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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작은 것에 분노하는 사람들

by 참교육 2009.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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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업자득이라고 했던가? 자기수준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지난 대선에서 권영길후보의 공약 중에는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을 내 걸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서민들의 소득 중 대부분의 지출이 교육비와 의료비로 지출된다는 데 의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국가가 조세정책이나 복지정책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서민들의 삶의 수준은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교육비와 의료비 때문에 파출부가 되고 자신의 삶이 파괴되는 사람일수록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교육공약 선포식>

대통령후보로 출마한 사람이 그것도 개인이 아닌 공당의 대표가 내건 공약이 실현가능성도 없는 공약(空約)이었을까? 스웨덴의 경우를 보자. 과세 전 총소득(사회복지소득포함)으로 볼 때 가장 못사는 20%의 사람들이 전체 소득의 13.7%를 차지하고, 가장 잘사는 20%의 사람들은 27.1%를 차지하는데, 이것이 과세 후에는 각각 16.4%와 24.2%가 되어 조세정책으로 소득불평등이 줄어들도록 조정했다.

하급자본주의로 낙인찍힌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에서도 비록 소득불평등 감소효과는 스웨덴에 비하여 낮지만 조세정책을 통하여 소득불평등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가장 못사는 20%의 사람들이 과세 전 총소득으로 전체소득의 7.5%를 차지하는데, 과세 후에는 9%로 늘고, 가장 잘사는 20%의 사람들은 35.9%에서 32%로 줄어들고 있다.

소득세 하나만으로도 빈부간의 소득격차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예를 들면, 1981년 스웨덴의 경우 총 정부지출이 GDP의 64.2%인데, 사회복지지출은 33.3%이고, 독일의 경우 총정부지출은 47.8%, 사회복지지출은 31.5%, 복지 후진국으로 알려진 미국도 총정부지출이 35.7%, 사회복지지출이 20.7%로 半이상을 차지하고 있다(OECD, 1985). 우리나라 정부 전체 예산 145조8천억원(일반회계) 중 사회복지 부문(특별회계 포함) 예산 신청 규모는 16조3870억원으로 올해 예산(10조8963억원)보다 50.4%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의 사회복지지출은 국내총생산의 5.94%(98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 소속 국가 중에서 최하위를 차지한다.

올해 말로 우리나라 국가 채무가 사상 최초로 20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200조원이면 국민 1인당 국가 채무 부담액이 421만원에 달하는 돈이다" 부채가 200조가 넘는 나라에서 국방비 예산이 세계 10위로 지난 해 16조 3640억원이었고 올해는 그보다 6.5%(1조624억원) 증가한 17조 4264 억원이나 된다.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해 전 세계 국방비는 약 7840억(약862조 4천억원, 미국국방예산3357억 달러) 달러에 비해 미국-일본-영국 등에 이어 10위다.(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 발표기준)

지난 5월 파병한 서희·제마부대의 경우 어느 정도의 비용을 들이고 있을까? 국방부에 따르면 올 12월까지 약 377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서희·제마부대(총 670여명)의 경우 올 연말까지 각각 325억여원과 46억여원의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제마부대는 1인당 월 575만여원이, 서희부대는 1인당 월 491만여원이 쓰이는 셈이다. 그런데 이는 약 8개월간 소요비용이므로 연간으로 따지면 564억원이 든다고 볼 수 있다.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한다면, 비전투병에 쏟아 부은 돈(564억원)까지 합해 우리나라는 연간 최대 약 3조9500억원(최대)을 전장에 뿌리는 셈이다.

옛날에는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고 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도 했다. 물론 게으름을 부리거나 방탕스런 생활을 하면서 국가가 개인의 빈곤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오늘날의 빈부격차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요, 정책차원에서 해결해야한다. 국가가 예산을 편성할 때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임하느냐" 에 따라 국민들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2004년 1월에 썼던 글인데 아직도 달라진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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