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교육의 중립성만 보장 된다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교사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짐작컨대 학력으로 말하면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섧을 정도로 수준 높은 게 우리나라 교사 아닐까?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는 2년제에서 4년제로 높였다. 승진점수 때문일까? 4년제 대학인 교대나 사범대를 졸업 한 후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계절대학이나 야간 대학원을 다니면서 석사를 비롯해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미지 출처 : 에듀뉴스>
이런 교사들이 근무하는 학교는 어떤가? 교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근무평가제를 도입하고 그래도 학교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교원들의 수업을 공개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원끼리 상호평가도 부족해 임금과 연계한 성과급제까지 도입해 놓고 있다. 그런데 학교는 왜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날이 갈수록 황폐해지는가? 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인성교육진흥법까지 만들어 학교를 살리겠다고 혼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학원이 된 학교는 예나 지금이나 상급학교진학을 위한 입시학원 그대로다.
교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전국단위 일제고사를 실시해 학생들의 성적으로 교원들의 능력을 평가하면 자질이 향상 되는가? 교육부는 정말 오늘날 교육위기가 교사들의 자질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어쩌다 성추행교사가 나타나면 성교육 연수를 시키고 일류대학 진학률이 낮으면 자질부족이라고 윽박지른다. 학교폭력문제도 교사 탓, 가출문제며 잠자는 교실도 선생님 탓이다. 학교폭력이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학교를 싫어하는 이유가 교원들의 자질 때문일까? 학교폭력이 그치지 않고 학교가 입시학원이 된 이유도 선생님들만의 책임일까?
청년실업문제로 교사 지망생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교사지망생은 고등학교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지망한다. 학급성적이 3%이내, 그것도 수능 전영역 1등급 정도여야 교대나 사범대 인기학과를 지원할 수 있다. 그것뿐만 아니다. 그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교대나 사범대를 졸업해도 임용고시라는 고시가 기다리고 있다. 최소한 2~3수는 기본이라는 이 고시를 통과했을 때 비로소 교사로서 교단에 설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늘의 별따기, 교사 되는 길... 선망의 대상이 된 교사... 그 명망만큼 제값을 하고 있을까?
우수한 인재를 뽑아 간 대학이 입학하자말자 학문탐구는 뒷전이고 취업준비만 하고 있다면 그런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될 수 있을까? 교사도 마찬가지다. 가장 우수한 인재를 뽑아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교단에 서면 그것으로 끝이다. 교사가 되는 그날부터 교사가 할 일은 교과서만 가르치는 사람이 된다. 교사는 교과서의 지식만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사람인가? 자신이 배운 전공과목의 지식을 더 요령 있게 가르쳐 좀 더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만이 교사의 책무인가?
정부는 교사를 불신한다. 아니 아예 가르치는 내용까지 사사건건 통제한다. 교사에게 융통성이란 처음부터 기대조차 할 수 없다. 국정교과서를 만들고 시험문제 예상문제집을 만들어 내려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 일류학원 강사를 불러와 EBS 방송을 통해 입시지도까지 한다. 학원에서 배우고, EBS방송을 통해 일류강사로부터 시험문제 풀이를 하는데 학교에서 선생님의 강의가 귀에 들어오겠는가?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 잠잔다’는 말은 공연히 나온 말이 아니다. 여기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공문처리에 학교폭력문제, 가출상담에 잡무에 시달리는데 어떻게 교육다운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이미지 출처 :국민TV>
학교에서 유능한 교사란 교육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험점수를 많이 올려주고 공문처리를 잘 하는 사람이다.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시민의식을 가르치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 된다. 사람답게 사는 길, 시비를 분별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는 것은 교사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위기란 교사들이 교육을 하지 못하게 함으로서 나타난 현상이다. 교사가 학생들과 인격적으로 만나 그들의 롤 모델이 되고 멘토가 되어 대화와 소통을 배우고 사랑과 신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처음부터 주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교사가 교육할 수 있는 여건도 환경도 만들어 주지 않는다.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교과서에 매달려 시험예상문제 풀이로 날밤을 다 보낸다. 학생들과 대화하고 살아온 경험이나 삶에 대한 진지한 문제를 놓고 토론하고 고민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입시학원이 된 학교에서는 어떤 유능한 교사란 어떤 교사인가? 정부는 훌륭한 교사란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잘하는 순종적인 교사, 시험문제를 족집게처럼 풀이해 주는... 교육하는 교사보다 공문을 잘 처리하는 행정능력이 있는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
말로는 ‘교육의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국가가 원하는 인간’을 길러내겠다는 정책은 바꿔어야 한다. 교과서 내용이며 가르치는 일에서 평가까지 국가가 독점하고 있으면서 어떻게 교육의 중립성, 교육의 전문성을 기대할 수 있는가? 훌륭한 교사는 시험점수를 잘 받게 하는 쪽집게가 아니라 학생들의 삶을 안내 해 주는 교육자다. 유능한 교사란 학생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대화하는 인격적으로 존경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육을 상품으로 보는 신자유주의 철학으로 어떻게 교육하는 학교를 기대할 수 있는가? 교사를 대상화시키면서 어떻게 교원의 자질향상을 기대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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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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