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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자료

고3병, 중3병에 이어, 초6병까지...?

by 참교육 2008.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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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와 국사를 빼고 영어로 수업하는 중학교. 의무교육 과정인 일반 중학교는 수업료가 무상이지만 분기별 수업료만 120만 원으로 연간 480만 원을 납부해야 하고 신입생은 입학금을 따로 70만 원을 더 내야 하는 학교!

서울시교육감이 설립하겠다는 국제중학교 얘기입니다. ‘사교육비 확 줄이겠다’며 서울시교육감으로 당선된 공정택서울시 교육감은 ‘공’교육감이 아니라 ‘사’교육감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돌고 있지만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국제중학교설립을 강행하고 있어 나라 안이 시끄럽습니다.


서울시교육감이 설립하겠다는 국제중학교란 어떤 학교이길래 설립도 하기 전에 교육단체와 시민단체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에는 1998년 처음으로 부산국제중학교가 설립됐고 2006년 경기도 가평군에 청심국제중학교가 문을 열었습니다. SKY에 많이 보내는 고등학교가 일류고등학교가 되는 나라에서 부모와 함께 외국에서 2년 이상 거주하며 수학한 학생 등에 한해 지원 자격이 주어지는 학교가 국제중학교라면 어떤 학교일지 짐작이 가지 않습니까?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도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중학교는 의무교육입니다. 그런데 국제중학교는 등록금이 70만원, 분기당 수업료가 120만원, 연간 480만원을 내야 하는 학교로 돈이 없는 가난한 집안 학생들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는 학교입니다. 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도 국어와 국사를 뺀 모든 교과목을 영어로 공부하는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내년에 서울시에 개교를 준비하고 있는 국제중학교는 사학법인 대원학원과 영훈학원이 대원중학교와 영훈중학교를 각각 국제중학교로 전환하겠다고 신청해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해외 유학생을 줄이기 위해 이러한 국제중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요?

올해 청심국제중학교 경쟁률이 17:1 이었고 1차 합격자는 4배수인 400명이었다고 합니다. 1차 합격한 학생들의 대다수가 영어 공인점수인 토셀(TOSEL Intermediate) 3급 이상, 수학·과학·사회 경시대회 1회 이상 수상, 전교회장, 영재교육원 수료경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정도면 경기도 소재 국제중학교 한 곳이 영어 사교육과 경시대회 대비 사교육 시장에 끼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지 않습니까?

서울시교육청은 1차 서류전형에서는 영어인증이나 경시대회 실적을 포함하지 않겠다는 방안을 내세워 사교육을 억제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1차 전형만을 목표로 특목중 입시를 준비하는 학부모, 학생들은 없습니다. 영어몰입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학교에서 2차 전형 면접에 외국어 능력을 포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1차 전형 요강에 교과학습 발달상황이 포함되어 있고, 영어교과 성적에 대한 가중치를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교과 및 영어 사교육 없이 특목중에 입학원서를 내려는 학부모나 학생들이 있겠습니까?

서울시교육감이 설립하겠다는 국제중학교는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 내년에 개교하겠다는 국제중학교가 설립되면 대학입시를 앞둔 고3병, 특목고 입시를 앞둔 중3병에 이어, 국제중학교 입시에 시달리는 초6병까지 등장하게 될 게 뻔합니다.

영어몰입교육을 시켜 쓰레기통이라면 못 알아듣고 '트래쉬 박스'라고 해야 알아듣는 중학생.


국제중학교설립은 40년 동안 유지돼온 중등교육 평준화의 근간을 뒤흔들어 중학입시 부활의 전주곡이 돼지는 않을지... 국민 보통․의무 교육과정마저 계층화시키는 국제중학교 설립. 과연 허용해도 좋을까요?

-마산 MBC 8월 24일(FM:98.9Mhz, Am:990Khz-08:10~09:00) '열려라 라디오' 여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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