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사람들... 그 여섯번째 이야기, 정월장(무장) 담그는 장의 달인을 만나다.
"뱀 날, 장을 담그면 안되는 이유가 뭐죠?"
세종시 금남면 달전리에 있는 장의 달인 암희임씨가 장을 담그는 현장에서 장은 뱀 날 담그면 맛이 없다는 옛날말이 있다는 얘길 듣고 물러본 말이다.
"저는 그걸 믿지는 않지만 옛날 어른들 뱀 장을 담그면 맛도 없고 장이 넘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뱀 날에는 장을 담그지 않다가 지금은 상관하지 않고 담그고 있답니다."
곁에서 듣고 있던시어미님 되시는 분이 거들었다. (연세가 90이 되신 분이다)
" 정말 그래요. 뱀 날 '巳'자가 들어가는 날에는 장을 담그면 장이 넘친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옛날 사람를 얘기지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답니다."
안희임씨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말이라지만 할머니는 수긍을 하지 않고 한마디 더 하신다.
"된장은 그럲잖은데 고추장은 뱀 날 담그면 정말 넘쳐요!"
.................................!!!
세종시 금남면 달전리, 장의 달인 안희임씨가 운영하는 한울농장에 다녀왔습니다.
전국에서 처음 담그는 장일거라는 마인드 맨 김영진선생님의 얘기를 듣고 찾아갔습니다. 지난 번 찾아 갔을 때 먹어 본 장맛이 하도 좋아 장을 어떻게 담그는지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지 궁금해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맛있는 장 만드는 순서
장을 담그는 순서부터 알아봤습니다.
옛날에는 일일이 콩타작을 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기계에 넣으면 콩과 껍질이 분리되어 나옵니다.
첫째 ▶ 씻기 : 직접 농사 지은 콩이 부족할 때는 전남 농협에서 사온 양질의 콩을 깨끗이 씻습니다.
둘째 ▶ 불리기 : 물을 콩의 3배가 되도록 붓고 여름에는 8시간, 겨울에는 20시간 불립니다.
세째 ▶ 삶기 : 가마 솥에 놓고 처음에는 센불로 끓입니다. 끓일 때 주의할 점은 솥이 넘쳐도 절대로 두껑을 열지 않아야 합니다. 끓이는 시간은 약 8시간 정도 끓여줍니다.
네째 ▶ 빻기 : 돌절구나 맷돌로 콩 알이 안보이도록 빻아 줍니다.
다섯째 ▶ 메주 만들기 : 보자기를 깔고 삶은 콩을 탕탕 치면서 형태를 만듭니다. 그 후 10일간 말립니다
여섯째 ▶ 띄움 : 서까레나 안방 시루에 한 달, 10일에 한번씩 통기하고 햇볕을 쬐어 줍니다. 겨우네 25~ 30도 정도의 건조실에서 30~45일 곰팡이 피우면서 건조시킵니다.
일곱째 ▶ 장 담기 : 먼저 항아리를 소독합니다. 3년 묶음 천일염을 2~3일 전에 풀어서 침전물을 충분히 가라 앉힙니다. 메주를 깨끗이 씻어서 넣고 숯과 빨강고추, 대추 등을 넣습니다.
소독을 할 때는 짚과 말린 쑥 그리고 꿀(한 컵정도)을 함께 태워 줍니다. 쑥은 향기를, 꿀은 단맛을 내게 한다는 군요. 처음 듣는 얘기였습니다. 아마 안희임씨의 숨겨둔 비법인 것 같았습니다.
장을 담글 때 소금이 얼마나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주부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안희임씨는 특이했습니다.
안희임씨는 소금은 반드시 천일염으로 하고 3년동안 간수를 뺀 소금을 사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안희임씨간 간수를 빼고 준비한 소금은 손에 쥐었다 놓으면 소금이 손에 하나도 달라붙지 않고 깨끗이 떨어졌습니다. 간수가 완전히 빠졌다는 증거라고 합니다.
양질의 소금과 간수를 뺀 소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좋은 장맛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안희임씨의 지론이었습니다.
여덟째 ▶ 분리 : 메주덩이를 꺼내 부수어 골고루 섞습니다. 섞은 된장을 다른 항아리에 옮겨 답습니다. 남은 것은 간장이 됩니다.
장을 담근후 고추와 대추 그리고 숯을 넣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강조할 점은 숯은 식은 숯이 아니라 반드시 불이 붙은 숯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냥 숯을 넣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게 안희임씨의 주장입니다. 벌겋게 타는 숯을 넣을 때 '피지직'하고 식으면서 김이 나오는 것... 그게 맛있는 장을 담그는 비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어도 그것이 수십년동안 장을 담그면서 얻은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 가지... 장을 익힐 때 다시마를 넣아준다고 합니다. 다시마를 덮어주면 장의 색깔이 변하지않게 할 뿐만 아니라 장맛을 좋게 해 준다더군요.
이제 장 담그는 순서를 정리해 볼까요?
앞으로 맛있는 장을 담그실 분은 세종시 장의 달인 안희임씨가 담그는 장의 비결을 참고해 담그시면 맛있는 장을 담그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담그는 순서는 마인드 맨님의 수고로 만든 그림 파일을 올려 둡니다. 참고하시기바랍니다.
그리고 참 그 뱀 날 얘긴데요. 옛날 어른들의 과학적이지 못한 미신이라고 치부해 무시해도 될까요? 장을 비롯해 옛 어른들의 얘기는 무조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최근 조금씩 밝혀지고 있잖아요?
뱀 날이 12일만에 돌아 온다는 건 다 아시지요?
뱀 날이 육십갑자 중 다음의 다섯 날입니다. 즉, 을사( 乙巳)일, 정사( 丁巳)일, 기사( 己巳)일, 신사(辛巳)일, 계사( 癸巳)일입니다. 안희임씨는 뱀자가 들어간 날 애써 무시하지는 않지만 어제 안희임씨가 장을 담그는 날은 뱀날을 피했군요. 어제는 뱀 날이 아니라 오늘이 갑자 중에서 을사( 乙巳)일이군요. 혹시 독자들 중에서 왜 뱀 날 장을 담그면 안되는 지 과학적인 해석을 해 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시는지요?
한울 농장 안희임씨의 주소입니다. 세종시 금남면 달전리 595-1번지
한울농장 안희임 010-4236-7080
블로그: http://blog.naver.com/snqh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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