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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천대에서 만난 낙동강의 비명

by 참교육 2010.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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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을 하는 곳 그 어디 자연의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을까만은 천혜의 경관 경천대도 예외가 아니었다. 담프트럭이 굉음을 지르고 달리는 낙동강변에는 블로그들로 하여금 경악을 자아내게 했다. 
 

경상북도 상주시 사벌면 삼덕리 산12-3번지 경천대.
‘낙동강 1300리 물길 중 하늘이 스스로 만든 길, 경천대’
영남의 상징이자 젖줄인 낙동강이 감싸 안은 “삼백의 고장”
상주는 성읍국가시대부터 사벌국, 고령가야국의 부족국가가 번성하였으며, 신라시대에는 전국 9주, 고려시대에는 전국 8목중 하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관찰사가 상주목사를 겸하는 등 웅주거목의 고도로 언제나 역사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 또한 누란의 위급한 국난을 극복할 때에도 올곧은 선비정신을 앞세운 수많은 지사가 있어 자랑스러운 역사의 맥을 이어왔던 곳이다.



<사진설명:'천혜의 비경!' 수십만녕을 두고 다듬어 온 자연의 경관이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파헤쳐지고 있는 장면. 이 기막힌 역사의 현장을 한 블로거는 카메라에 담기 위해 구경은 뒷전이고 열심히 켐코드에 담기 바쁘다. 


경천대는 태백산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 1,300여리 물길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낙동강 제1경”의 칭송을 받아 온 곳으로 하늘이 만들었다 하여 일명 자천대(自天臺)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경천대와 낙동강물을 마시고 하늘로 솟구치는 학을 떠올리게 하는 천주봉, 기암절벽과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울창한 노송숲과 전망대, 조선 인조15년(1637) 당대의 석학 우담 채득기 선생이 은거하며 학문을 닥던 무우정과 경천대비, 임란의 명장 정기룡장군의 용마전설과 말먹이통 등 유명한 명승지와 유적지가 있는 곳이 바로 이 경천대다.

이러한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경천대가 몸살을 앓고 있다. 깎아지른 기암절벽, 굽이치며 유유히 흐르는 검푸른 강물, 울창한 소나무 숲 등이 어우러지고, 강 건너에는 황금빛 모래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모래밭 뒤로는 농경지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병자호란 뒤 자천대에 은거했던 우담 채득기는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간 봉림대군 등을 시봉하기 위해 1638년 겨울 심양으로 떠나면서 지은 ‘봉산곡’(일명 천대별곡)이란 가사에서 경천대의 절경을 이렇게 노래했다.

“… 고운 모래 흰 바위가 굽이굽이 절경이로다.
그중에 좋은 것이 무엇이 더 나으랴.
기암이 물을 굽이치며 천백척 솟아올라.
구름 사이로 우뚝 서서 높은 하늘 떠받치니.
귀부(鬼斧)로 베었는가 화공의 솜씨런가.
자천대란 네 이름이 과연 헛되게 얻은 게 아니로다 …”(한겨레 유레카)
0123456789

4대강살리기(?) 사업을 하는 곳이라면 어딘가 그렇지 않은 곳이 있으랴 만은 이 경천대도 예외 없이 몸살을 알고 있다. 아름다운 새소리, 누치떼를 비롯한 이름 모를 물 속 생명체들의 비명이 덤프트럭의 굉음에 묻혀 사라지고 있다. 천성산 지킴이 지율스님은 낙동강 1300여 리 물길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다워 ‘낙동강 제1경’이라고 불리는 이곳을 일컬어 “경천대는 낙동강의 푸른 눈과 같다”고 했다. 이제 경천대의 비경도 4대강공사가 끝날 때쯤이면  옛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지율스님뿐만 아니라 수많은 환경운동가와 지자체 그리고 개인 블로거까지 동참해 4대강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이명박독재는 4대강 파괴의 오직한 한 길을 거침없이 내닫고 있다. 지율스님의 표현이 아니더라도 “환경보호지역에서 포크레인 작업을 하는 가장 미개하고 후진적인 국가”가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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