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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학교

시내 중심가로 떠나는 소풍, 어떻게 생각하세요?

by 참교육 2011.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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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왼쪽 - 신나는 점심시간 창동 복희집에서... 오른쪽 - 학생들이 김경년 마산창동통합상가상인회 간사가 선물한 온누리상품권을 자랑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경남도민일보>

소풍하면 무슨 생각이 날까?

봄이나 가을이 되면 학년별 혹은 학급단위로 경치 좋은 산이나 강가로 나가 학교생활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하루를 즐기는 행사다. 소풍이란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야외에 나갔다 오는 일’ 혹은 ‘학교에서, 자연 관찰이나 역사 유적 따위의 견학을 겸하여 야외로 갔다 오는 일’로 일제시대부터 학교행사로 계속해 오고 있다. 18평 좁은 교실에서 4,50명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흑판을 쳐다보는 갑갑함에서 학교를 벗어난다는 하나만으로 즐겁고 신나는 일이 소풍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이런 즐겁고 신나는 소풍이 재미없고 멋쩍은 연례행사로 변절... 학생들에게 인기가 떨어진지 오래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재미없는 소풍이 연례행사로 치러지지만 소풍을 산이나 강이 아니라 도시 중심가로 소풍을 간 학생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10월 24일자 ‘80년대 추억으로 가을소풍 간 95년생 아이들’(부제 : 마산중앙고 1학년 9반 학생들, 옛 번화가 '창동' 나들이)에 따르면 ‘마산 중앙고 1학년 9반 학생 32명 학생(담임 이환용 선생님)들은 ’마산의 창동‘이라는 마산에서 가장 번화가에 소풍을 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 이환용선생님은 학생들이 마산에 살면서 마산이 어떤 곳인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현존하는 건물들을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지 소개하는 산 공부를 시키고 싶어 이런 소풍을 기획했다고 한다.

이환용선생님이 학생들을 데리고 간 곳은 ‘창동의 황금당, 학문당, 코아양과 등 과거 마산의 번화가에서 사연도 많고 추억도 많은 지금도 남아있는 곳으로 학생들을 안내 했다. 현재 남아 있는 만남의 장소를 소개하기도 하고 창동 가배소극장으로 학생들을 인솔. 과거 마산의 역사를 알려주기도 했다.

소극장에서 만난 이승기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장님은 “제일극장, 마산극장, 시민극장, 강남극장처럼 창동에는 극장이 많았다”며 “학교 다닐 적에는 단체관람만 허용했는데 학교 규율부가 창동에 나와 감시까지 했었다”며 ”극장에 가고 싶어 얼마나 애가 닳았던지 그때만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당시 마산 시민들은 결혼을 창동에서 많이 했는데 지금 빈폴이 들어서 있는 건물도 ‘희’ 예식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창동의 역사를 설명하기도 했다.
 

‘가배소극장’, ‘창동커피숍’, ‘학문당’을 둘러보고 낮 12시, 평소 같았으면 어머님이 사 주시는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그러나 이날 중앙고 학생들은 창동 ‘복희집’에 모여 테이블에 올려진 떡볶이와 튀김 한 소쿠리를 나눠 먹으며 즐거워 했다. 큰 비용들지 않고 먹고 싶건 얼마든지 더 시켜 먹을 수도 있는 재미까지... 이날 ‘복희집’ 사장은 30년 넘게 내려오는 팥빙수를 서비스로 내놓았고, 창동의 한 상인은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돌렸다.


이날 창동통합상가 상인회 김경년 간사는 온누리상품권을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한산하던 창동시장이 중앙고 학생들의 소풍으로 활기 띤 시간을 맞자 김 간사는 "마산 중앙고 소풍 덕에 창동이 시끌벅적하며 고맙고 기분이 좋다"며 환영했다.

김 간사는 "앞으로 문화의 거리뿐만 아니라 10월 창동거리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와서 즐겨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낮 12시 45분. 담임선생님은 "상품권을 모두 창동에서 쓰고 가자며 종례를 했고, 학생들은 받은 상품권으로 어떻게 재미있는 사용할까를 생각하며 시내로 뿔뿔이 흩어졌다.


요즈음 학생들은 소풍이 재미가 없다. ‘몇 시 까지 어디에 집합’이라는 전날 담임선생님의 예고에 따라 집결해 잠간 모였다 싸가지고 간 도시락을 먹기 바쁘게 집에 돌아간다. 그게 중고등학교의 소풍풍속도다.

인솔교사들도 연례행사로 하는 소풍, 학부모들이 준비해 준 도시락을 모여 앉아 나눠 먹고 잠간 아이들과 노래 한 두곡 부르다 그게 끝이다. 이렇게 재미없는 소풍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떨어지자 아예 이벤트업체에 도움을 받는 학교까지 있다. 인솔교사들은 소풍이 끝나면 교외지도를 한다며 삼삼오오 흩어지는 것으로 소풍은 끝난다.

테마 소풍이 아닌 연례행사를 치르는 소풍은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도 못하고 교육적이지도 못하다. 이런 식상한 소풍행사보다 의미 있고 교육적인 행사가 없을까 고심한 선생님이 마산 중앙고등학교 이환용 선생님이다. 서울문화가 표준문화가 된 현실에서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애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자라는 학생들....

그러다 타지로 대학진학이라도 할라치면 고향에 대한 추억 한자루 남아 있는게 없다. 향토 사랑이니 향토에 대한 관심이 있을 리 없다. 이런 지역사 불모지에 어쩌면 내가 살아가야할 고장에 대한 지식과 애향심을 키우도록 해보자는 소풍... 앞으로도 중앙고등학교 ‘도시로 가는 소풍’처럼 추억을 만드는 소풍행사가 일반화되어 추억도 만들고 지역사랑의 기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 '80 년대 추억으로 가을 소풍간 95년생 아이들'(2011. 1. 24) 기사를 재구성했습니다.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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