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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수능 끝난 고 3교실, 교육도 끝인가?

by 참교육 2011.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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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난 고 3교실... 모든 학교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신분은 학생이지만 행동이나 생활은 학생이 아닌 사람.
  

‘19세기 교사가 20세기교실에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교사들의 자질이나 교육환경을 두고 한 말이지만 학교는 왜 변화를 거부할까요?
수능이 끝난 고 3교실.... 교과서며 참고서까지 고물상 쓰레기로 내다 버리고 빈손으로 등교하는 학생....

고 3학생들에게 ‘교육과정 정상화’를 주문하는 교육청은 고 3교실이 어떤 모양인지 알기나 할까요?
 
2007년 수능이 끝나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의 기막힌 현실을 보고 안타까워 썼던 글인데 지금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 번 보시겠습니까?

 

첫째 법을 지키지 않습니다.

수능 끝난 고 3학생들은 학교의 법인 교육과정(대통령령)이라는 법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수능 전날 책이며 참고서를 고물상의 쓰레기로 던저 버린 학생들은 배울 책도 없이 빈손으로 학교에 옵니다. 5교시로 수업이 끝나면 갈 곳없는 학생들은 시내를 배회하거나 게임방으로 시간을 떼우기도 합니다.

둘째 교칙이라는 원칙이 무너졌습니다.

학생이 학교에서 지켜야할 법이 교칙입니다. 교복이며 등교시간이며 두발은 학생의 신분에 맞게 정해두고 지켜야 하지만 수능 끝난 학생들에게는 그런 교칙은 소용이 없어집니다. 교복대산 잠바차림에 두발은 염색에 화장이며 귀걸이까지 한 외모는 졸업생이고 신분은 학생입니다.

교문에서 귀및 몇Cm는 모범생이고 몇Cm는 문제아라며 가위질을 하고,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어 버리던 교칙이 수능이 끝난 학교에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교칙이며 등교시간이며 복장규정까지 하루아침에 쓸모가 없어지는 탈법을 공공연히 가르쳐 반교육적인 이중인격자로 만들고 있습니다.(시대착오적인 두발이나 복장규정은 바뀌어야 하지만...)  


셋째, 이런 현실을 두고도 지도감독관청은 ‘교육과정 정상화’를 요구 하고 있습니다.

왜 학기제를 3월에서 1월로 바꾸든지 아니면 특별 교육과정을 만들어 운영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넷째, 왜 아까운 청소년기를 방학을 끼워 넣어 허송세월을 보내게 해야 할까요?

학력을 역력처럼 1월에서 시작하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11월에 수능을 치르고 무려 석달간을 허송세월을 보내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자유를 만끽하게 하려고...? 대학 입학금을 마련할 알바시간을 주기 위해서...?



2007년에 썼던 글이 지금과 무엇이 다른 지 한 번 살펴봅시다.


신분은 학생인데 복장이며 생활은 졸업생입니다. 


등교시간이 지났는데 책가방도 없이 어슬렁 어슬렁 교문을 들어서는 학생들이 눈에 뜨인다. 겉모습을 보아 학생처럼 보이지만 두발도 교복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았다. 수업시간이 시작됐지만 어느 반에도 수업을 하는 교실은 없다. 선생님도 보이지 않는 교실에는 여기저기 삼삼오오 몰려 잡담을 하거나 책상 위에 걸터앉아 TV를 건성으로 쳐다보는 학생도 있다.

수능이 끝난 고 3학생들은 말이 학생이지 학교의 치외법권자다. 수능 전까지만 해도 교문을 지키는 선도생들이 두발이며 복장단속에 등교시간까지 철저하게 통제하던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2012년 재학생 응시자 5십 수만명이 3개월 동안 허송세월 보내는 학기제, 바꾸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마땅히 갈 곳도 없는 이들은 시내를 배회하거나 극장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졸업을 하는 2월까지는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공납금을 내야하고 수업도 하지 않는 고3 담당 선생님의 급여는 과연 정당하게 지급되는 것일까?

수능 끝난 고 3학생들의 방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5일, 수학능력시험 이후 각 학교에서는 고3 학생들을 위한 특별강연, 유적지. 기업체 방문 등 현장 체험학습, 단체 영화관람 등 문화 활동, 논술강의, 진로상담 등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그 계획이 교육적인 배려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전시용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수능 이후 고교 3학년의 수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말로는 입버릇처럼 '교육과정 정상화'를 외치면서....! 


교직원 회의 때마다 교장선생님이 정상수업 운운하지만 교과서까지 폐휴지장으로 던져버리고 빈손으로 등교한 학생들에게는 수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교장선생님이 더 잘 안다.
한 시간도 아까운 청소년들에게 무려 3개월이라는 공백기간은 국가적인 낭비다.

수업도 하지 않으면서 10시까지 등교해 출석만 확인하고 돌아가거나 진로가 결정난 학생들에게 입시 설명회에 동원하는 비교육적인 행사를 반복하는 학교는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학교는 우수학생 몇몇을 일류대학에 입학이나 시키는 준비기관이 아니다.

수능을 위해 밤 10시까지 불을 밝히고 수능이 끝나기 바쁘게 ‘서울대 몇 명이 합격했느냐’로 한해 교육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교육은 중단해야 한다.

수능 전날 까지만 해도 머리카락이 귀밑 몇 ㎝가 돼야 모범생이며 운동화 색깔까지 통제하던 교칙이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되는 그런 학교에 과연 교육이 가능하다고 믿는가?

교육과정이 버젓이 살아 있는데 ‘특별 강연이며 유적지 방문’을 교육이라고 강변해서는 안된다. 스스로 법을 어기면서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겠다는 건 자가당착이다.
교실은 있어도 교육이 없는 학교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2007년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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