실, ‘교육목표 따로, 가르치는 내용 따로’인 우리 교육현실은 이미 막가파식 전쟁터가 된 지 오래다. 사람의 도리나 신의를 말하면 ‘선생님 공부합시다.’며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는 제자들..., 수업시간에 10%도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 앞에서 참담해 하는 교사들.... ‘어떤 사람을 키워냈는가?’가 아니라 오직 ‘서울대 몇 명, 선배 누가 무슨 고시에 합격했는가?’의 여부에만 관심이 있는 학교.... 이러한 현실을 두고 교사가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믿는가?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인간교육’을 하자면 색깔 칠을 당하는 현실을 두고 ‘대한민국 스타강사들 - "이래서 사교육이다"라니... 사교육비가 늘어나면 과외수업을 이름만 바꿔 ’방과 후 학교‘니 ’사교육 없는 학교‘니 하면 저질 코미디를 하는 교육부. 내 아이 출세가 교육보다 절실한 학부모. 경제력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대물림하겠다는 기득권층. 다른 아이들 다 참는데 못 참을 이유가 있느냐며 아이들을 벼랑으로 내 모는 부모들.... 교육이라는 ’교‘자도 모르는 무지막지한 방송국. 국민을 속이기에 혈안이 된 교육 관료들. 돈벌이를 위해서 입시준비를 교육이라고 호도하는 언론... 자존심을 짓뭉개도 분노하지 않는 선생님들... 대한민국의 앞날이 참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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