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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자료

전국일제고사 치자는 찐짜 이유

by 참교육 2008.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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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취 수준 및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학력격차 해소와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겠다.’던 게 전국일제고사를 도입하게 된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해온 초등학교 3학년 진단평가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의 학업성취도 평가가 올해부터는 전국의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시험으로 바뀌게 됩니다.

오는 10월 8일은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10월 14~15일에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국가가 13살과 16살 학생까지 표집도 아닌 모든 학생을 상대로 일제고사를 본 경우는 한반도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수능과 고등학교의 경험 때문에 우리는 시험에 관대한 경향이 있지만 아무리 뒤져봐도 고교 이전의 학생들을 전국적으로 줄 세운 사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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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여년 전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하고 있었을 때 얘깁니다. 당시 시군단위 일제고사를 실시해 학교별 학급별 서열을 매겨 자신이 담임을 하는 반 학생들의 성적이 좋으면 교장선생님으로부터 근무평가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었습니다. 승진에 눈이 먼 한 담임선생님은 자기반 성적이 전교에서 1등을 하기 위해 교사로서 차마 못할 일을 했던 일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 선생님 반에서는 시험 치는 날만 되면 반에서 성적이 나쁜 학생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시험이 있기 전, 담임선생님이 자기반의 성적이 나쁜 몇몇 학생을 불러

“너희들은 내일 학교 나오지 않아도 돼!"

그렇게 말하는 걸 옆반 선생님이 듣고 말았던 것입니다.

전체 학급 평균성적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승진을 위해 평소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에게 교육자로서 차마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만 것입니다. 그 선생님은 그후 근평을 잘 받아 교감 교장으로 승진을 했겠지만 그 학생의 가슴에 남은 상처는 평생 살아가면서 지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백번 양보해 ‘학업성취 수준 및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학력격차 해소와 학습부진학생 최소화 그리고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학생들의 평가결과를 공개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는 개인에게만 공개해 오던 성적을 10~11월에 제정될 예정인 학교정보공개법이 시행되는 2010년부터는 시험 결과를 3단계로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3단계 비율은 곧 총점으로 환산할 수 있게 됩니다.

개인별 학교별 지역별 성적이 공개된다는 것은 '학교선택제'로 가기 위한 수순 밟기라는 것을 모를 리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학부모가 그 지역의 고등학교 가운데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외고·과고·자사고 등이 초일류고등학교군이 되고 그 외의 학교들은 이류나 삼류로 떨어져 이른바 '비선호 기피학교'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일제고사는 시행취지에 비춰 보면 전집이 아닌 표집평가여야 합니다. 현행 학업성취도 평가 체제를 그대로 두고 평가 대상만 모든 학생으로 확대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나겠습니까?

평준화가 시행되기 전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일제고사가 시행되면 전에 없던 주입식 교육, 정답 골라내는 기술 가르치기, 정해진 시험 시간 연장하기, 시험문제 사전 유출, 시험 관련 정보를 교실 벽에 게시하기, 채점할 때 질문과 관련이 없는 답이라도 일단 쓰기만 하면 점수 주기 등의 부정행위가 거의 모든 학교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교육 불평등 심화, 사교육비 증가도 모자라 학교를 입시지옥으로 만들 전국단위 일제고사는 중단해야 합니다.


마산 MBC 9월 28일(FM:98.9Mhz, Am:990Khz-08:10~09:00) 열려라 라디오!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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