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항상 저희 코레일을 이용하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마산역 대합실에서 나오고 있는 이은상 작시인 “내 고향 남쪽바다” 노래와 관련하여 마산역을 통해 소중한 의견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레일에서는 문화와 음악이 흐르는 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대합실 및 승강장에서 기다리시는 고객들을 위해 음악 방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한 가지 노래만이 계속 반복해서 나온다는 말씀에 마산역에 통보하여 조치하였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찾아주시는 역사에 특정 음악을 지속적으로 방송하는 것은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여, 찾아주시는 모든 고객들을 위해 노래 선곡에 대해 수정 하도록 하였습니다.
마산역을 이용하시면서 관심과 애정 어린 의견 보내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마산역은 오로지 문학적 측면에서 고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시작하였을 뿐 마산지역 시민들의 민주화 정신 왜곡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봄 날씨에 옷차림이 얇아졌는데 기온차이가 심합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
회신부서 지역본부 > 부산경남본부 > 영업처 회신담당 조진옥’
며칠 전 마산에 갔다가 역사(驛舍) 대합실에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반복해서 들어야 했던 ‘가고파’노래 방송 시정 건의에 대한 답신이다.
마산은 지금 한창 이은상의 시비건립문제로 마산시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 공공기관이 마산역이 특정단체의 입장을 시위조로 음악을 내보내는 것은 편파적이라는 생각 때문에 역장을 찾아 시정건의를 했던 것이다.
‘가고파 노래 방송 중지 요청 건의서’
‘지난 달에 마산에 왔을 때도 그랬고 오늘 또 마산역에 도착하자말자 가고파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마산은 지금 이은상시비 건립문제로 심각한 갈등과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줄 압니다. 그런데 공공기관인 마산역은 왜 시비건립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은상의 가고파 노래만 반복해서 보내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도 다른 노래와 함께 보내는 게 아니라 가고파 한곡만 계속해서 보내는게 옳은 일인지요?
앞으로 논쟁이 끝날 때까지 가고파 노래 방송을 중단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2013년 5월 2일 민원인 김 용 택
마산역 부역장 서 정 길(인)
건의서를 제출한지 3일만인 5월 5일 이-메일로 답신이 왔다.
‘김용택 님이 평가하여 주신 만족도는 철도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며
일부 고객님을 선정하여 소정의 사은품을 드리고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마산은 지금도 이은상의 시비(詩碑)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 2월, 3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역앞에 가고파시비를 세우면서부터다.
시민단체에서는 역전에 세운 이은상의 시비는 '친일과 독재에 부역한 기회주의자인 이은상은 마산의 3.15정신에 역행하는 부끄러운 일'이라면 철거를 요구했고 시비를 세운 '가고파를 사랑하는 문인단체 회원'들은 '이은상은 ‘마산과 조국을 사랑한 이은상은 친일을 하지 않았다’며 시비건립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마산역의 '가고파 노래 방송'
어떻게 생각하면 자잘하고 보잘 것은 없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 이 노래가 역대합실에 방송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수천, 수만명의 승객들이 지나가면서 들었을텐데 그 누구도 문제제기를 한 일이 없었던 모양이다.
노래를 들은 사람 중에는 가고파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노래는 좋지만 이은상이라는 인물 때문에 거부반응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잠간 시간을 내 시정을 요구할 수도 있었겠지만 귀찮아서 너도 나도 지나치는 바람에 마산역의 횡포(?)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민주주의는 삶의 현장에서 가꾸고 다듬어야 성장하고 정착할 수 있다. 물론 시비건립에 반대해 현수막을 걸거나 시위에 참여해 자신의 의사표현을 할 수도 있지만 잘못된 현실을 시정하겠다는 작은 실천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 아닐까? 고객의 시정건의에 잘못을 인정하고 재빨리 시정 약속을 한 코레일측의 처사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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