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갑, 배삼룡이라는 희극배우가 살아 있을 때의 얘기다. 지금 젊은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합죽이 김희갑이나 막동이 구봉서, 뚱뚱이 양훈, 홀쭉이 양석천을 비롯해 비실이 배삼룡, 살살이 서영춘...등 코미디 계를 주름잡았던 희극 배우들이 있었다. 이 사람이 얼마나 웃기는지 어떤 싱거운 친구 하나가 배삼룡이 출연하는 코미디를 보면서 혼자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오늘은 당신이 아무리 웃겨도 내가 결코 웃지 않겠다’고 혼자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보기 시작했지만 결국 몇 분도 참지 못하고 웃고 말았다는 얘기가 있다.
요즈음 TV에 등장하는 코미디들을 보면 피곤하다 못해 배우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몸짱 얼짱도 모자라 온갖 억지웃음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들이 피곤하다. 억지로 웃음을 강요하지 않더라도 출연 배우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배우들이 있다. 그 사람을 보면 웃음이 나오는 선천적인 타고 난 코믹 재능을 타고 난 영국의 코미디언, 영화 감독이자 음악가였던 찰리 채플린이나 영국의 영화배우 로완 애킨슨(미스터 빈)이라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다. 우리나라 김희갑이나 배삼룡도 그에 못지않은 배우다.
어제 대전 서구 문화원에서 본 ‘뉴 배꼽’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지난여름 100만명이나 본 배꼽에 이어 엊그제 개봉했다. ’뉴배꼽‘은 1막과 2막이라는 구분을 통해 웃음을 창조하는 원초적인 개그 ‘패러디’ 극이다. 1막에서는 영화 <홀리데이>를, 2막에서는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패러디해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끝나는 작품이다.
1막과 2막 두 개의 패러디로 구성된 뉴베꼽은 전혀 다른 1막 이야기와 2막 이야기의 경계가 무너지는 페르디 극이다. 1막의 <홀리데이>는 기득권층에 대한 불만으로 감옥을 탈출한 ‘지강혁’에 대한 사건을 다룬 영화를 페르디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현실을 웃음으로 관객에게 다가 온다.
2막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도 배우들의 재치와 웃음 보따리는 유감없이 발휘돼 배우와 관객이 하나 되는 로맨스는 패러디극의 절정을 보여 준다.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민감한 사회 문제를 복잡한 생각 없이 그냥 웃고 나올 수 있도록 만든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는 웃음 폭탄을 선물해 준다.
SBS개그맨이기도 한 김진곤, 임준빈씨의 연기를 보면 참 재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담과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극장 안이 웃음과 박수 소리가 그치지 않는 뉴배꼽.. 억지웃음이 아닌 관객과 배우가 하나 되는 그런 재미를 선사해 주는...그래서 두 시간 동안 박수와 웃음이 그치지 않는 그런 연극이다.
TV드라마나 코미디를 보면서 ‘우리 드라마나 코미디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가?’ 라는 불편한 심기를 갖고 있는게 관객이나 시청자들의 불만이다. 결과가 뻔한 내용, 하나같이 혼외 아들을 둔 부부간의 갈등과 신데렐라 중후군에 찌든 내용, 말탄 왕자자님이 나타나 팔자를 고치는 그런 내용으로 채워진 드라마에 싫증이 나 있다. 건강한 웃음, 신선한 웃음을 제공해 주는 그런 산뜻한 드라마나 코미디에 갈증을 느끼는 관객들... 이런 관객들에게 뉴배꼽은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 온다.
연극의 수준, 드라마의 수준을 높일 수는 없을까? 어쩌면 우리 연극이나 방송계의 시급한 당면과제의 하나가 바로 연극계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 아닐까? 상대방의 신체적인 약점을 이용해 웃음을 강요하의 저질 드라마나 코미디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청률이나 자본의 굴레에 묶여 있는 사슬부터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재능 있는 배우를 발굴하는 일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져있는 지역의 문화계에 대한 국가단위의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하지 않을까? 뉴배꼽을 보면서 그런 가능성을 보며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연극계를 꿈꾸어 본다.
<공연정보>
공연제목 : 초특급 코믹연극 <뉴배꼽>
공연일정 : 2014년 11월26일 ~ 2015년 1월4일
(화~금 오후8시 / 토 오후4시,7시 / 일 오후2시,5시 /월 공연없음)
12월 24일 오후4시,7시,10시 / 25일 오후2시,5시,8시 / 31일 오후5시,8시
공연장소 : 대전 탄방역 서구문화원
문의 및 예매처 1599-0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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