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만 되면 왜 그렇게 애국자가 많을까? 촛불 근처에도 오지도 않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던 사람들이 촛불이 승리하자 너도나도 승리의 주인공 노릇 하기 바쁘다. 기회주의자들이 날뛰고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던 자들이 가장 위대한 민주주의 수호자로 분장하고 유권자들을 기만하느라 여념이 없다.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사이비 지도자들... 유권자들이 현명한 눈으로 참 일꾼을 뽑을 수 있을까?
대선을 앞두고 언론이 조사한 후보들의 지지율을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한겨레>신문에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후보는 홍준표)·유승민·심상정후보와의 ‘5자 구도’ 지지율에서 37.7%로 동률을 기록했다. 조선일보가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안철수후보가 34.4%, 문재인후보가 32.2%로 오히려 안철수 후보가 앞섰다. 안철수후보의 두드러진 약진은 사실이지만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혹 조선일보의 희망사항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대선후보들의 공약들을 보면 대한민국이 금방 민주주의국가,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에 부풀게 한다. 그런데 그런 공약이란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런 약속을 했냐는 듯 공약(空約)이 되고 만다. 공약을 믿을 수 없으니 누굴 무얼 보고 찍어야 할까? 앞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비교적 진보성향의 언론인 한겨레신문과 수구세력의 대변지 노릇하는 신문의 지지율이 다르다.
실제로 안철수 후보가 갑자가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이유는 문재인대세론에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세력들이 대타로 안철수를 선택한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차피 기득권 세력, 수구세력, 촛불을 반대하던 세력들이 홍준표나 유승민이 당선 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안철수 쪽으로 기울게 된 것이 아닐까?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은 헛소리가 아니다. 공약이 아니라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그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지, 어떤 참모들이 후보를 돕고 있는지 보면 후보의 철학이나 인품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문재인후보와 안철수후보가 살아 온 길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 솔직히 말해 촛불이 원하는 세상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 중 이재명성남시장이나 정의당의 심상정후보가 더 적격자다. 이재명시장은 참모들이 써 준 원고가 아니라 직문직설에서 그 사람의 인품이나 철학이 촛불이 원하는 세상에 근접해 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렇다고 당선 가능성이 없는 심상정 후보를 밀어 줄 수도 없으니 우선 급한게 정권부터 바꿔야 한다는 절박감에 선택한 사람이 문제인호보라는게 진보성향의 사람들의 표심이다.
안철수의 공약에는 그가 진보적인 성향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보수층 표심을 끌어 오기 위해 사드배치문제나 박정희묘 참배를 놓고 왔다 갔다 모습은 문후보나 안후보가 마찬가지지만 안철수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다르다. 자유언론실천재단 김종철 이사장은 지난 2015년 11월 <안철수는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가>라는 칼럼에서 「첫째, 세월호 참사에 대한 문제 제기와 유족들의 단식이나 농성 불참, 둘째로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벌어진 비리 의혹에 대한 비판, 셋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비판, 넷째로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책임자에 대한 비판, 다섯째, '노동 5법'에 대한 비판이 없다」는 주장처럼 안철수후보의 삶에는 철학이 없다.
<새누리당이 지지했던 안철수>
실제로 보수언론인 ‘NewDaily’지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윤창중이 쓴 칼럼에서 ‘안철수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맡게 될 정치지도자로서는 극히 함량미달’이라며 그 이유는 ‘그의 사유(思惟)체계가 ‘어린아이’ 수준‘으로 ’① 결단력 박약 ② 자기철학이 없는 포퓰리스트 ③ 기회주의 ④ 국정 무경험 ⑤ 대북관·안보관·국가관에 대한 의구심은 안철수가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논문조작 의혹에 휩싸인 결격 사유를 들어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질타했다. 오늘은 4.19혁명 57주년이다. 피흘려 쟁취한 혁명을 수구세력들에게 넘겨 주고 무능을 빌미로 정치군인 박정희가 가로채 나라를 이 지경을 만들었던 아픈 역사를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연인원 1500만이 쟁취한 승리의 결과를 수구세력의 아바타에게 안겨 줄 수는 없지 않은가?
솔직히 나도 문재인이 당선되면 노무현대통령 수준 이상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살아 온 행적이나 철학을 보면 그렇다. 그러나 바른정당이라는 뻔뻔한 박근혜공범이나 이름만 바꾼 박근혜정당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지 있겠는가? 울며 겨자 먹기로 정권은 바꿔야 하겠기에 문제인후보 손을 들어줘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러나 우리는 승리했고 다음정권에서 국민이 주인되는 세상, 정의로운 나라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정말 제대로 된 헌법을 만들어 촛불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우리는 이 길을 함께 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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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1년 8월 22일 열린 첫 공판 이래 7년째 재판을 방청, 기록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가 57명의 증언자의 증언을 중심으로 엮은 800여쪽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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