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6. 3
안녕하십니까? 김용택입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한해는 참으로 힘겨운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외화 부족으로 인한 국가부도의 위기를 넘기느라고 온 국민이 긴장했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제 15대 김대중 대통령-재임기간 1998~2003년- 연합뉴스>
착하기만 한 우리 한민족이 반쪽은 동포의 20%가 아사(餓死)의 지경에 있고 남쪽은 실업과 물가고에 꽁꽁 얼어 붙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개혁도 4년째를 맞으면서도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원과외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경기 후퇴로 인한 기업의 부도사태는 학원가에도 예외는 아닌것 같습니다. "애 아빠 직장이 보장될지 걱정인데 아이 학원을 못 보내겠어요" 온 나라가 꽁꽁 얼어 붙고 있는 느낌입니다.
생각하면 정말 분통이 터지는 일입니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피땀이 정치 지도자의 무능과 재벌의 전근대적인 경영이 우리 경제를 하루 아침에 수렁으로 몰아 넣은 것입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따로 있는데 위기가 닥치면 입버릇 처럼 "이제는 국민이 나설때입니다" 라고 하면서 성실하게 살아 온 사람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일간지에는 생활비 절약을 위해 자녀들의 학원을 보낼수 없다는 기사를 가끔 봅니다. 이러한 상황이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정말 학원을 경쟁적으로 다니지 않는다고 자녀들이 잘못되는 것일까?
한줄로 세우는 교육, 경쟁 교육이 국어 영어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이익을 보는 풍토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학에 진학하기까지 미술학원, 피아노 학원, 태권도 학원 등 적게는 1∼2개, 많게는 3∼4개의 학원을 다니는 것이 일반적인 풍속도였습니다. 자녀들의 과외비를 벌기 위하여 파출부로 백화점 사원으로 뛰어야 하던 학부모들의 푸념도 IMF시대를 맞으면서 오히려 사치스럽게 들립니다.
국가위기라는 극단적인 위기는 넘겼지만 금년부터 산업현장에 불어닥칠 실업의 회오리 바람은 실업자가 100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리를 움추려 들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간 사람들은 따로 있지만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서민들일 수 밖에 없다는 현실 앞에 우리는 다시 한 번 허리띠를 졸라 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김대중 당선자는 취임후 첫 기자회견에서 "학력중심의 사회에서 능력중심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원칙을 발표한바 있습니다.
실업의 위기로 인한 과외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과외가 줄어드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우리사회의 병폐인 사교육비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이 바뀐 새정부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겠지만 사교육비 문제를 비롯한 교육 분야의 문제점을 우선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는 김대중 당선자의 교육 공약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당선자는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학생 선발권을 대학의 자율에 맞겨 대학 지원자에게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합니다. 또한 교사, 교육 전문가, 교육 행정가, 학부모, 시민사회단체 관련자 등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교육개혁 추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상설화하여 상향식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기획, 수립,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김영삼 정권때의 자기수준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비판을 막고 하향식 개혁에 기만 당했던 일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새 대통령 당선자의 교육 철학이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는 상향식 개혁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기대를 해 봅니다.
따지고 보면 교육현안이란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올바른 관점에서 근본적인 모순을 풀어나간다면 그렇게 어려울 것도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의 학원과외문제는 초등학교에서의 예체능전담교사제를 효율적으로 실시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만능인이 아닙니다. 영어 수학에 체육, 음악, 미술까지 완벽하게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예체능 분야에는 전담교사가 가르치는 예체능전담교사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학원을 보내지 않고도 학생들의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학교의 교사가 학원의 강사 수준을 능가하지 못한다면 학원과외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컴퓨터를 비롯한 미술이나 영어 과외 교습도 그렇습니다.
만에 하나 학교의 여건상 정상수업이나 특별활동 시간을 통한 지도가 불가능할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유상프로그램을 채택할 수도 있습니다. 운영의 묘를 기하여 방과 후 활동으로 얼마든지 배울 수 있도록 학교운영위원회를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학부모들의 지나친 과외 맹신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세계화에 대비하여 영어를 초등학교에서 부터 과외를 받아야 하고 해외 현지연수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사교육비 부담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또는 정보 산업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영어나 수학이 필수적이라는데 의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습니다. 현지연수는 하는 것이 하지 않은 것보다 도움이 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인성교육을 외면하고 가슴은 없는 기능인을 키워 놓기만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고 행복을 누리고 살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가치관 교육이나 인성 교육을 외면하고 기능인을 키우는 교육은 삶의 질은 높이는 교육이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태권도 학원을 다녀야 하고 웅변학원이나 영어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사람 노릇을 못할 것 같은 위기 의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사교육비 문제는 영원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되고 말 것입니다.
이제 학교에서 인성교육 인간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지식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도구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깨달을 때 우리 교육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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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아이들은 아직도 9명이나 차디찬 바다속에 잠겨 있는데 정부가, 우리가, 내가 한 일이 없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진상규명....!
정부는 진상규명을 할 의지가 있는가? 마지 못해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그 시행령에는 조사대상자가 참여하게 만들어 놓았다. 유가족들은 삭발로 울분을 토하고 부모된 사람들은 가슴을 치지만 대통령은 마이동풍이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두고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남미로 떠났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살리겠다는 경제' 그 경제로 누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세월호 참사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그것이 억울하게 숨져간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길이요 제 2, 제 3의의 세월호참사를 막을 수 있는 길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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