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된 책을 구하려고 인터넷을 검색하다 만난 헌책방.... 80년대 민주화의 봄을 살았던 사람들은 남다른 추억이 있습니다.
헌책방의 추억, 사회과학 도서의 독서열풍은 민주화의 바람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대학 앞에는 사회과학서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시내에도 사회과학서점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한겨레신문이 탄생하고 리영희선생님의 우상과 이성이며 조정래선생님의 태백산맥 그리고 중국의 붉은별이며 심지어 북한의 민중의 바다(피바다)까지... 서점은 온통사회과학서점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등장한 게 헌책방입니다.
멀쩡한 책이 헌책방에 나와 2~3천원에 샀을 때의 기분은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마음 맞는 친구와 아예 원정 구매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당시 마산에 살던 나는 부산이며 진주까지도 헌책방을 뒤지기도 했으니까요. 이런 아련한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심에서 사라진 헌 책방을 만난다는 것은 예사 행운이 아닙니다. 대전시 중앙로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이 바로 그 책방입니다.
지하에 위치해 있는 이 서점은 서점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90년대만 해도 도심에 헌책방을 가끔 볼 수 있었지만 외환위기와 함께 찾아 온 신자유주의 바람은 헌책방은 물론 사회과학 서점까지 찬바람이 불었습니다. 아니 헌책방을 찾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여기 이런 어마어마한 장서가 구비된 헌책방이 있다니.... 사회과학서적은 말할것도 없고 고전이며 육아 건강관련 서적 등 없는 게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아 온 엄마들이며 대학생이나 머리가 허연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책을 고르거나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헌책방의 추억은 8~9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남다른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 노동자의 성서로 불릴 만큼 많이 읽힌 책으로는 ‘민중의 함성.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 못다 가르친 역사, 스스로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 등이었습니다. 거꾸로 읽는 우리역사를 비롯해 세계사편력, 세계철학사, 한국전쟁의 기원, 강좌척학, 세계철학사, 노동자의 철학... 등은 집에 두고도 헌책방에서 만나면 또 사곤 했습니다. 이런 책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와 읽히고 또 읽혔습니다. 당시 노동자 교육은 주로 역사, 철학, 정치경제, 경제사, 노동법과 그리고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와 같은 소설도 많이 읽혔습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당시 즐겨 읽었던 책은 제 서재에 소중하게 꽂혀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 역설의 변증, 친일문학작품선집, 남부군, 노동자의 철학, 세계철학사, 그리고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비롯해 신성가족까지 손에 잡히면 하루 300쪽 정도는 다 읽어야 잠을 잘 정도로 독서광이 되어 갔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교과서에서 배운 친일파들의 작품을 읽으며 감춰진 역사에 또 그들의 반민족행위와 매국적인 친일 행위에 치를 떨었습니다. 광주항쟁을 기록한 '죽음을 너머 시대의 어둠을 너머'나 미제 침략사, 그리고 박세길의 '다시읽는 한국현대사'는 분하며 읽었던 책입니다.
이런 분위기에 시도 한몫을 했습니다. 이해인수녀님의 결고운 시를 비롯해,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문익환목사님의 잠꼬대 아닌 잠꼬대, 꿈을 비는 마음, 김용택의 섬진강...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여기에 불을 붙인 또 하나의 감동... 민중신학이며 해방신학은 기독교인이었던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서남동의 '민중신학의 탐구'며 해방신학관련 책들은 신학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천국을 선물받은 감사에 십일조를 꼬박꼬박 내던 젊은 나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면 인생이 바뀝니다. 좋은 책이나 좋은 선생님도 마찬가집니다. 당시 학교에서 수업을 하러 들어가면 제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교과서를 펼치도록 놓아두지 않습니다. 당시 수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 문익환목사님이나 섬진강 김용택시인의 시를 비롯한 시 한 두편을 읽어주며 시작한 수업은 급기야 여성해방이며 민중의 함성, 스스로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와 같은 이야기로 이어지고 학생들은 숨소리조차 죽이며 제 얘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오장 마쓰이를 위한 사모곡을 쓴 서정주를 비롯한 이광수, 최남선, 정비석, 모윤숙, 주요한, 유치진, 김동인, 노천명, 이인직, 유진오... 행적을 보며 분노하고 가쓰라·테프트밀약에서 미국의 음모가 시작되고 미국의 의지에 의해 38선이 그어지고 군정과정에서 미국의 의지에 따라 신탁통치반대와 분단이 영구화되는 과정을 들려주면서 학생들은 민족의 소중함과 나라사랑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몇년간 읽었던 책은 40평생을 읽은 모든 책보다 더 많았으니 민주화의 봄은 이렇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 교사에게도 새로운 세상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독서주간을 정하고 독서감상문을 쓰게 하고..그래서 책을 읽게 하는 교육주간이 아니라 헌책방을 찾아 다니며 만난 책을 학생들에게 선물하고 학생들과 분노하며 읽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헌책방이란 내게 잊혀진 고향의 추억같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교무실로 가는 나를 따라와 책을 빌려 달라는 학생, 읽은 책에 대한 질문.... 제 주변에는 학생들이 떠날 날이 없었습니다. 야외 쉼터에 앉아 있으면 순식간에 10여명의 생들에게 들려쌓여 토론장이 되곤 했던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저희들이 스스로 독서모임을 만들고 읽은 책들을 돌려가며 보는 토론 문화를 만들어 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달라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 교장선생님과 보수적인 선생님은 이러한 학생들의 모습과 학교 분위기에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이런 추억이 있는 저같은 사람에게 헌책방에서 옛날 감동받았던 책을 만난다는 것은 오래 사귄 친구를 만난것 같은 즐거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새책이나 다름 없는 책을 몇천원에 사는 기분이란 헌책방이 아니고서는 만날 수 없답니다.
추억이 담긴 이런 책들을 대전 시내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제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 기분이 어떨지를.... 저는 당시 눈물을 흘리면 분노하며 읽었던 그 수많은 책을 여기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만났을 때 오랜 지기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뻤습니다. 과거 헌책방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향수를 이 책방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찾고 싶은 책이 있으면 검색대가 있어 쉽게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 해 놓았습니다. 연일 35~6도를 오르내리는 막바지 목염에 가족과 한께 고서점에서 원하는 책을 읽고 구하는 것도 피서의 한 방법이 아런지요?
자상하게도 품절된 책 코너도 있더군요.
아이들이 좋아 하는 만나화책 코너에 자녀들을 데리고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에 빠져 읽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엄마가 선택해주 시면 더 좋지요.
저는 책을 선택할 때 누가 쓴 책인가(저자), 어떤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인가? 어떤 분야의 책인가....등등을 고려해서 책을 구한답니다. 책을 많이 읽엇던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저자들이 쓴 책을 찾기 마련이지요. 그리고 좋은 출판사는 아무 책이나 출판하지 않더군요.
1만 몇천원으로 구입한 책입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더 많은 책을 사고 싶었지만 짐이 부담스러워 이날은 손자들에게 줄 만화로 된 그리스 로마신화와 논어 등 몇권과 추억이 깃든 책 몇 권만 사서 돌아왔습니다. 다음 마음 먹고 가서 다시 추억을 만나고 좋은 책도 사야겠습니다.
영업시간 : 09:30~22:00 (설날(음력), 추석 당일 휴무)
매장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60, 밀라노21 지하 1층 (은행동)
이용 문의 : 1544-2514 (평일 9-18시,근무시간 외 ARS안내 이용가능)
* 주차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대전 알라딘 중고서점 찾아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하차 1번 출구통해 나와서 밀라노 21 지하 1층 (약 50m)
버스
[간선] 511, 201, 603, 701, 511, 514, 103, 612, 107, 311
[급행] 2, 1
[외곽] 31, 30, 52, 62, 33, 60,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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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참사가 일어난 지 1년 하고도 4개월이 가까워 온다. 아이들은 아직도 9명이나 바다속에 잠겨 있는데 정부가, 우리가, 내가 한 일이 없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진상규명....!
정부는 진상규명을 할 의지가 있는가? 마지 못해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그 시행령에는 가해자가 진상조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만들어 놓았다. 유가족들은 삭발로 울분을 토하고 가슴을 치지만 대통령은 마이동풍이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살리겠다는 경제, 그 경제는 누가 죽인 것인가? 재벌경제를 살리면 민초들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되는가?
세월호 참사...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합니다. 그것이 억울하게 숨져간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길이요, 제 2, 제 3의의 세월호참사를 막는 길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마세요.
예스24
http://www.yes24.com/24/Goods/9265789?Acode=101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8994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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