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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

종교인 과세 또 물 건너갔다

by 참교육 201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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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로마로 가서 제도가 되었고,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고 마침내 미국으로 가서 기업이 되었다. 그런데 제가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한국으로 와서 대기업이 되었다

 

<사진출처=출처 rustylong>

 

미국의 어떤 목사님이 한 말이라고 한다. 김재환 감독의 영화 <쿼바디스>가 지난 10일 개봉됐다. 이 영화는 갈릴리에 오신 예수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대기업화 되어가는 타락한 한국교회를 주제로 가난한 자들을 외면하고, 부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에 바쁜 일부대형교회 목회자의 죄악상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대기업화되고, 교회세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한국의 대형교회들...

 

기업이 된 일부 한국대형교회. 그들은 왜 세금을 내려하지 않을까?

 

재적 교인 1만 명에 연간 헌금액수가 1백억에 육박하고 담임목사의 연봉이 무려 6억 원을 받기도 한다.

과거 한 언론 매체가 어느 지역 교회 세입 세출 예산서를 입수하여 공개한 자료 중 담임 목사의 지출 항목을 보면 '생활비 5400만 원, 자녀 학비 보조(해외 유학) 4920만 원, 목회비 600만 원, 교역자 연구비 600만 원, 교역자 도서비 480만 원, 교통비 360만 원, 그리고 교역자 수양비 60만 원 등으로 외견상 담임목사의 연봉은 모두 합쳐 1억 2420만 원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여기에 접대비 1000만 원, 축·조위비 700만 원, 도서 및 정보통신비 500만 원을 비롯해 교회가 제공한 차량인 그랜저XG와 기름 값, 30평 아파트와 각종 공과금 등을 모두 합치면 담임목사에게 준 비용은 거의 2억 원가량 된다.

 

 

신약성서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바리새파 사람들은 할 수만 있으면 예수를 트집 잡아 올무에 넣으려고, 로마의 화폐인 가이사의 동전을 갖고 와 예수께 로마 정부에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은 가이사의 모습이 찍혀 있는 동전이거든 가이사에게 돌리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리라”」고 했다. 그런데 왜 교회는 예수님이 가르치신 가이사의 것을 움켜쥐고 내놓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있는 것일까?

 

대형교회의 비리와 추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의 탐욕과 대물림 그리고 교회헌금 횡령 등으로 고발돼 실형을 받은 타락한 모습은 예수의 가르침과는 딴판이다. 예수는 없고 돈을 우상으로 섬기는 대기업이 된 교회. 오죽하면 쿼바디스라는 영화까지 만들어 비판의 대상이 되었을까? 영화 쿼바디스에는 일부 대형교회의 목사는 막대한 교회 재산을 대물림하기 위해 세습을 일삼고, 아들을 통해 음란 신문을 만들기도 하고, 교인들을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쫓겨난 뒤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의 헌금을 횡령해 쇠고랑을 차는 등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 나오는 얘기만 아니다. 현실은 쿼바디스 이상의 추태와 비리로 얼룩져 있다. 해묵은 논란거리였던 종교인 과세 법제화가 올해도 같은 또 물건너 갔다. 1968년 당시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종교인에게도 근로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한 이후 올해로 46년째다. 1994년 천주교가 종교계 중 가장 먼저 소득세 원천징수를 시작했지만 국세청은 아예 종교인과세를 강제로 할 의사가 없다며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다.

 

 

<이미지 출처 : 팩트 TV>

 

올해도 지난 9일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종교인 과세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처리는 불발됐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10일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 관련 소득세법 시행령 규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키로 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종교인 과세 시행을 갑자기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이유는 대형교회들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논의 과정에서 일부 야당 의원들은 법제화를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종교계 일각의 반대를 들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사·승려·신부 등 성직자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는 유일하게 한국뿐이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국민 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는 결코 협의나 합의의 대상이 아니다. 현행 세법에 종교인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있는 것도 아니다. 외국 종교인들도 예외 없이 세금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종교인들만 면세특권 계급이 된 것은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특히 국회가 종교계 표를 의식해 종교인 과세를 무력화하는 데 총대를 멨다. 정치권은 이번에도 종교계에 일일이 의견을 물어보고 협상을 한다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종교계 전체가 납세를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천주교는 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이미 1994년부터 세금을 내고 있다. 불교 역시 과세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종교인에게 과세를 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유일하게 우리나라뿐이다. 헌법에 명시된 납세의 의무는 대형교회를 예외로 인정하지 않는다. 종교인과세 문제를 언제까지 뜨거운 감자로 남겨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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