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에선 성범죄 구설수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함께 패러디물까지 등장했다.(출처 : 트위터)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놈’들에 관한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정말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강수로 처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윤창중의 성추행 얘기 같지만 이 글은 지난해 4·11 총선 직후인 4월18일 블로그에 올린 ‘박근혜의 위기 관리능력, 그리고 새누리당의 본색’이라는 제목의 윤창중이 쓴 글이다.
그는 이 칼럼에서 ‘제수 성추행’ 의혹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형태 당선자를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비판했던 장본인이다. 윤창중이 대통령 인수위원이 되기 전 ‘윤창중의 칼럼세상’이라는 자신의 블로그에 썼던 글이다. 이글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한 네티즌은 “그 미친X이 바로 당신”이라며 “아예 일기를 쓰셨네”라고 꼬집었다.
<사진 설명 - 뉴시스-방미 기간 벌어진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벌집을 쑤셔 놨다’는 말이 있다. 윤창중 사건이 그꼴이다.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더니 윤창중이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켰다. 보수언론들은 그래도 아직 미련이 남았는지 ‘가슴이 아니고 엉덩이쯤를 가지고 뭘 그런느냐’느니 ‘윤창중이 낚였다’느니 안간힘을 쓰지만 ‘청와대의 입’이 성추행을 했으니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말이 없다.
새누리당은 더 가관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0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기인사가 문제가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사 문제가 아닌 개인 처신 문제"라고 선긋기에 나섰다. 감추고 덮을 것을 덮어야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사라질까?
새누리당이나 수구언론은 그렇다치고 진보적인 언론들조차 박근혜가 아니고 윤창중의 성추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태극기 쓰지마” KBS ‘보도지침’ 논란, ‘나라 망신’ 성추행 피해 여성 “윤창중이 엉덩이 움켜쥐었다” 신고, 윤창중... 막말 논객서…시끄러운 등장, 부끄러운 퇴장, 윤 “엉덩이 툭툭 쳤을 뿐”, “서류 달라” 술자리 후 피해자를 호텔방에 불러, 윤창중이 불러서 호텔방 갔더니, 팬티만.... 이게 진보신문의 윤창중 서추행 사건 보도다.
윤창중 성추행 사건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그런 일을 저지르고 남을 인물이요, 개연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터진 사건이다. 윤창중의 대변인 발탁은 야당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윤진숙도 그랬다. 온 국민과 국회가 반대한 사람을 기어코 장관에 앉힌 장본인은 박근혜대통령이다. 사람을 잘못 써서 사고가 나면 본인은 물론 당연히 임명권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사진출처 : SBS - 이니ㅏㅁ기 홍보수석의 '국민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기자회견>
그런데 청와대가 하는 일을 보면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먼저 홍보수석으로서 제 소속실 사람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고 죄송스럽다”,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건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 온국민이 윤창중 사건으로 분기탱천한 분위기에서 그것도 비서실장도 아닌 홍보수석이... 대통령에게 사과라니....? 이번 사건이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할 일이지 홍보수석이 대통령에게 사과할 일인가?
성범죄는 "(피해자의) 인생을 망치고 그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준다"
"(성범죄자를) 사형까지 포함해 아주 강력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 2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
박대통령이 성폭력을 당한 딸이 자살하자 어머니가 복수에 나서는 내용의 <돈 크라이 마미>를 보고 한 말이다. 자신의 잘못으로 나라망신을 시켰으니 박근혜 대통령이 윤창중울 해임시키는 것으로 끝내고 말 것인가?
국제적인 망신을 불로 온 이번 참사(?)는 박근혜의 오기인사가 불러 온 자업자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독선과 불통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뼈저리게 깨우쳐야 한다. 밀봉인사, 깜깜이 설명, 낭독 대변인 등 갖가지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박근혜대통령의 불통... 국민에게 눈꼽만큼이라도 죄송한 맘이 있다면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과 소통과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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