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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비친 세상

영규스님 추모제와 산사 음악회가 열린 천년고찰 갑사에는...

by 참교육 2013.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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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도종환의 '가을입'니다.

 


도종환이 아니더라도 가을을 만나면 시인이 됩니다.

시라는 형식을 빌리지 않더라고 가을 산을 만나면 한 마음 가득 시가 쌓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단풍도 보고 시를 만나러 갑사를 찾았습니다.  

 

천년고찰 계룡산 갑사....!

 

2013년 10월 26일. 계룡산 갑사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갑사가 주최하는  '순국 421주년 기허당 영규대사 및 호국승변 추모제와 산사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기허당 영규 대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켜 국가와 민중을 위해 온몸을 다바친 호국불교의 상징적인 인물로 갑사에서 출가했습니다. 영규대사는 휴정(休靜)의 문하에서 법을 깨우친 인물로 임진왜란 당시 수백 명의 의승을 규합하여 관군과 함께 왜적으로부터 청주성을 탈환한 의병장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영규스님은 금산에서 조헌과 함께 최후항전을 펼쳐 죽음으로써 나라를 구한 의승이기도 하지요.

10월 26일 갑사에서는 “기허당 영규 대사 순국 421주년을 맞아. 호국사상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오늘에 되살리고 뜻을 기리는 추모재를 봉행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혹국불교의 정신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 갑사 입구 먹거리장터에는 청정 토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찾는 이들의 발검을 멈추게 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1시 영규대사 및 호국의병 추모제에 이어 오후 1시 개회사 삼귀의, 반야심경, 추모묵념, 내빈소개, 행장소개, 봉행사, 헌다, 헌화, 추모사, 추모곡, 자비나눔 순으로  추모제가 진행행되었습니다. 추모제에 이어 계룍산 자락에는 정태춘 박은옥을 비롯한 가수들의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퍼졌습니다.


 

 

갑사주변에는 아직 단풍으로 꾸며지기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삼삼오오 연인과 혹은 가족를 유모차까지 끌고 온 주부들로 가득찼습니다. 

 

갑사는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사람으로 하루가 드르게 단풍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관자재 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지느니라....'로 시작하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계룡산 갑사.... 생각만 해도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지 않으세요?

 

산사를 찾은 사람들... 오늘만은 모두가 수도를 하는 마음이 되어 가을 속 깊숙히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그런 분이기에서 열리는 의병 기허당 영규대사의 추모식은 찾는이들의 가슴에 나라사랑의 뜨거운 열정을 안겨주었습니다. 

 

추모제가 끝나고 점심공양 시간입니다. 단풍갱도 수도자도 공양시간은 모두가 즐겁습니다. 참여한 모두에게 제공되는 공양. 이날 사찰음식은 떡국이었습니다. 가을이 내려 앉는 갑사에는 사찰 별미로 배를 채우고 하나 둘 2부 행상사장에 모여들었습니다.

 

완연한 단풍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걷는 갑사계곡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폭포까지 가는 길을 그렇게 험하지 않아 어린아이 손을 잡은 아빠 엄마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계곡을 지나는 냇가에는 가족들이 정서스레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던 산사음악회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이날 산사음악회는 ㅅ님 한분이 나와 열정적인 가요를 부르는 모습에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텔레비전을 통해 자주 볼 수 없었던 정태춘과 박은옥 부부의 공연은 산사를 찾은이들에게 인기였습니다.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청태춘 박은옥의 공연에 팬들의 열광적인 앵콜까지... 가을이 무르익는 갑사에는 그렇게 추억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정태춘과 박은옥..!

이마 이 두사람의 노래는 산사 음악회를 위해 준비한 음악 같았습니다.

노래 가사며 분위기가 가을이 내려 앉은 계룡산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가한 사람들은 정태춘 박은옥의 노래에 취해 쏟아지는 앵콜을 소화해 내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 오는 길....

계룡산과 갑사의 정기를 받은 사람들로 갑사는 그렇게 가을 산사를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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